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셜]Chapter 13: "Time" and "Space"
- 완결/theChemistry
- 2014. 12. 19. 03:42
- Posted by SHJW비인
존의 예측은 정확했다: 셜록은 신발도 신지 않고 추운 날씨 속에 돌아다닌 끝에 아주 심하게 앓았고, 소파에서 입으로 숨을 쉬며 비참하게 며칠을 보냈고, 허드슨 부인이 자신에게 수선 피우는 것을 감내했고, 유능하고 사무적인 닥터 왓슨의 슬픈 표정을 받았다. 왜냐하면 그를 돌보는 사람이 그였기 때문이었다- 닥터 왓슨이지 존은 아니었다. 존이라면그를 즐겁게 해줄 방법을 찾으려고 애썼거나, 그를 웃게 했거나 혹은 우선 앓게 된 것에 대해 그를 멍청이라고 부르며, 위대한 셜록 홈즈께서 독감에 패배했다고 비꼬면서 레스트라드에게 전화해서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셜록이 실제로 사람이라는 걸 알려달라고 했을 것이다. 존은 진료실에서의 근무시간을 줄여서 셜록이 그를 필요로 할 때마다 돌봐주었을 것이고, 아파서 소파에 드러누워있는 그가 지루할 것임을 동정할 테고, 어쩌면 연민의 섹스를 해줄 지도 몰랐다.
닥터 왓슨은 셜록에게 섹스를 해줄 가능성이 아주 낮았고, 그의 표정은 폐쇄적이고 거리감이 있어서 셜록으로 하여금 언급하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닥터 왓슨은 매일 빼먹지 않고 진료실로 출근했고, 아침과 저녁에 빈 시간에만 셜록을 돌볼 뿐이었고, 하루의 대부분의 일하는 시간에는 그 둘을 애처로워 하는 듯 보이는 친절하고 연민 어린 허드슨 부인에게 맡겼다. 그는 회복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제외하고 불퉁하고 넌더리 나는 셜록의 행동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고 (“먹는 건 중요해, 셜록. 만약 음식을 거부한다면 절대 낫지 않을 거야. 먹어. 당장.”), 그는 항생제를 처방했고, 그의 아픈 환자로 하여금 먹게 강제했고 (셜록이 아니었다, 그는 소파에서 자는 아픈 환자의 지위로 격하되었다). 환자에 대한 그의 의무를 다 했을 때, 닥터 왓슨은 자신의 침실로 퇴각했고, 재미 없는 티비가 배경음처럼 부드럽게 웅얼거리는 동안 입으로 숨쉬는 비참한 그의 환자가 엄청난 양의 티슈를 사용하며 아래층에서 침을 튀기며 기침하도록 내버려두었다.
허드슨 부인은 부산스럽게 돌아다니며 셜록에게 수선을 피웠고, 그의 터무니 없는 짓을 좌시하지 않았다. 그녀는 닥터 왓슨이 없을 때면 그가 식사하게끔 을러댔고, 존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에 관한 현명한 조언을 곁들였다. 셜록은 불퉁대며 눈을 굴렸고, 솔직하게 그가 기분이 아주 나쁠 때 허드슨 부인이 얼마나 엄격할 수 있는지 약간 불안했지만,그녀가 말하는 모든 말에 귀 기울이고, 기억해두었고, 그 전체적인 주제는 명백했다:
“그는 그저 시간이 조금 필요한 거란다, 얘야. 그를 압박하지 말고 여유를 줘. 그는 상황을 정리하고 감정을 해결하는 중이야. 넌 그에게 생각할 거리를 아주 많이 줬잖니, 존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해.”
내심, 셜록은 존이 “상황을 정리”하는 것에 너무 시간을 많이 쓴다고 생각했지만 어쩌면 그건 예상했어야 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이 천재인 것은 아니었다. 셜록은 존이 “그의 감정을 파악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좀더 걱정하고 있었는데, 그건 지루하게 들렸고, 솔직히 다소 걱정스러웠지만, 허드슨 부인이 다정하게 말한 대로 만약 그가 “그를 밀어붙인다면” 존이 그를 거절할 가능성이 있었고, 그렇기에 셜록은 기꺼이 그에게 얼마간의 “여지(space)”를 주고 있었다. 그는 허드슨 부인에게 그와 존이 플랫을 공유하기 때문에 달성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지만, 친절한 노부인은 참을성 있게 그녀가 말한 건 그런 뜻이 아니라는 걸 설명했다.
하루 하루가 지나갈 때마다, 셜록은 존이 결론을 내리는 것에 점점 더 불안해졌다. 거기에 생각하거나 이해해야 할 게 있었나? 그가 셜록을 사랑하거나(허드슨 부인은 여전히 아침마다 존이 출근 한 뒤에 특별히 거절당했다고 느낄 때면 셜록을 안심시켰다), 그렇지 않거나일 뿐이다- 거기에는 중간지대란 없다… 그렇지 않나? 셜록이 허드슨 부인에게 그렇게 말했을 때, 그 짜증나는 여자는 그의 플랫에서 쓰잘 데기 없는 티비를 보고 있었고 (그리고 아니, 그는 그 토크쇼에 몰두하지 않았는데, 설령 그가 그걸 보고 있다 해도,그게 그가 그걸 즐긴다는 뜻은 아니었다), 그녀는 대답할 때까지 티비에서 거의 눈을 떼지 않았다.
