Chapter 1
Letters from Sussex
w. sussexbound (SamanthaLenore)
* 원문 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4147626/chapters/9356727
(아마도) 시즌 4 이후 모리아티/메리 일이 완결된 뒤 일찍 은퇴한 셜록과 존 사이에 주고 받은 서간문 형식의 픽입니다.
각 챕터는 편지, 이메일, 문자 형식로 이루어져 있고 문자 파트의 그래픽은 나래님께서 전폭적으로 도와주시기로 했습니다. :) (나래님 알라뷰 /ㅅ/
요즘 미드를 몰아 보는 중이라 이번주까지는 좀 놀도록 하겠습니다 (데헷
Chapter 1
20/06/15
존,
이 편지의 내용이 자네를 놀라게 하겠지. 만약 달갑지 않다면 용서해주기를, 그냥 이걸 자네와 나 사이에서 내가 저질러온 아주 많은 실수에 이은 또 다른 실책으로 여겨주기를 바래.
만약 지난 여섯 달 동안 내가 이 말들을 쓰기 위해 얼마나 여러 차례 자리에 앉았는지, 얼마나 많은 초안이 있었고, 얼마나 많은 워드 문서들이 삭제되었는지, 자네에게 이 편지를 쓰기까지 얼마나 많은 종이를 구기고 불태워 버렸는지 자네가 안다면, 내가 뭐라 횡설수설해도 자네는 용서해줄 거라 생각해. 자네도 알겠지만, 난 이런 일에는 정말 가망 없거든. 글쎄—지금쯤은 자네도 충분히 실감하겠지. 그렇지만, 자네 입으로 말했다시피, 난 자네의 최고의 친구이고 자네는 내 최고의 친구야, 그리고 만약 이 모든 게 잘못 된다면, 그게 우리를 끝까지 헤쳐나가게 해주기를 바랄 뿐이야.
그러니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겠어.
자네가 집으로 돌아왔으면 해. 그리고 집이란 건, 내 말은 자네가 여기, 프리스톤에, 나와 함께 있기를 원한다는 뜻이야.
우리가 좋게 헤어지지 않았다는 건 알아. 자네는 메리에게, 그리고 모리아티와 형에게 일어났던 그 모든 일 때문에 내게 화났어. 또다시 내가 자네에게 숨겼던 일로, 인정컨대 자네를 안전하게 지키겠다는 분별없는 시도로 저질렀던 일들로 자네는 화났어. 그리고 자네가 옳아. 내가 틀렸어. 거짓말해서는 안 되는 거였고, 비밀을 숨겨서는 안 되는 거였어. 영웅놀음을 해서는 안 되는 거였어.
내가 자네를 위해 그 모든 일을 했다고 주장하는 게 부질없다는 걸 알아. 그건 거짓말이 될 거야. 난 그러지 않았어, 존. 난 자네를 위해 그 모든 일을 했던 게 아니었어. 대부분은 내 자신을 위해 했었지, 왜냐하면 자네를 잃는다는 생각만으로도 견딜 수 없었어. 그리고 삶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교훈을 너무 늦게 익혔고, 모든 일이 끝난 뒤 어쨌든 난 자네를 잃었어.
자네가 런던을 몹시 사랑한다는 걸 알아. 우리가 사건 때문에 작은 마을로 멀리 가있을 때면 자네가 안달 내곤 했던 걸 봤어. 자네는 혼잡스러움을 사랑해. 대도시가 제공하는 에너지를 양분으로 삼아. 나도 알아 자네는 직업이 있고, 액턴에 플랫이 있다는 걸 말이야. 거기에 자네의 삶이 있어. 그렇지만 미안하지만, 존, 그건 아주 외로운 삶처럼 보여.
난 단 한번도 자네를 혼자서 사는 걸 만끽하는 부류라고 생각해본 적 없어. 지난 몇 달 동안 밤이면 누워서 텅 빈 소리만 울리는 플랫에 혼자 있는 자네를 생각했어. 자네는 그저 유령과 살고 있어, 그것도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쪽으로.
그렉은 자네와의 금요일에 술 한잔 하려고 만나는 일은 이제 없다고 알려줬어. 몰리는 내가 여기로 이사온 뒤 자네에게서 문자 하나도 받지 못했다고 했어. 자네의 누이는 이제 내게 소식을 알려달라며 문자해. 난 그녀에게 말해줄 게 없어. 그들은 당연히 염려하고 있어. 그들은 자네가 예전에도 이랬다고 했어—내가 죽었을 때 말이야.
