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셜]Chapter 12: Convenient
- 완결/theChemistry
- 2014. 12. 17. 05:58
- Posted by SHJW비인
“이야기할 게 뭐 있지?” 셜록은 침대에서 손을 홱 떼어내며 물었고, 목소리는 지루함을 가장할 참이었지만 감정의 여파를 떨쳐내지 못하는 바람에 제대로 달성되지는 못했다.그는 좌절감에 이를 드러내고는 거의 으르렁거릴 뻔했다.
존은 눈을 가늘게 뜨고는 그의 뻣뻣한 등을 바라보았고, 셜록의 떨리는 손을 알아차렸다. “무슨 일인데?”
“아무 일도 없어.” 셜록은 빠르게 말하고는 몸을 돌려 존을 지나쳤고, 눈을 마주치지 않은 채 탈출을 시도했다. 그는 존에게서 떨어져 있을 시간이 필요했고, 모든 사람에게서 떨어져 있는 채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존의 손이 쏘아지듯 뻗어지며 셜록을 붙들었고, 그 손아귀는 단단하고 단호했다.
“무슨 일이야.” 존의 시선이 셜록의 땀 흘리는 창백한 얼굴 위를 훑었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그게 뭔지 알아낼 수는 없었다. 그는 셜록이 손가락을 허벅지에 두드리고, 너무 크게 떠서 흰자위가 가득 보이는 눈으로 플랫을 이리저리 살펴보지만 존을 보지 않으며 뒤척거리는 것을 지켜보았고, 그의 기억 속에서 뭔가 그를 흔들었는데, 셜록은 그 때도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듯 보였다. “셜록? 뭘… 두려워하는 거야?”
셜록은 숨 막히는 웃음 소리를 뱉으며 끔찍하게 얼굴을 찡그리고는,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존의 손을 떼어냈다. “난 두려워하는 게 아니야.”
“그럼 뭔데?”
셜록은 존의 발소리가 천천히 뒤따라오는 것을 들으며 성큼성큼 걸었고, 버려두었던 실험을 본래대로 세팅하기 시작하며 주방에 틀어박혔다. 그는 쓰레기통에 간을 버렸고, 문간에서 존이 멈춰 서서 투덜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존은 쓰레기통에 시신을 버리는 것을 싫어했지만- 종종 위생국 직원에게서 항의 전화를 야기했다-, 셜록은 그 순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존이 한숨 쉬는 소리를 들었다.
“내가 이걸 더 이상 할 수 있을 거 같지 않아.” 존의 목소리는 묵직하고 슬프게 들렸지만 셜록은 정신이 전속력으로 움직이며, 어떤 행동을 취하는 게 최선일지 결정하느라 반쯤 흘려 들을 뿐이었다.
“흠? 뭘 해?”
“이거, 셜록. 너랑 섹스하는 거. 더 이상 할 수 없어.”
셜록은 얼어붙었고, 이미 너덜너덜해진 신경에 순수한 고통이 긁어 내리며 명치에 끔찍하고 차가운 것이 들어차는 것을 느꼈다. 갑자기 숨쉬기 힘들어졌고, 심장이 뛸 때마다 고통스러웠고, 그의 등 뒤에서 존은 다시 한숨을 쉬며 한 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쓸었다.
“우리가 더 이상 친구가 아니라고 말하는 게 아니야. 난 정말 여전히 네 친구이고 싶어, 그냥… 서로 섹스하는 친구는 말고. 너무 힘들어-“
“그게 자네가 원하는 거라면, 존.” 셜록은 따분한 듯 말했고, 마치 이 문제의 답이 찬장 위, 벽 위에 쓰여있기라도 한 듯 그의 시선이 주방을 이리저리 헤맸다. 무릎이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존이 그를 거절하고 있었다. 한 번 더, 그렇지만 이번은 가장 최악인 방식처럼 느껴졌다. 이건 예전에 셜록이 경험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종류의 통증이었다. 그는 이걸 1에서 10까지 매길 수 있다면 몇이나 될지 궁리했지만, 그 생각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무시했다.
