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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Won't Let You Go
- 단편
- 2017. 2. 10. 14:03
I Won't Let You Go
w. Iolre
*원문 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945569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끌어 모아 행동으로 바꾸며, 셜록 홈즈는 나이프를 옆으로 움직여 피했고, 주사기를 들어올려, 상대의 목, 두꺼운 살집 안으로 찔러 넣었다. 헐떡이며, 그는 모런을 지탱했고 더 억센 그 남자를 바로 세우기 위해 고군분투했고, 무릎은 자꾸 힘이 풀릴 것만 같았다. 그들의 고양이와 쥐의 술래잡기는 6시간 동안 이어졌고, 그는 기력을 전부 다 소진했다. 그의 삶에서 가장 긴 추격전이었고, 3년이라는 시간과 몇 천 마일이 걸렸지만, 그는 해냈다.
글쎄, 거의.
그는 뒤집힌 책상 앞의 의자에 모런을 앉히고, 얼마간 누구도 그곳에서 몸싸움이 있었다고 의문을 제기하지 못할 정도로 방을 정돈했다. 그의 허리춤에서 총을 꺼냈고, 몇 가지 필요한 계산을 수행하는 동안 잠시 그 철 덩어리를 혐오스러운 듯 바라보았다. 이게 그거였다, 이게 마지막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덜 불쾌할 이유는 없었다. 그는 만약 필요하다면 형이 끼어들 것을 알았지만, 그 방식은 단순히 자동적으로 진행되었다.
총을 닦아서 내려놓고, 셜록은 라텍스 장갑을 낀 뒤, 다시 그 총을 집어 올렸다. 그는 남자의 눈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약물이 그를 어지럽게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경계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들의 조심성은 정신을 산만하게 만들었지만, 그들을 무거운 짐짝처럼 옮기지 않으면서 그들의 장소로 데려가는 건 필수적이었다. 약물 역시 추적 불가능한 것이었다. 모런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누르며, 셜록은 눈을 감고 고개를 옆으로 틀었다. “열다섯,” 그는 속삭였고, 그 단어는 입술에 이상한 느낌을 남겼다. 그는 대부분의 시간 동안 거의 말하지 않았고, 그의 목소리가 어떻게 들리는지, 단어가 혀에 어떻게 느껴지는지 잊어버렸다.
총성이 방 안에 요란하게 울렸다. 피가 얼굴과 몸에 튀며, 고속 비산 패턴으로 그를 붉게 얼룩지게 하는 동안 셜록은 움찔하지 않았다. 그는 울 코트를 입지 않았다; 마이크로프트가 그의 소지품을 전부 보관해두었다. 그가 입고 있는 건 싸고 쉽게 버릴 수 있는 것들이었다.
열다섯. 그 숫자가 셜록의 머리 속을 빙글빙글 돌았다. 그의 목적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그가 거둬들인 목숨의 숫자였다. 너무 작고 너무 사소한 숫자이지만, 그건 모리아티의 범죄 조직의 상부 계층의 전부를, 그리고 그의 인생에서 매우 복잡한 3년을 대표했다.
창백한 피부에서 피를 지워낼 수 있도록 기계적으로 싸구려 면으로 된 셔츠를 벗었다. 마이크로프트의 조수가 여러 경호원과 함께 건물의 비상구 근처에서 대기하고, 그가 옷을 갈아입고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할 수 있도록 안전한 장소로 안내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어쨌든 그의 기준으로 정상적인 상태로 말이다. 유감스러워하며, 그는 그 시점에서 며칠 동안 기른 수염을 만졌다. 모리아티 조직의 수장을 쓰러뜨리는 것을 제외하고 중요한 건 없었다.
이제 그는 쓰러질 지경이라는 것을, 그가 처한 상태를 정확히 깨달았다. 갈비뼈는 매끄러운 피부에도 보일 것이고, 골반뼈는 바지 허리선 위로 도드라졌다. 얼굴은 수척했고, 얼음 같은 파란 눈 아래로 보라색으로 얼룩져있었다. 그는 신음을 꾹 참았다. 마이크로프트는 적어도 그가 저체중의 경계선으로 다시 회복될 때까지 아마도 일주일은 입원을 주장할 것이다.
