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셜록/존]The Declaration
- 단편
- 2015. 6. 2. 01:30
w. flawedamythyst
원문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957394
셜록이 존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평범한 화요일 오후였다.
그들은 차 한 잔씩 들고 거실의 팔걸이의자에 자리 잡고서 둘 다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고, 빗방울이 투둑투둑 유리창을 두드리고 있었다. 존은 책에서 뭔가를 읽으며 조용히 흠, 소리를 냈고 셜록은 계간 양봉을 읽다가 고개를 들어올려, 느리게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페이지에서 눈을 떼지도 않은 채 머그 잔을 다시 내려놓는 그를 바라보았다.
예전에 수천번 보았던 것과 다를 바 없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번에 그 광경은 그의 안에 어떤 스위치를 딸깍 눌렀고, 이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고 자각하게 만들었다. 황홀한 감정의 격류가 그의 팔다리에 흘러들어, 그를 그 진실성으로 가득 채웠다.
“오,” 그는 숨을 내쉬었다.
존은 고개를 들어 물끄러미 바라 보았다. “제발 이 빗속에 나가야만 한다는 걸 잊어버렸다고 말하진 마.”
“아니야,” 셜록은 말했다. 존에게 말해야 할까? 그게 네가 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나, 선언하는 것?
그는 목을 가다듬었다. “존, 난 방금 자네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어.”
존은 독서용 안경 너머로 눈을 가늘게 뜨고는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뭐?” 그는 물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낮게 날이 서 있었다.
“자네를 사랑한다고 말했지,” 셜록은 반복했다.
“아니,” 존은 말했다. “넌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 정확하게 다시 말해봐.”
셜록은 얼굴을 찌푸렸다. 이게 정말 이런 종류의 발표에 있어 표준적인 반응인 걸까? “존, 난 방금 자네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달았어,” 그는 의무적으로 반복했다.
존은 날카롭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는 말했다. “그 말, ‘방금 깨달았다’고, 셜록, 도대체 어떻게-“ 그는 말을 멈추고 화가 터지기 일보 직전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종류의 심호흡을 했다. “셜록, 난 87세야. 우린 51년 동안 함께 살았고, 46년 동안 침대를 같이 썼다고! 24년 전 같이 이 오두막으로 은퇴해서 난 자네의 지루함과 그 놈의 벌들이랑 헛간에 불을 내는 정말 짜증나는 자네의 습관을 견디며 살아왔단 말이야! 이 모든 일을 기억하는 거 맞지? 망령이 나서 전부 잊어버린 건 아니지?”
“기억해,” 셜록은 말했다. “자네 화난 모양이군,” 그는 관찰했다. “내가 음, 그 선언을 잘못한 건가?”
존은 좌절감에 신음했다. “만약 내가 요즘 일어서는 데만 5분이 걸리지 않았다면, 그리로 가서 내 지팡이로 흠씬 때려줬을 거야.”
셜록은 그 말을 곰곰이 생각했다. 존은 그가 예상했던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 행동에 어떤 이유가 있을 수 있을까? “자넨 나와 같은 감정을 가지지 않은 건가?” 그는 그 생각에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슬퍼지며 물었다.
존은 이제 분노로 괴성을 질렀고, 안경 케이스를 집어들고 셜록에게 던졌다. 셜록의 반사신경은 그것을 잡아채기에는 너무 느렸기에 둔탁한 소리를 내며 그의 머리에 부딪혔다.
“이 완벽한 천치 얼간이 같으니!” 존은 고함을 질렀다. “물론 빌어먹을 널 사랑하지! 물론 너도 날 사랑하고! 난 빌어먹을 40년 동안 그걸 알고 있었다고! 도대체 어떻게 네가 우리 중에 엿먹을 천재가 될 수 있는 거야?!”
셜록은 오랜 동안 숙련해온 스킬로 모든 욕설과 분노를 무시했고, 아주 중요한 부분만 들었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했다. 그는 행복한 얼굴로 존을 바라보았다.
존은 졌다는 듯 끙 소리를 내고는 양 손에 얼굴을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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