“내가 말을 마저 끝내게-“
“우리의 협력을 끝냄으로써 우리의 우정이 망가질 거라고 걱정하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야. 우린 둘 다 상황을 제대로 보고서 동의할 능력이 있는 성인으로서 그 상황에 들어갔어. 자네에게 그건 상호 호혜적인 협약이라고 고지했고, 자네는 내 몸을 즐겼고, 자네와 섹스하는 건 내게 몹시 편리했지만, 물론 그건 끝나게 되어 있어. 그걸 끝내는 것에는 어떠한 잘못도 없고, 자네가 말하고 싶어할 거라 단언할 수 있는 과하게 감상적인 문구를 사용할 이유도 없어. 우린 아무런 문제 없이 우정을 유지할 거야.” 셜록은 차분하고 무감각한 목소리로 말했고, 속에서 그는 무너지고, 상처받고, 어쩌면 이것만으로도 죽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정도로 너무도 깊이 고통스러웠지만, 용케 자신을 추슬렀다고 자찬했다.
“맞아.” 존은 굳은 목소리로 대답했고, 셜록은 얼굴을 찌푸린 채 떨리는 손으로 유리로 된 도구들을 다시 테이블 위 제자리로 옮겼다.
“뭐가 잘못됐어?
“난 그냥… 모르겠어. 내가… 내가 그저 편리했어?”
셜록은 고개를 돌려 존을 보았고, 즉시 자신이 좋지 않은 무언가를 말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존은 그대로 서서 약간 속이 메스껍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마치 셜록이 그를 치기라도 한 듯 망연자실하게 보였고, 그들은 오랫동안 완벽한 침묵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았고, 셜록은 다시 하던 일로 돌아가며 자신이 무슨 말을 잘못한 것인지 알아내려고 애썼다. 그는 존에게 처음부터 이건 상호 호혜적인 협약이라고 말했고, 존은 동의했다. 그렇지만 그는 존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셜록이 본 것 중 가장 명백한 것이었고, 그는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난 자네에게 이걸 시작할 때부터 고지했어-“
“그래, 전부 알아, 그렇지만 방금 네가 발한 방식은… 그건 마치 네가…” 존은 이맛살을 찌푸리고서 공허하고 혼란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넌 마치 네가 정말… 정말 날 원한 게 아니었다는 듯 말했어. 넌 그냥 날 이용하고 싶은 거였어.”
셜록은 숨을 깊이 들이켰다. 아, 그럼 그게 존이 말하려고 하던 거였군. 그래, 그는 원래 그에게 거짓말 했고, 그를 원한다고 고백함으로써 동의하도록 조장했지만… 그건 바뀌었다. 그는 존에게 끌렸다. 그는 존을… 존을 알게 된 게 행운이라고 여길 정도로 가장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에 대한 모든 것이 셜록을 흥분시켰다- 그의 목소리,그의 몸, 그 자신의 맛- 그 기억만으로도 셜록의 사타구니로 혈액이 고이게 만들었다.
“내가 틀렸어? 넌… 넌 날 원하기는 했어, 아니면 그냥 편리했던 것뿐이야?” 존은 분노가 점차 치밀어 오르자 떨려오는 목소리로 물었다. 입을 굳게 다물고 주먹을 양 옆으로 꼭 쥐었다. “내게 끌린다는 건 거짓말이었어?”
공간에 침묵이 울려 퍼졌고, 셜록은 피부 바깥쪽이 진동할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지금 당장 이 대화를 할 수 없었다. 그는 이미 존이 무엇을 묻는지 알았고, 사실 자신이 끌린다는 것에 대해 거짓말했다는 것을 말하는 게 좋지 않을 거라 생각하기 시작했다. 만약 그가 어느 정도 제정신이었다면- 그토록 산만하지 않았다면- 그는 존에게 거짓말하지 않았음을 확신시킬 수 있었을 테고, 존의 얼굴에서 상처받고 분노한 표정을 지워낼 세련된 답을 이끌어낼 수 있었겠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셜록은 대답할 방도를 떠올릴 수 없었다. 그는 제대로 생각을 이어갈 수조차 없었다. 그가 뭐라고 말해야 하는가?
“셜록?”
그래, 그래 그는 존이 말하는 것을 들었지만, 어떻게 그가 느껴온 것이 변해왔는지 말할 수 있지? 존이 그들의 협약을 끝낸 직후에 어떻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지? 뭐라고 말해야 하지? 어떻게 이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지? 호전시키려 노력하는 게 중요하긴 한가?
“셜록. 말해줘.”