셜록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 그는 일을 끝냈고, 마지막 미션을 완수했다. 입원은 지루하고 비효율적이었고, 마이크로프트는 이미 과거 두 번의 병원 방문 동안 네 건의 소송을 감당해야만 했고, 그는 더 나빠졌다. 그가 키 플레이어로서 접근할 때 실패하는 경우를 제외한 나머지는 셜록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는 몇 분 간 범죄 현장을 정리하고, 그의 존재를 증명할 모든 증거를 제거했다. 감식반이 전부 둘러본다면 재롱에 불과하겠지만, 셜록이 가능한 철저히 행동하는 것은 여전히 필수적이었다. 그가 떠날 준비를 하기 전까지 겨우 몇 분 남았다. 그는 깊이 숨을 들이 쉬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평정을 되찾았다. 그렇지만 그의 표정이나 바디랭귀지가 바뀌는 건 아니었다. 때때로, 셜록은 만약 그가 무슨 짓을 했건 상관없이, 그의 표정이 결코 바뀌지 않기 때문에, 감정을 보이는 기능을 전부 잃는다면 어떨지 궁금해하곤 했다.
셜록은 주변을 둘러보고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세상이 멈췄다.
누군가 문가에 서 있었고, 그 사람은 너무도 친숙한 동시에 너무도 다르게 보였다. 셜록은 비난하듯 눈을 가늘게 떴다. 그의 환영이 바뀌는 일은 드물었다. 그건 보통 같은 이미지였다. 존 왓슨, 손에 폰을 들고 눈에는 공포가 가득한. 그 마지막 모습.
나이프. 그는 벨트 고리에 접이식 칼을 가지고 다녔고, 그건 백병전을 위한 것이었다. 그렇지만 의도한 목적대로 쓰인 적은 거의 없었다. 그는 제 팔의 창백한 피부를 홀끔 내려다보았고, 피곤한 눈에 네 개의 하얀 상처가 들어왔다. 각각 평행하게, 그건 그의 다른 팔에도 똑같은 형태로 새겨져 있고, 두뇌가 가질 수 없는 것을 원했던 증거였다.
그는 입술을 깨물고 왼쪽 팔에 다섯 번째 자국을, 네 번째와 평행하게 베어냈다. 그건 얕았고, 이번에는 피가 붉은 자국을 따라 천천히 배어 나왔다. 그는 신체에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피로를 떨쳐버리게끔 두뇌가 온전히 팔의 자상에 집중하도록 눈을 감았다. 아주 잠시, 그는 날 수 있을 것만 같았고, 그의 모든 문제들이 사라지고 어떤 것도 그를 다치게 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눈을 뜨자, 셜록은 허상이 사라진 것을 보고 즐거웠다. 그가 플랫메이트의 환영을 본 것은 처음이 아니었고, 종종 신체적, 감정적으로 완전히 무너질 경계선에 서 있을 때 보았다. 각각의 자상은 그 때마다 셜록이 신체적 통증에 집중함으로써 환영을 정신에서 몰아내는 방식이었다.
그는 익숙한 손이 그의 시야에, 그의 사적 공간 안에서 나타나자 얼굴을 찌푸렸다. 피로 얼룩진 셔츠는 문 밖으로 던져졌고, 알코올 솜이 피가 흐르는 자상 위를 닦아냈다. 셜록은 타는 듯한 통증에 씩씩거렸지만, 그 부드러운 손길을 떨쳐내기 위해 팔을 휙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존은 사라졌다, 아니 셜록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군의관을 응시하며 얼굴을 찌뿌렸다.
셜록은 그 얼굴을 읽을 수도 없었고, 존의 마음 속으로 어떤 감정이 흐르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심지어 정말 존이 확정적으로 실재하는지조차도 말할 수 없었다. 셜록은 여전히 또 다른 환영이라고 의심했다. 8센티 길이의 거즈가 얕은 자상 위를 덮었고, 의료용 테이프로 그 가장자리를 고정했다.
뭉툭한 손가락이 다 나은 흉터 위를 더듬었고, 셜록은 매혹되어 지켜보았다. 그 감촉은 너무도 진짜 같았고, 너무도 생생했다. 그의 정신에서 보다 의식적인 부분은 그의 환영이 이 정도 수준으로 바뀌었다면, 그가 정확하게 얼마나 아픈 건지 생각했다. 셜록은 대수롭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그는 말하는 법을, 소통하는 방법을 기억해내려고 노력하며 불편한 목을 움직였다. 그건 사포처럼 메말랐고, 셜록은 마지막으로 물을 마셨을 때가 언제인지 건성으로 기억해내려 했다.
“존?” 그는 말했다. 아니면 말했다고 생각했다. 혼란이 환영의 얼굴 위로 번뜩였고, 셜록은 그게 얼마나 정확했는지를 곰곰이 생각했다. 대부분 환영은 그에게 반응하지 않았다. 또는 어쩌면, 셜록은 애초에 그가 뭐라도 말했다고 환각을 겪는 중일지도. 모든 게 혼란스러웠다.