“오, 셜록.” 그녀는 한숨 쉬었다. “사과는 해봤니?”
그날 저녁, 존이 저녁식사를 하고, 셜록을 강제로 먹게 만든 뒤, 그는 커피 테이블 위에 앉고는 셜록의 바이탈을 체크하기 시작했다. 그건 필수적인 건 아니었지만 셜록은 그가 확인하는 동안 존에게 그토록 가까이 있을 수 있다는 것과, 존이 그를 만질 수 밖에 없다는 것과, 기분 좋은 굳은 살 박힌 손가락이 그의 맥박 위를 만지고 가슴 위를 확인하는 것에 한번도 불평하지 않았다. 그가 그 접촉을 얼마나 의무적인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셜록은 여전히 그 접촉이 낙인처럼 느껴졌고, 한껏 즐겼다. 존은 셜록의 감기가 뭔가 심각한 것으로 바뀌게 될 것을 염려하는 듯 보였고, 셜록이 슈퍼바이러스에 완벽한 숙주가 될 거라고 농담했다. 셜록의 흥미를 자극했고 그는 궁금했다…
오늘 밤, 존이 그의 가슴에 차가운 청진기 끝을 누르자, 셜록은 심호흡을 했고, 허드슨 부인의 조언을 따랐다.
“존.”
“흠?” 존은 셜록의 폐 소리를 듣느라 정신이 팔려 있었고, 그는 얼굴을 찌푸렸다. “넌 그 소파에서 좀 일어날 필요가 있어. 폐렴에 걸리고 싶지 않다면-“
“미안해.”
존은 눈을 홱 들어 셜록을 보았고, 셜록은 그 눈에 떠오른 표정에서 아찔한 스릴을 느꼈다; 상처, 놀라움, 애정, 걱정, 행복. 그는 제대로 해냈고, 이제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이다. 정말이지, 그는 이 사과하는 것을 더 빨리 시도했었어야 했다.
존은 얼굴을 찌푸리고는 셜록의 가슴에서 청진기를 떼어냈다. 그는 옆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며 셜록에게 긴장한 미소를 보였다. “정확히 뭐가 미안한 건데?”
셜록은 어떻게 진척시켜야 할지 확신할 수 없어 멈췄다. 그는 미안했고 존이 그를 용서하기를 원했다… 그렇지만 그가 왜 미안했지? 허드슨 부인은 구체적으로 뭐에 대해 사과하라고는 말하지 않았고 그는 빠르게 노부인이 그가 존에게 했던 것 중 “좋지 않다”고 분류해주었던 모든 것을 떠올렸다.
“내가 말했던 것 때문에?”
존은 뒤로 물러나 앉았고, 셜록이 사과라기보다는 질문에 가깝게 말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싶은 듯 보였다. “다른 건?”
오 제발이지, 더 있었다. 셜록은 자신의 두뇌를 고문했다. “자네에게… 거짓말했던 것 때문에?”
“정말 미안한 거야?”
그건 쉬웠다. “그래.”
존은 옆으로 고개를 갸웃거렸고, 얼마간 셜록을 살펴보고는 씩 웃고 손을 뻗어 셜록의 머리카락을 흐트러트렸다. “넌 구제 불능이야. 그 빌어먹을 감정 문제를 도와줄 허드슨 부인이 있으니 망정이지. 그녀를 만나기 전에는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알 수 없군.”
셜록은 노려보고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다시 쓱쓱 정돈했고, 그렇게 편안하고 장난스러운 접촉에 심장이 흥분해서 쿵쾅거리는 것을 구태여 억누르지는 않았다. “그 말은 내가 용서받았다는 뜻인가?”
존은 멈추고는 셜록을 바라보며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그래, 용서받은 거야.”
그는 명백히 그가 멍청하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흔들고는 일어서기 시작했다. 셜록은 안도하고 동시에 흥분하며 그의 팔을 붙잡고 다시 그를 앉히려고 했고, 그의 의도는 아주 명백했지만 존은 그를 떼어내고는 일어섰다.
“넌 그 정도로 용서받은 건 아니야, 셜록.”
존은 심호흡을 하며 차가운 베개에 얼굴을 문질렀다. 밤시간은 그가 스스로에게 셜록과 그들이 이제 발을 담근 이 난장판 전체를 생각하도록 허락한 유일한 시간이었다. 그는 콧방귀를 뀌었다. 그가 스스로에게 셜록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허락한 유일한 시간이었다- 하루의 나머지는 지속적으로 자신과 그의 성가신 친구에 대해 계속 생각하는 생각과의 싸움이었고, 완전히 관계를 끊는 것과 플랫으로 뛰어들어 셜록에게 자신을 내던지는 것과의 싸움이었다. 어느 쪽도 특별히 끌리지는 않았다- 비록 후자는 아주 훌륭한 섹스라는 장점이 있기는 했지만… 존은 고개를 흔들고는 그것을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그는 이제 막 샤워하고, 거의 완전히 동그랗게 뜨고 겁에 질린 눈을 한 채 거실로 이어지는 문간에 서있는 셜록을 보자마자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셜록의 행동은 존으로 하여금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아주 잘못되었다는 것을 확신하게 만들었지만, 정확히 그게 뭔지는 파악할 수 없었다. 존이 그를 본 뒤 주방에서 셜록은 분노에 찬 잔인한 말을 하고는 곧장 추위 속에서 떨며 그의 앞에 서 있었고,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때는 너무 늦었다.