셜록의 안에서 뭔가 홱 돌았고, 그는 초조한 몸짓을 하며 엄격한 표정으로 마주보고 있는 존을 노려보았다. “자네가 처음 질문했을 때 들었어, 존! 내가 무슨 말을 하기를 원하는 건가? 성적 해소를 위해 더 이상 나가서 낯선 사람을 찾기 위해 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고? 난 그게 상호 호혜적인 협약이 될 것을 알고 있었어, 왜냐하면 자네가 날 원한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게 자네가 듣고 싶은 건가?” 셜록은 존의 눈이 커지는 것을 지켜보았고, 그의 머리 속에서 작은 목소리라 그에게 닥치라고, 그만 말하라고 애원하는 게 들렸지만, 초조한 기운에 그럴 수 없었다. “내가 열망을 꾸며내어 자네로 하여금 내가 요청한 것에 동의하게 만들었다는 걸 듣고 싶은 건가? 자네가 날 원하는 건 알고 있었고, 자넨 명백하게 내게 끌리고 있었어, 그래서 자네에게 승낙을 끌어내기 훨씬 수월하게 만들었다고 말이야?”
“그래서… 넌-“
“그래, 거짓말했다고, 존! 그게 자네가 듣고 싶은 말인가? 이제 제발 내가 생각할 수 있게 날 좀 내버려 둘 수 있겠나?”
존은 몸을 휙 돌려 빠르게 걸어서 문 근처 옷걸이에 걸린 코트를 쥐었다. 셜록은 패닉이 치밀었다- 존이 어디 가려는 거지? 그는 손을 뻗었지만 존은 이를 악문 채 재빠르게 피했다.
“빌어먹을 날 내버려둬, 셜록.”
“존, 제발, 미안하지만 내가 설명할 수 있게-“
“아니.” 존은 빠르게 자켓을 걸치고는 계단을 터덜터덜 내려갔다.
셜록은 굳은 채 주방 한가운데 서서, 절박하게 방금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그가 존에게 뭐라고 소리지른 건지 이해해보려고 애썼다. 오, 맙소사.
그는 느리게, 거의 기계적으로 거실로 걸어 들어왔고, 망연자실하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모든 것은 똑같았지만 셜록은 마치 그의 온 세계가 기울어져서 더 이상 어떤 것도 올바르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소파에 풀썩 주저 앉고는 얼굴을 양손에 묻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그와 존은 한 시간 전만 해도 웃고 행복했는데 그게 진짜였을까?
“그를 따라가렴.”
셜록은 고개를 홱 들었고, 허드슨 부인이 팔짱을 낀 채 문간에 서 있었고, 옷이 약간 구겨져 있었다- 명백히 계단에서 화난 존과 부딪힌 것이었다. 그녀는 엄한 표정으로 그를 보고 있었고, 명백히 못마땅한 표정이었지만, 셜록의 크게 뜬 눈과 창백한 안색을 보자 그녀의 엄격한 자세는 다소 누그러졌다.
“오, 셜록.” 그녀는 중얼거리며 거실을 가로 질러 그의 옆에 앉고서는 그를 끌어 안았다. 그러는 동안 셜록은 저항했지만, 일단 허드슨 부인이 그의 머리를 어깨에 기대게 하고 등을 쓰다듬자, 그는 그녀의 손길에 몸을 맡겼고, 만약 그녀가 허락하지 않는다면 어디에도 갈 수 없을 것을 알았다.
“무슨 일이니? 소리 지르는 걸 들어서 너희 둘이 다툰 건 알고 있다만은.”
“부인이 들은 게 대부분일 겁니다.” 그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에 대처할 목소리에 충분한 악의를 담을 수 없었다. 그는 그저 피곤하고 지루한 것처럼 들렸다.
“그래, 그랬지. 조금. 나머지를 말해주렴.” 허드슨 부인의 손이 그의 등 위에서 멈췄다.
“존은… 전… 전 존에게 거짓말을 했고, 그에게 소리쳤고, 그가 떠났어요.”
허드슨 부인은 우아하게 코웃음을 쳤다. “전체 이야기를 말해야지, 셜록.”