부드러운 손이 그를 방에서 빼내고, 복도를 지나 다른 지역으로 인도했고, 이번에는 문의 바로 옆이었다. 셜록은 그가 자신의 힘으로 움직이고, 제 스스로 이끌고 있다고 확신했지만, 이번만은 도움을 받는다는 게 좋았다. 자상은 아마도 충분히 깊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셜록은 나중에 그걸 바로잡기 위해, 그의 혹사당한 두뇌에 엔도르핀의 밸런스를 맞춰야 한다고 머리 속으로 기록해두었다.
그는 환영이 그의 어깨를 잡아 끌자 앞으로 쓰러졌고 최선을 다 했지만 그의 몸에서 힘이 빠졌다. 모런을 추격하는 건 지난 이 주간 그의 기력을 소진시켰고, 그 결과 그의 육체는 심각하게 무시당했다. 셜록은 따뜻한 팔이 그가 계속 서 있도록 필사적으로 노력하며 감싸는 것을 느꼈고 세계는 암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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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르 눈을 뜨고, 그는 멸균실을 인지하고, 부드럽게 삐삐 울리는 소리를 알아챘다. 집중 치료실이군 – 그는 이번에는 이런 충분한 치료를 받을 정도로 자신을 능가했다. 그리고 또다시, 마이크로프트는 돈이 부족하지 않았고, 만약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셜록이 더 상위의 치료를 받도록 지정하는 것에 머뭇거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옆에서 긁히는 소리가 났고, 그는 고개를 돌려 침대 옆에 의자가 있는 것을 본다. 존이 앉아 있는 의자. 그의 환영. 그가 없앴던 것. 짜증내며 그는 자신의 팔을 내려다보고, 자상 위로 딱지가 앉아서 회복되기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주목한다.
“넌 환상을 보는 게 아니야.” 존의 목소리는 조용하고 거칠었다. 셜록은 회의적으로 그를 보다 유심히 바라본다. 그의 눈 가장자리는 붉었다 - 눈물자국? 그가 울었다고?
“환영이군.” 셜록은 다른 쪽 팔을 바라보고, 환영을 단번에 없앨 수 있기를 바라며 베어낼 정확한 위치를 골라냈다. 그리고, 그는 멈춰서 생각에 잠겼다. 만약 그의 임무가 끝난 거라면, 그는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집으로 갈 것이다. 존이 있는 집으로. 바라건대. 그는 정말로 존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도 문제가 되겠지만, 그건 나중에 걱정해도 될 것이다.
“셜록, 환영을 보는 게 아니야.”
“환영으로서, 자네는 끔찍하게 명령조야.”
침묵이 흘렀고, 셜록은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지만 말이 되지 않았다. 이게 진짜 존일 리가 없었다. 그는 런던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그가 이름도 잊어버린 몇몇 유럽 국가들의 지하를 누비며 모런을 추적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먹었던 건 언제야?” 존의 목소리는 고르지 못했고, 셜록이 그 쪽을 홀끔 보았을 때, 존은 이마의 양 옆을 손바닥으로 덮었고, 셜록의 시선에서부터 제 얼굴을 가렸다.
셜록은 의료 기기 쪽을 바라보았다. “실제 음식 아니면 영양보충제?”
“실제 음식. 그리고 마시는 것도. 그리고 샤워도.”
셜록은 피부에서 혈흔이 사라졌다고 할 수 있는 것을 흥미롭게 주목했다. 좋아. 일단 얼룩지면 스스로 씻어내는 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지만 옷들은 버려질 것들이었다. “상관없어.”
“맙소사, 셜록.” 존의 목소리가 그의 이름을 담았고, 흐느낌으로 허물어지기 직전이었다. 셜록의 문제발생 수치가 끈질기게 긴급이라고 울려댔다. 뭔가 잘못되었고, 그것도 몹시 잘못되었는데 그는 뭐가 문제인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존은 우는 종류의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결코 울지 않았다. 그는 강인했다.
“자네는 환영이 아니야,” 셜록은 갑자기 말했다. 몸이 얼음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졌고, 그는 움직일 수도, 생각할 수도 없었다. 만약 이 존이 사실이라면, 만약 이 사람이 의학박사 존 왓슨이고, 죽는 것을 지켜보게 했던 셜록의 플랫메이트라면 – 그의 정신은 산산조각으로 흩어지고 텅 비었다. 그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고, 심문하고 싶었다. 존이 어떻게 그를 찾아냈지? 그는 무슨 짓을 저질렀지? 심지어 그는 어떻게 셜록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지?