정직하게 말하자면, 나도 이곳에서는 상당히 외로워. 그래, 돌봐야 할 벌집과 (재닌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지만, 그래서 끔찍한 상태야) 길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하는 정원이 있지만, 아무래도 난 원예에는 재능이 없나 봐(어쩌면 자네가 더 잘할지 궁금해). 마찬가지로 예상치 못하게도, 사건이 있어—소소하고, 지루한 가정사지만 필요는 분명히 있어. 새 현장에서의 괜찮은 첫인상을 주는 게 최고야, 그렇지? 나이 든 Trawlaney 자매가 수상 경력이 있는 암탉을 훔쳐간 청년을 추적하는 것을 도왔고, 시장의 부인은 3주째 매주 시청 문을 그래피티로 장식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낸 내 공헌에 몹시 고마워했어.
사건은 간단했지만, 기분전환하기에는 충분했어. 그렇지만 마찬가지로 나와 동행하며 의뢰인에 대해 농담을 나눌 자네가 없어서 몹시 지루했어. (때때로 사건을 맡는 동안 자네가 끼니를 거르도록 했던 걸 인정해, 왜냐하면 자네는 그럴 때면 훨씬 더 까칠해졌고, 난 자네가 화낼 때가 좋았거든.)
자네가 그리워. 사건 때문에 문 밖을 나서지만 자네가 내 옆에 없을 때마다, 꿀벌의 군생이 약간씩 늘어나지만 그걸 말할 사람이 없을 때마다, 셰퍼드 파이에 양고기를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잊어버릴 때마다. 늘 자네가 그리워. 자네도 내가 그립나?
그리고 이건 이 편지를 쓰는 다른 이유를 떠올리게 해. 또는, 주요 이유라고 해야겠지 (그래, 난 겁쟁이였고, 가장 쉬운 부분부터 썼어). 난 자네가 그리워 왜냐하면 내 삶은 자네 없이는 공허하기 때문이야, 존. 자네가 그걸 알고 있다고 생각했어. 아마도 자네는 알겠지, 그렇지만 자네 스스로 그곳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삶을 남겨두고 올 동기가 되기에는 충분치 않은 거겠지. 만약 그런 거라면, 난 자네의 선택을 받아들이겠어.
우리가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난 자네를 오직 불행에서 불행으로 이끌고만 있는 것 같아. 그건 내가 의도했던 것과는 정반대라는 것을 믿어줘. 그렇지만 난 우리가 처음 만난 바로 그 때부터 자네에게 완전히 넘어갔고, 너무 압도당했고, 너무 도취되어서 완전히 위태로울 지경이었어. 난 자네를 가진다는 것 말고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어. 그저 내 곁에 두는 것 말이야 존. 이해하겠어? 난 그것 말고는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아. 그냥 자네가—여기—나와 함께 있는 것. 자네 없이 난 어두울 뿐이야. 생각할 수도, 집중할 수도 없어.
해마다 이 시기에 이곳은 온통 햇빛으로 가득해. 새가 노래하는 소리에 깨고, 멀리서는 파도가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 그리고 이층 내가 쓰고 있는 작은 침실을 둘러보면,모든 것은 아침 햇살의 황금빛으로 가득해 (동향이야 – 가장 비실용적이지), 그리고 난 런던에 있는 자네를 생각해. 그리고 그곳에 있는 자네를 생각할 때마다 모든 게 회색으로 보여.
자네 거기에서 행복해? 진심으로? 그럴 거라 상상할 수 없어.
내가 있는 집으로 돌아온다면 다음 것들을 자네에게 약속해줄 수 있어:
1. 사건들.
2. 좋은 날씨, 최소한 여름과 초가을에는.
3. 정원은 자네의 관심이 몹시 필요해.
4. 냉장고 안에 시신을 넣지 않을게. 전기가 들어오는 별채가 있어서, 거기에 그런 용도로 냉장고와 냉동고를 넣어두었어.
5. 개. 자네 개 좋아하나? 난 여기 온 뒤로 사랑스러운 셰터/래브라도 잡종을 키우고 있어. 이름은 글래드스톤이야.
6. 만약 진료소에서의 일을 원한다면, 여기에서도 할 수 있어. 마을 진료소에서 보조 지역보건의를 구하는 중이거든.
7. 그리고 마지막으로 내 자신이야. 자네는 날 가질 수도 있어, 존.
자네는 날 가졌어. 언제나 그래왔어—몸과 영혼을.
자네의
셜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