그리고 셜록은 그렇게 했다. 그는 허드슨 부인에게 모든 것을, 그가 계획을 떠올렸던 그 첫날 밤부터 –그는 그 이야기의 외설적인 부분은 얼버무렸다- 오늘 밤까지 아무 것도 숨김 없이 이야기했다. 그는 그녀에게 존을 사랑하고 있고, 그가 어떻게 그런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지, 그가 얼마나 두려워하고 있는지, 존이 협약을 끝내자는 제안을 했다는 것과 방금 그가 존에게 누설한 것도- 허드슨 부인은 그건 소리지른 거라고 상기시켰다- 말했다.
그는 말하면서, 이건 마치 어린 아이들이 엄마에게 나쁜 짓을 고백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고, 그가 마땅히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정말이지, 그는 삼십 대였다- 허드슨 부인은 명백하게 그가 말해야만 하는 것을 듣고 싶어했다. 그가 말하는 동안 그녀의 손은 그를 진정시키듯 계속 등을 쓰다듬었고, 그가 몇몇 일들을- 그가 존에게 거짓말 한 것 같은- 인정했을 때, 그녀는 한숨을 쉬며 손을 멈췄고, 셜록은 자신이 얼마나 나쁜 일을 했는지 깨닫자 뱃속이 뒤틀렸다. 심지어 그가 어떤 나쁜 짓을 했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다 해도, 허드슨 부인은 그가 그랬다는 것을 알게 했다. 그녀는 이런 면에서 존과 닮았다.
마침내 그가 말을 멈추자 허드슨 부인은 마지막으로 그를 꽉 끌어 안았고, 그는 탈진한 듯 몸을 떼어내고는 소파에 흐느적거리며 기대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무의식적으로 토닥거렸다. “너와 존은 이 늙은이를 죽일 작정이구나.”
“전 몇 달 동안 벽에 총 쏘지 않았어요.” 셜록은 뒤죽박죽이 된 생각 속에서 갈피를 잃고 말했다.
“오, 셜록, 정말 그렇게 모르겠니?” 허드슨 부인은 부드럽게 물었고, 셜록은 눈을 들어, 연민으로 반짝이는 그녀의 눈을 들여다 보았다.
“뭘 모른다는 거죠?”
허드슨 부인은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이지 내가 말할 자리는 아니지만, 얘야, 솔직히 너희 둘이 도움 없이는 스스로 알아낼 수 있을 거 같지는 않구나. 존은 널 사랑하고 있어.내 생각에 그는 너희 둘이 같이 밤을 보낸 첫날부터 그래왔을 거야.”
셜록은 얼굴을 찌푸렸고, 존이 그에게 사랑의 징후를 보인 적이 있는지 찾아내기 위해 과거를 되짚어보며 시선이 이리저리 헤매었다. 그는 다시 불확실성이 드러났을 때 뱃속에서 울렁거리며 메스꺼운 감각을 느끼기 시작했고, 그 때 그의 볼에 닿은 허드슨 부인의 손이 그를 생각에서 빼내었다.
“셜록. 사랑은 네가 사건에서처럼 풀 수 있는 퍼즐 같은 게 아니야. 사랑은 네가 느끼는 거란다, 얘야.”
“그건 끔찍한 느낌이에요.” 그는 인정했고, 보통 정돈되어 있는 그의 신체와 정신에 떨려오는 이 모든 상반되는 감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건 마찬가지로 놀라운 느낌일수도 있어.” 허드슨 부인은 조용히 말하며 셜록의 손에 자신의 손을 포개며 진정시키듯 꽉 쥐었다. “그를 따라가서 그에게 네가 방금 내게 말해준 모든 것을 말해.”
“존이 절 사랑한다고요?”
허드슨 부인은 미소 지었다. “난 그처럼 미친 듯이 홀딱 반해있는 애는 본 적이 없었단다.”
셜록은 언제나 허드슨 부인의 판단을 신뢰했었다. 그는 벌떡 일어서서 플랫을 가로질러 코트를 집었고, 코트자락을 펄럭이며 입었다. 그는 다시 허드슨 부인에게 달려와서 그녀의 볼에 짧게 키스를 하고는 계단을 달리듯 내려가서 추운 밤거리로 나갔다. 그는 존을 뒤따라 보도를 달려가면서 맨발 아래의 얼음 같은 바닥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존은 인도를 빠르게 성큼성큼 걸었고, 셜록이 방금 그에게 말했던 것을 극복하려, 그리고 뱃속에서 수치심으로 끔찍하게 휘저어지는 것을 극복하려 애썼다- 그는 실제로 속이 울렁거린다고 생각해서 멈춰 섰고, 목을 넘어올 것 같은 구토감을 억누르려 벽돌 담에 기대어 섰다. 맙소사, 그는 정말 멍청이였다.