침대 위로 무게가 실렸고, 존의 체중이 그의 허벅지 위로 놓이자 셜록의 정신은 순식간에 그것에, 그 눌림에 집중이 쏠렸다. 전 체중이 실린 것은 아니었다 – 존은 아마도 셜록이 그것을 감당하기에는 너무 약해졌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렇지만 그건 위안이 되었고, 그를 안심시켰다. 강인한 팔이 그의 어깨를 끌어 안았고, 그 팔 중 하나는 멈춰서 셜록을 일으켜 앉히기 위해 리모콘을 찾아 이리저리 휘저었다. 셜록은 가만히 바라보았고, 존의 눈동자에 담긴 진청색 바다를 응시하면서 그의 정신은 그대로 멈췄다.
존은 그를 바라보기 위해, 그저 보기 위해 뒤로 물러났고, 그가 셜록의 얼굴에서 본 게 무엇이었던 간에 그건 그가 찾던 게 분명했는데, 그는 셜록을 앞으로 당겨 꽉 끌어안았고, 그의 몸이 떨렸다. 셜록은 가만히 안겨서 눈을 감고, 존의 강인한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 그는 일이 어떻게 흘러가는 건지 알지 못했고, 존의 정신에서 번뜩이는 듯 보이는 감정을 해석할 수 없었다. 그는 이 군의관이 어떤 감정인지, 무엇을 기대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날 어떻게 찾아냈지?” 셜록은 중얼거렸고, 제 목소리의 힘에 놀랐다. 존의 팔이 더 꽉 끌어안다가 힘을 풀었고, 한 손은 엉성한 병원 가운 아래 드러난 셜록의 등의 피부 위 굴곡을 더듬으며 천천히 내려갔다. 그 손은 셜록의 뼈가 날카롭게 도드라진 곳에 아주 많은 시간을 할애한 듯 보였고, 굴곡진 근육과 그의 뼈 위로 늘어난 피부에, 셜록이 얼마나 수척해졌는지 걱정한 듯 보였다.
“약혼녀를 제단 위에 남겨두고 나와버렸어, 널 찾기 위해서.” 존의 목소리는 거칠었고, 그는 그렇게 그를 감싸 안은 채 셜록의 목에 대고 말했다. 셜록은 이렇게 약해진 상태에서도, 그 행위에 제 신체가 흥미를 보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정신적으로 어떤 종류의 흥분이든 구석으로 짓눌러버렸다. 그가 언제나 자신의 플랫메이트를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건 그의 잘못이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가장 부적절한 타이밍에 떠오르는 것도 그의 잘못은 아니었다. “그리고 난 – 맙소사. 넌 피로 덮여 있었고, 거의 서 있을 수조차 없었어, 그리고…” 존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말을 계속 잇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그 대신 침묵이 흘렀고, 셜록의 목 움푹한 곳에 머리를 묻으며, 안정적인 맥박에 위안을 얻었다. “세 달 전, 네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어.”
“열넷,” 셜록은 속삭였고, 그리고 제 목소리에 놀라며 눈을 깜박였다.
“뭐?” 존은 혼란스러워 하며 약간 뒤로 물러났고, 셜록은 머리를 흔들고는 존을 다시 제 몸으로 끌어 당겼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던 간에, 그의 말이 무슨 의미이던 간에, 셜록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이득을 취하고 싶지 않기에는 지나치게 오랫동안 고립된 채 시간을 보냈다. 만약 이게 진짜 존이라면, 그리고 환영이 아니라면 – 셜록의 몸은 마침내 그의 정신이 처리해왔던 그 정보를 마침내 따라잡았고, 충격에 사로잡혔다.
그는 열다섯 명을 살해했다. 그는 그들에게 약물을 투입하고, 다양한 자살로 보이게끔 그들의 죽음을 위장했고 결코 증거를 남기지 않았다. 그는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과, 진짜에 비하면 흐릿한 모조품에 불과했던 존 왓슨의 유령과 함께 그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며 2년을 보냈다 – 그렇지만 아무 것도 없는 것에 비하면 나았다. 그는 한때 친구라고 부를 수 있었던 사람들을, 그렇지만 이제 다시 그들을 그렇게 부를 권리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삶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망가뜨렸다.