셜록이 그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했을 때, 존은 멍해졌고, 그가 그토록 끔찍한 것과 그를 이용했다고 말한 그 때에서야 그를 사랑한다고 고백하자 그는 정말 화르륵 타오르는 분노만을 느꼈다. 다른 때였다면, 존은 깜짝 놀라고 마냥 행복해하고 기뻐하며 쉽게, 그리고 진심을 담아 그 말을 돌려주었을 것이다. 대신, 그가 생각할 수 있는 건 셜록이 플랫에서 그에게 했던 말뿐이었고, 가슴 속에서 깊은 고통만이 느껴졌다.
셜록은 사람들을 조종했다. 존은 그것을 알았고, 머리 속 한 켠에서 그는 셜록이 어쩌면 깨닫지 못하는 동안 줄곧 그를 조종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아마 존으로 하여금 쇼핑하고 플랫을 청소하고, 그가 지루할 때면 유감스럽게 느끼도록 만들었을 것이고, 언제나 그들의 사건을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안 좋은 일들을 떠맡게 만들고 셀 수도 없이 다른 경우에서도 그랬을 테지만, 존은 그것들을 전부 알아차릴 정도로 영리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경우 존은 괜찮았다. 그런 종류의 조종은 피해가 되지 않았다- 짜증났다, 그래, 그리고 그가 눈을 굴리고 그렇게 짜증나는 개새끼처럼 구는 것 때문에 셜록의 목을 조르고 싶기도 했지만- 상처가 되지는 않았다. 결코 과하게 비열하거나 냉혈한처럼 굴지는 않았다. 이번에 셜록이 그를 조종했던 방식은 거칠고 고통스러웠고, 다른 경우에선 결코 없었던 친밀함이 있었다. 처음으로, 그건 아주 개인적이었고, 존에게 아주 많이 의미 있는 것을 취했고- 그는 셜록이 그를 열망한다고 듣고 싶어했다는 게 얼마나 존에게 의미 있을지 셜록이 알고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 존이 어떻게 느낄지 단 한번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그것을 뒤틀었고 이용했다.
얼마나 난장판인지.
그날 밤 추위 속에서 셜록이 말했던 모든 것은 앞뒤가 맞았고, 그의 행동의 많은 부분을 설명했다. 존은 지금까지 꽤 오랫동안 셜록을 알고 지냈고, 그 천재가 영리한 추론과 높은 지적 능력에도 불구하고 감정문제에 있어서는, 특히 그 자신의 감정에 있어서는 놀라울 정도로 무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돌이켜 보면 (그리고 언제나 때늦은 지혜이지만) 존은 그날 밤 셜록의 반응이 그의 감정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는 불능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았어야 한다고 느꼈다. 그는 하운드를 봤던 직후 셜록이 그런 식으로 반응했던 것을 봤었고, 그 사건은 존의 뇌리에 굳건하게 자리 잡았었다. 그는 알았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비록 셜록이 사과를 했지만, 그가 정확히 무엇 때문에 사과해야 하는지 모르는 건 명백했다. 그는 추측했고, 그게 맞기를 기대했지만, 그게 명백했던 만큼이나, 그가 미안했다는것도 마찬가지로 명백했다. 그는 용서받고 싶었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올바른 것을 말하려고 노력했다. 존은 그게 사랑스럽다고… 그리고 슬프다고 생각했다. 그가 허드슨 부인을 만나기 전에 감정적으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은 전적으로 정확한 말은 아니었다. 그는 셜록이 살아오면서 사랑하고 이해하는 다른 사람 없이 어떻게 생존해왔는지 알았다- 그리고 그게 셜록이 그렇게 행동했던 이유였다: 그 자신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었고,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잘라내려고 노력했고, 마음 쓰는 사람들을 조종하는 것이 아주, 아주 좋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존은 때때로 그 어리석은 자문탐정을 원망하는 것이 그에게 잔인한 처사라고 생각하는 것은 셜록스러운 방식이었다. 자신이 심지어 뭘 했는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 어린 아이의 잘못에 앙심을 품는 종류와 비슷했다. 그러니 맞다, 그는 셜록을 용서했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아팠고… 셜록이 그와 뭘 시작하고 싶어하든 시작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다시 섹스만 하는 친구? 만약 셜록이 그를 정말 사랑하는 게 아니라면, 존은 그걸 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존은 어쩌면, 아마도, 셜록이 정말 그를 사랑한다고 믿어보았다. 그가 그럴 수 있는 한…. 그리고 그것만으로 존에게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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