그는 구토감을 늦춰보려 입 앞에 주먹을 대고 매 호흡마다 깊이 들이쉬었다. 그는 진정해야만 했다. 그는 셜록이 자신에게서 섹스만을 원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셜록은 그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가 그에게 말하지 않았던 것은 그가 존에게 전혀 끌리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의 목적에도 불구하고, 존은 셜록이 해소를 필요로 했다면 기꺼이 섹스했을 것이다. 존은 자신이 그를 만졌을 때, 셜록이 신경을 끊으며, 눈을 감고 자신의 안으로 침잠했던 것을 기억해내며 눈을 질끈 감았다- 그가 역겨웠을까? 그게 그 이유였나?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알 필요가 없었다. 이제 어쨌든 무의미했다.
그는 몇 시간처럼 느껴지는 시간 동안 걸었고, 차가운 바람에 어깨를 앞으로 숙였다. 밤의 이 시간대에 사람은 거의 없었고, 존은 흐릿하게 데보라가 레스토랑에서 그를 소용없다고 포기할 때까지 얼마나 오래 기다렸을지 생각했다. 그는 보도블록에서 침식되어가는 자신의 발을 바라보았다. 얼마나 춥든 상관없이, 그는 아직 플랫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셜록이 그곳에 있을 것이고, 그는 그 상황을 통째로 무시하거나, 존의 기분을 나아지도록 설득하며 합리화할 것이고, 어쨌든 그 자신이 맞았다고 믿으면서 말이다. 존은 어느 게 더 나쁠지 알 수 없었다.
“존!”
그는 펄쩍 뛰고는 몸을 돌려 셜록 홈즈를 보았고, 보통 침착하고 차분했던 그가 그를 좇아 플랫을 달려 나왔고, 얼음장 같은 보도블록을 딛고 있는 맨발을 보자 존은 제 발이 시려오는 것 같아 얼굴을 찌푸렸다. 셜록은 그의 앞까지 전속력으로 달려와 멈춰 섰고, 몸을 굽히고 무릎에 양 손을 짚으며 숨을 헐떡였다. 존은 그를 바라보았고, 그의 맨발을,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크게 뜬 눈과 헐떡이는 입매를 보았다. 그가 플랫에서 여기까지 줄곧 달려온 것은 명백했고, 그가 느끼는 것만큼 좋지 않아서, 존은 한숨을 쉬었다.
“네 신발은 어디 있어?” 그는 얼굴을 찡그렸고, 자신의 목소리가 슬프고 애처롭게 들리자 염증을 냈다.
“존, 사랑해.” 셜록은 다급하게 헐떡이며 말했고, 그의 목소리는 초조한 기색으로 떨리고 있었다.
존은 얼어붙은 채 셜록의 모습을 다시 한번 훑어보았고, 그가 약이라도 한 건지 짧게 고민했다. 아니, 그가 그럴 거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뭐라고?”
“내가- 내가 자넬 사랑한다고.”
존은 그 말을 천천히 받아들이고는, 콧방귀를 뀌며 주머니에 양손을 쑤셔 넣었고,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잔인하게 굴지 마, 셜록.”
“진심이야!”
“얼마나 편리한지.” 존은 중얼거리며 계속 걸었고, 셜록이 등 뒤로 자신을 따라 타닥타닥 걸어오는 발소리를 들었다.
“난 깨닫지 못했어- 난 내가 느끼는 게 뭔지 이해할 수 없었어. 전에 사랑해본 적이 없었어. 한번도. 자네가 처음이야… 내가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이야.” 존은 계속 걸었고 셜록은 그가 그 때 옳았다는 것보다 더 이상 비참해질 수 없을 거라 결론 내렸다, 왜 존에게 전부 말하지 않았지? “난 두려웠어, 존.”