그는 사기꾼이 아니었다, 결코. 그는 그보다 훨씬 더 나빴다. 그는 몇몇 사람을 살리고자 그가 사랑했던 모든 것을 희생한 사람이었다. 어떤 사람은 그걸 용감하다고 부를지도 모르고, 어떤 사람은 그것을 용기 있다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셜록은 그것의 진짜 이름을 알았다 – 비겁이었다. 그는 쉽게 빠져나갔고, 사라졌고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애통해하도록 남겨두었다. 더 강인했던 사람들, 더 나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보호했을 것이고, 그들의 사랑과 존경을, 그림자 인생에 희생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레스트라드의 말이 그의 귓속을 맴돌았다. ‘왜냐하면 셜록 홈즈는 위대한 사람이야, 그리고 언젠가 – 우리가 아주 몹시 운이 좋다면 – 그는 좋은 사람이 될 지도 모르지.’ 그리고 그는 자신이 정말 아꼈던 소수의 사람들을 실망시켰다. “난 자네를 실망시켰어.”
그 때 존은 그의 품 안에서 몸을 굳혔고, 몸을 뒤로 뺐고, 셜록은 그제야 자신이 소리 내어 말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그런 말을 해?” 존은 셜록의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멀리 물러났고, 셜록은 시선을 옆으로 돌려 개인 병실의 멸균된 벽을 응시했다. 그는 생각의 고리가 계속 이어지는 것을 원치 않기에 입을 꾹 다물었다.
분명히 존은 그가 말을 하게 만들 다른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셜록은 제 입술에 그의 입술이 아주 가볍게 눌리는 것을 느끼자 그 자리에서 깜짝 놀랐고, 그건 부드럽고 동시에 애처로웠지만, 더 닿지 않고 그저 거기 그대로 머물렀다. 똑같은 온기가 그의 턱을 따라 움직였고, 존의 입이 느리게 셜록의 귀로 더듬어가며 깃털처럼 가벼운 키스들이 내려앉았다. “넌 내게 전체 스토리를 빚졌다고 생각하는데.” 존은 의도적으로 셜록의 귓볼을 잘근거렸고, 그 감각이 신경을 타고 전신으로 빠르게 퍼지자 셜록은 몸을 떨었다.
문간 쪽에서 정중한 기침소리가 들렸고, 셜록은 짜증과 당황 속에서 갈등하며 고개를 들었다. 셜록 위에 올라탄 채 여전히 귓볼을 이 사이에 물고 있는 존을 보고 즐거움이 어른거리는 눈빛을 한 형이 거기 서 있는 것을 봤을 때 짜증이 이겼다. “정말 놀라울 정도로 가족 같군요,” 마이크로프트는 말꼬리를 늘렸고, 존은 얼어붙은 셜록의 입술 위로 부드럽게 키스하고는 침대를 움직이고, 그의 위에서 내려왔고, 셜록은 춥고 외로워졌다.
존이 셜록의 손을 잡자 온기가 그들 사이에 피어 올랐다. 셜록은 버려진 게 아닌 든든함을 느꼈고, 그들의 손가락이 서로 엮여있다는 것도 깨닫지 못했다. 마이크로프트가 그를 바라보는 표정은 너무 지나칠 정도로 나긋나긋해서 그 자식을 때리고 싶었지만, 그는 그러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마이크로프트는 사무적이도록 자신을 다잡았고, 셜록을 바라보았다. “그게 조직의 마지막이었지?” 그는 물었다.
“열다섯,” 셜록은 단언했다. 그의 옆에서 공기를 들이키는 소리가 들렸고, 그건 존이 이해했다는 표식이었다. 셜록은 그를 보지 않은 채 손을 꽉 쥐었고, 그를 잠식할 것만 같은 떨림을 억누르려고 애썼다. 그는 절벽 위에서, 일어났던 일과 일어날 수 있는 일 사이의 벼랑 위에서 간신히 균형을 잡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마이크로프트는 뻔뻔스럽게도 거기에 끼어들었다. “모두 확실하니?” 그는 정신을 다시 업무로 집중하며 물었다.
“그래.” 마이크로프트는 존에게 관심을 돌렸고, 입술에 작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당신이 찾던 것을 찾게 되어서 기쁘군요.” 그는 다시 셜록에게로 고개를 돌렸고, 그의 시선은 추론하면서 의료적으로 바뀌었다. “닥터 왓슨, 당신의 기밀 인가는 그의 위치 정보를 받을 수 있는 수준이더군요. 제가 개입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는 것을 알고 놀랐습니다.”
존은 레이저처럼 얇은 미소를 그에게 보였고, 거기에는 유머라고는 없이 맹렬함뿐이었다. “당신이 분명히 알지 못하는 것들이 있어요.” 마이크로프트는 정중하고도 나긋한 미소를 지었고, 몸을 돌려 그 둘만이 남도록 자리를 떠났다.