존은 걸음을 멈추고는 몸을 돌렸다. 셜록은 추위로 몸을 떨며 그에게서 몇 걸음 떨어져 있었고, 존은 비평하는 눈빛으로 그를 훑어보았다. 마침내, 그는 어깨를 늘어뜨리며 한숨을 쉬었고, 셜록은 이것을 존이 그의 말을 들을 거라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난 처음엔 자네에게 거짓말했어.” 셜록은 말하며 존이 진실을 들으며 눈에 띌 정도로 움찔거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내가 언제나 섹스해왔던 방식은… 내가 누구와 함께 있는지 신경 쓰지 않았어. 나는 내 정신으로 들어갔고, 내가 느끼는 것에만 집중했을 뿐, 내 파트너가 뭘 느끼는지, 또는 심지어 내 파트너가 누구인지도 신경 쓰지 않았어. 내가 양쪽 성과 모두 성적인 행동을 해왔다는 것을 자네가 알았을 때 자네는 충격 받았지. 나는 게이지만 여자와 섹스해왔어, 왜냐하면 내가 쾌감을 느끼는 한 그건 중요하지 않거든.난 다른 모든 것을 소거해버릴 수 있었어. 보통… 그날 밤 파트너를 조달하는 게 얼마나 쉬운지에 달렸어.”
존은 여전히 셜록이 말하는 것을 들으며, 정말로 귀 기울이며 가만히 서 있었고, 그는 그와 셜록이 친밀했던 때를 기억해내며, 그가 셜록을 그의 정신 속으로 잃었던 그 순간들을 알았다. 셜록이 그가 그곳에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는 것을 알았을 때가 있었고, 뭔가 딱딱 들어맞았다. 그건 말이 됐다- 만약 셜록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면 말이다. 셜록은 존이 듣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며 계속 나아갔다.
“난 자네와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성적으로 친밀해지는 거- 그리고 결코 거부하지 않았을 거야 왜냐하면 자네는 매력적인 사람이고, 난 내가 자네에게 끌리고 있다고 생각했어. 내가 특정한 타입이 있다고는 말하지 않겠어 왜냐하면… 왜냐하면 난 결코 다른 사람들을 정말로 주목해본 적이 없으니까. 난 그러고 싶지 않았어, 왜냐하면 그럴 필요가 없었으니. 그건 내가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었어. 그렇지만 자네는 날 거절했어, 그리고 난… 난 자네를 원했어. 자네가 날 선택하기를 원했어. 자네가 마침내 예스라고 말했을 때…” 셜록은 말꼬리를 흐렸지만 존은 그를 지켜보고 있었고, 그가 말을 계속 잇기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그는 존을 부정할 수 없었다. “자넨 언제나 달랐어, 존. 지금 당장… 자네는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성적으로 매력적인 사람이야. 난… 자네와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 의견은 바뀌어왔고, 난 그 최초의 순간을 발견하려고 노력했었어-“ 셜록은 한 손으로 머리를 쓸었고, 짜증으로 씩씩거렸다.
“셜록,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거야?” 존은 피곤한 목소리로 물었고, 그를 잃을 것만 같다는 셜록의 걱정이 치솟았다.
“자넬 사랑해, 존. 난 자네가 아닌 다른 사람을 원해본 적이 없었어- 난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했었지만 그들 중 누구도 자네처럼 날 느끼게 만드는 사람은 없었어. 아까 플랫에서- 자네가 날 놀라게 했어- 우리가 섹스를 한 뒤에 난 내가 자넬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어… 그리고 난… 난 두려웠어. 그런… 느낌과 감정은 내게 평범한 게 아니야. 난 예전에 이런 걸 이토록 강하게 느껴본 적이 없었어.” 셜록은 추위 속에서 떨며 서 있었고, 존이 뭔가 말하기를 기다렸다. 뭐라도, 그렇지만 가능하면 그도 셜록을 사랑하고, 같이 플랫으로 돌아가겠다고 말이다.
“자넨… 자넨 날 사랑해?” 셜록은 더 이상 오래 침묵을 지킬 수 없어 물었고, 정말 그가 얼마나 불쌍하게 들리는지는 전혀 신경 쓸 수 없었다. 허드슨 부인은 존이 그를 사랑한다고 말했지만 그는 절실하게 그것을 존 자신에게서 들을 필요가 있었다.
존은 시선을 돌리고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그는 턱을 앙다물고 어깨가 빳빳해졌다. 그는 빠르게 눈을 깜박였고, 자신과 토론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침묵을 지키며 가로등불이 매력적으로 퍼지는 캄캄한 허공을 노려보았다. 셜록은 계속 떨었지만, 추위에 대한 신체적 반응을 돌볼 수 없었고, 유일하게 중요한 것은 그의 앞에 서 있는 존이었고, 존을 계속 제 옆에 두는 것뿐이었다. 그가 상처 입혔던 존. 존, 그가 유일하게 사랑하는 사람.
존은 마침내 어떤 결론에 도달한 듯 보였는데, 고개를 흔들고는 심호흡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콧방귀를 뀌고는 고개를 흔들고 셜록의 발을 바라보았고, 그건 추위에 벌겋게 변해 있었다. “이봐, 플랫으로 돌아가자고. 넌 동상에 걸릴 거야.”
셜록은 눈을 깜박이며 존의 모든 행동을 지켜보았지만, 존은 여전히 시선을 맞추지 않았고, 그를 피하고 있었고, 마침내 셜록이 앞으로 나서며, 얼음장 같은 손가락 끝으로 존의 볼을 쓸었다. 존은 뒤로 그의 범위 밖으로 물러섰고, 눈이 마침내 셜록에게로 향했다. 거기에는 분노가 있었지만 주된 감정은 상처였고, 생생하고, 욱신거리는 고통이 있었고 셜록은 그것을 보면서 움찔거릴 뻔 했다. 그가 존의 눈 속에서 그 표정을 짓게 했다.
“존-“ 그는 다시 한번 그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존은 한번 더 뒤로 물러섰다.
“아니. 난… 난 그럴…” 그는 한숨을 쉬었다. “일단 돌아가자고, 알았어?”
어디로 돌아가자고? 플랫? 아니면 그들이 서로에게 사랑에 빠지기 전인 그들의 우정으로? 셜록은 그 답을 추론할 수 없었지만 존의 뒤를 따라 걸으며 플랫으로 다시 향했다.
일단 그들이 돌아왔을 때, 존은 담요들을 그러모아서 셜록을 둘둘 감쌌다. 그리고 그는 그를 난로 앞에 앉히고는 주방을 돌아다니며 차와 수프를 만들었다.
“그렇게 나오다니 무슨 생각을 한 건지 모르겠군. 넌 이제 아플 거고, 난 널 돌봐야만 할 테고, 며칠만 더 오프를 내면 난 해고될 거야.” 존은 부산스럽게 말했고, 셜록은 의자 등받이에 머리를 기대며 존이 주방에서 움직이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가 이것을 망가뜨렸다. 그는 알았지만 어떻게 만회할지 알 수 없었고, 그게 가능할지도 알 수 없었다.
“먹어.” 존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수프 그릇을 셜록에게 건네며, 딱딱하고 반대를 원천봉쇄하는 목소리로 말했다.
셜록의 신경은 여전히 완전히 나쁘게 흥분한 상태였고, 만약 뭐라도 먹는다면 게울 것 같았지만, 존에게 복종하며 수프를 홀짝거렸고, 존은 발걸이에 털썩 앉고는 셜록의 붉어진 발을 양손으로 문지르기 시작했다. 발들은 감각이 돌아오면서 아렸고, 셜록은 뱃속에 수프가 돌처럼 자리잡는 감각에 불편하게 몸을 뒤척였다. 존은 그를 보고 있지 않았고,그의 관심은 단호히 셜록의 발에 고정되어 있었다.
“존-“
“그러지 마, 셜록.” 존은 조용히 말했고, 손은 멈추지 않고 문지르자 그의 말단에 고통스러운 감각이 돌아왔다. “그 일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아.”
플랫 안은 너무도 조용했고, 존이 양손으로 셜록의 발을 문지르며 나는 소리만 들려왔고, 그는 가능한 빨리 다시 순환되도록 하기 위해 양손을 빠르게 움직였다. 일단 발의 색에 만족스러운 듯 보이자, 그는 조심스럽게 발을 다시 덮고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세웠고, 반쯤 차 있는 수프 그릇을 받아 들었다.
“따뜻해지면 침대로 가. 감염과 싸우려면 좀 자둬야 해.”
“존-“
“잘 자, 셜록.”
셜록은 팔걸이 의자에 앉아서 존이 불을 끄고는 침실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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