“자네가 고위 기밀 인가를 받았다고?” 침묵이 불편할 정도로 2분을 넘기자 셜록은 조용히 물었다.
“그래,” 존은 대답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난 날 필요로 하는 임무 몇 가지에 참여했었어. 최고기밀이었지만, 난 내가 했던 일에 최고였거든.” 그는 어깨를 으쓱거렸고, 거기에는 최소한의 자의식도 보이지 않았다. 그가 말했던 것은 진실이었고, 그 뿐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행동에 뭔가 있었고, 그건 셜록을 걱정하게 했다. 그는 그를 보았고, 정말로 보았다. 그는 더 빨리 보지 못했던 것에 욕을 했다. 존은 강했지만, 그도 셜록만큼이나 인간이었고, 며칠간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야만 했고, 셜록이 서 있던 바로 그 벼랑에 그다지 멀리 있지 않았다.
그래서 셜록은 말했다. 그는 지붕 위에서 있었던 모리아티와의 일에서부터 모리아티의 사후 주도권을 넘겨받았을 조직 지도자들이었던 15명의 간부들을 쫓기 위해 몹시 은밀하게 보냈던 지난 3년까지 존에게 모든 것을 말했다. 그가 말을 마치자, 이제 존의 차례였다. 존은 어떻게 메리를 만났는지, 그리고 정상적인 삶을 살기로 결심했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그가 제단에 서서 ‘맹세합니다’를 말하기 직전, 그는 그게 그가 살려고 했던 삶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까지만이었다.
셜록은 공포에 질린 채 바라보았다. 그건 그의 의도가 아니었다. 그는 존이 자유롭기를, 그에게 더 나은, 더 자유로운 삶을 주었다고 확신했었다. 가치 있는 삶. 그 대신, 그는 존에게 좀더 공포스러운 운명에 맞닥뜨리도록 했던 듯 보였다. 잡히지 않은 손은 병원 침대 위의 얇은 시트를 움켜쥐었고, 존의 얼굴에서 시선을 억지로 떼어냈다. 그는 이것을 받을 자격이 없었다. 그는 존에게 걸맞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뭔가 말하려고, 존을 밀어낼 만할 말을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존의 입술이 그의 입술을 사로잡았고, 셜록이 존의 입술에 헐떡이는 동안 집요하게 셜록의 호흡을 훔쳤다. 그는 속삭일 수 있을 정도로만 물러났다, “넌 날 떼어낼 수 없어, 알잖아,” 그리고 다시 그의 입술이 셜록에게 닿았고, 셜록이 입을 벌릴 때까지 그건 조심스럽게 머뭇거렸다. 존은 셜록의 입 안을 핥았고, 탐정은 마치 익사하는 것만 같았고, 닻을 잃은 채 감각의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만 같았다. 그는 신음을 참을 수 없었고, 물러나기 위한 결의를 그러모으려 애썼다. “그만 생각해,” 존은 숨을 쉬었고, 셜록의 턱선을 따라 따뜻하고 느린 키스를 이어갔고, 그의 귀 아래 민감한 피부를 핥고 깨물었다.
“존,” 셜록은 숨이 막혔다. 그는 흐릿하게 끈질기게 삑삑거리는 소리를 들었고, 그의 미간에 잡힌 주름이 깊어지는 것을 느꼈다. 호흡이 가쁘게 올라갔고, 존의 손을 잡고 있는 제 손에 힘을 줬고, 그 힘에 주먹이 하얗게 질렸다.
“셜록.” 존의 목소리는 차분했고, 그에게 안정을 주었다. “셜록, 넌 공황 발작을 겪고 있어. 날 위해 숨쉬어 줘야 해, 오케이?”
공황 발작이라고? 얼마나 어리석은지. 셜록은 어떤 것에도 패닉한 게 아니었다. 비록 가슴이 약간 답답했고, 시트 위를 바르작거리는 손을 통제할 수 없었고, 그리고… 어쩌면 공황발작일지도 모르겠군. 그는 가슴에 닿은 안정적이고 위안을 주는 존의 손을 느꼈고, 패닉의 여파가 사그라질 때까지 다른 모든 변수를 제거하고 숨쉬는 데 집중했다.
“좋아,” 존은 기쁜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셜록은 마치 강아지처럼 그 작은 안심시키는 행동에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이 병원에 있다는 것을, 그의 군의관이 옆에 있다는 것을, 그리고 존이 거기, 그와 함께 있기를 원한다는 것을 거의 믿을 수 없었다. 그것도 자발적으로.
존은 미소 지었고, 그리고 그의 시선이 셜록의 팔로 내려 앉았다. “난 널 떠나지 않아,” 그는 부드럽게 중얼거렸다. “그러니 이런 건 더 이상 하지 마. 알았지?”
셜록은 고개를 기울여 존과 시선을 마주쳤고, 그의 탐색하는 눈빛에 어딘가 수줍고도 경이로운 게 들어왔다. 존은 뭔가 기다리는 듯, 이제 그가 진정시켰던 침묵을 셜록이 깨기를 기다리는 듯 보였다. 셜록은 조심스럽게 그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가늠했는데, 그는 그 말들이 중요할 것임을, 그 둘을 벼랑의 한쪽 끝으로, 또 그 반대쪽으로 기울게 할 수 있다는 것을, 키스를 하거나 그렇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현 상태에서 시선의 무게를 버틸 수 없어 고개를 돌렸다. 깊이 숨을 쉬며, 그는 말을 꺼낼 수 있는 용기를 끌어 모았다. “난 내 블로거가 없어 길을 잃었어.” 그는 그 말이 그가 원하는 것을 전달하기를, 그의 가슴 속에서 휘몰아치는,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는 것을 이제 이해하기 시작한 그 감정들을 전달하기를 바랬다.
셜록의 큐피드의 활을 닮은 입술 위로 내려 앉은 존의 미소는 키스만큼이나 부드러웠다. “알아,” 그는 부드럽게 중얼거렸다. “그렇지만 널 기다렸어, 그리고 널 찾았고. 결코 다시는 널 보내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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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Week to Woo
- 단편
- 2017. 2. 9. 20:01
A Week to Woo
w. Trillsabells
*원문 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2311103
Logical Thought과 Party in the palace에 이은 세 번째 파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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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NomdePlume
* 원문 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9327989
아마도 어느 시점에서는 예상되는 일이었다.
“정말 귀여운 딸이네요.”
셜록은 카운터 뒤의 여자를 바라본다. 양손은 여전히 로지의 손가락에서 밝은 색깔의 사탕봉지를 빼내려고 애쓰고 있다. 아이는 언제나 고집스럽다.
“사실 제 딸은 아닙니다.”
여자의 미소가 약간 바래지고, 그녀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이제 짜증나서 볼을 붉히고 있는 작은 얼굴을 훑어본다. “오?”
셜록은 목을 가다듬고 사탕을 빼내고는 그녀가 앉은 유모차를 카운터에서 몇 인치 더 멀리 밀어낸다. “대녀에요.”
여자의 미소가 큼지막해진다. “아. 그래요, 그녀는 정말 사랑스러운 말썽꾸러기네요. 12파운드 50이에요.”
셜록은 사무적으로 미소 짓고는 신용카드를 건넨다. “확실히 그렇죠.”
“안녕하세요!”
셜록은 재빨리 그 남자를 발끝에서 모자까지 훑어보고, 어딘가 위험한 부분을 찾지 못하자 고개를 끄덕인다. “로자먼드를 데리러 왔습니다.”
“아, 왓슨…씨?”
“아뇨, 홈즈에요.”
그 남자는 잠시 멈추고, 슬쩍 훑어보고, 코에 주름을 잡은 채 혼란스러움을 정중하게 드러낸다. “보호자 목록에 있으신가요?”
셜록은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네. 그럴 겁니다.”
그 남자는 미소 짓는다. “그렇군요, 다시 확인해볼게요. 여기 기다리시겠어요?”
“그러죠.”
그 남자가 자리를 뜨고, 등 뒤로 탁아소 문을 잠근다. 셜록은 양손을 주머니 안으로 미끄러뜨리고 아래를 내려다 본다. 작은 아이들이 소리치고 꺅꺅거리고 우는 소리와 전반적으로 요란한 소리가 섞여 있지만 문 너머로 듣기에는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그는 자신이 강제적으로 아이를 돌볼 사람이 될 어떤 상황도 떠올릴 수 없고, 존이 딸을 그녀 생애에 있어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다른 아이들에게 노출시키는 이유를 이해하지만… 그건 셜록을 소름 끼치게 한다. 로지는 집에 돌아가자마자 따뜻한 물에 목욕할 것이고, 그는 세균이 들끓을 게 분명한 그녀의 놀이옷을 벗기고, 아마도 그걸 불태워버릴 것이다. 그는 수돗물을 틀어놓는 동안 병을 따뜻하게 데울 것이고 – 오, 그는 가게에 들러서 물수건을 몇 개 더 사야 할—
발소리에 그는 생각하고 있던 체크리스트를 잠시 내려놓고 느리게 입술 끝을 올리며 미소 짓는다.
“홈즈 씨! 정말 왓슨 씨의 허락 명단에 있네요 – 오!”
로지는 즐거워하며 꺅꺅거리고 셜록에게로 손을 뻗고, 웃음은 이제 그의 얼굴에 가득 찬다. 그는 재빨리 그녀를 어리둥절한 보육인에게서 빼내고, 제 품 안으로 끌어안는다. 로지는 꼬물거리고 옹알이하며 셜록의 옷깃을 잡아당긴다.
“파파파파!
그 남자는 이제 그 둘을 보며 미소 짓지만, 그의 눈에는 질문이 어른거린다. “음,” 그는 말문을 연다. 셜록은 로지의 부드러운 금발 곱슬머리에 코를 묻는다. “파파?”
셜록은 로지의 코트를 정돈하고 그녀의 가방을 어깨에 맨다. “아뇨. 그냥 발음하기 더 쉬운 것뿐이에요.”
“알겠어요,” 그 남자는 말한다. 그는 씩 웃는다. “’셜록’은 좀 복잡하긴 하죠.”
“으음.”
“그녀는 오늘 굉장히 잘 놀았어요. 낮잠 자는 시간에 약간 투정부린 걸 제외하면 문제 없었고요. 다음 주 같은 시간에 오실 건가요?” 셜록은 그 짧은 보고에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네, 그럴게요.”
그는 몸을 돌려 재빠르게 길가로 나와, 옹알거리는 로지와 함께 집으로 간다. 여정은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오래 걸렸는데, 그는 그녀의 관심을 잡아 끄는 게 있을 때마다 매번 멈춰 섰다. 어쨌든 이 시기에 커가는 호기심과 성장하는 정신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중요하다.
“셜록?”
“으음?”
“돌아오는 길에 테스코에 들를 수 있어?”
“우유?”
존은 한숨 쉰다. “아기라는 건 절반 정도는 송아지인 게 분명해.”
“아니면 아기고양이거나.”
그들은 낄낄 웃고, 존은 세탁바구니를 골반에 걸친 채 계단을 계속 오른다.
그녀의 비명소리는, 그녀가 오기 전에는 존재하는 지도 몰랐던 셜록 안의 깊고 원시적인 뭔가를 뒤흔든다. 그는 문자 그대로 서두르느라 침대에서 굴러 떨어지고, 나이트 스탠드에 발가락을 찧는다. 그는 욕설을 뱉으며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며 문으로 비틀비틀 다가간다. 가운을 걸칠 시간도 없다. 로지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발소리가 복도를 요란하게 쿵쿵 울리고, 계단 위에서 흘러 들어온 흐릿한 빛 덕분에 그는 길목에 놓인 보행기를 제때 피할 수 있고, 그 위로 넘어져 목이 부러지는 사태를 면한다.
그녀는 여전히 비명을 지르고 있다.
셜록의 심장이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쿵쾅거리고, 그는 한번에 세 계단씩 뛰어 올라간다. 그는 문을 벌컥 열고, 자느라 헝클어진 존이 딸을 품에 안고 부드럽게 달래는 것을 본다. 로지의 얼굴은 상기되었고, 눈물이 꼭 감은 눈으로 흘러나오고, 셜록의 무릎이 후들거릴 것만 같다. 그 대신 그의 발은 그녀를 향해 가지만 그의 눈은 모든 가능성 있는 위험을 찾아 훑는다. 창문: 닫힘. 커튼: 펄럭거리지 않음. 요람: 깨끗함. 존: 그녀와 단 둘이. 뭐?
“쉬, 쉬이-쉬이 아가, 쉬. 그냥 나쁜 꿈을 꾼 거지? 흐음?” 존은 아이를 진정시키며 둥기둥기 흔들고, 고개를 돌려 셜록을 본다. 위협이 보이지 않자, 셜록의 신체에서 아드레날린이 급격히 소멸되고 그는 떨며 벽에 기댄다.
그는 숨을 들이쉰다. “괜찮은 거야?”
로지의 울음소리가 잦아들지만, 여전히 훌쩍거리며 투정 부린다. 그녀는 존의 가슴을 밀어내고, 그의 어깨에 얼굴을 부딪힌다. 작은 발로 찬다. 셜록은 어쩔 수 없다.
그는 그녀에게 가서 땀 범벅이 된 그녀의 곱슬머리에 키스한다. “로지,” 그는 노래 부르듯 속삭인다. 그녀는 그의 곱슬머리를 붙잡고 그를 더 가까이 끌어당긴다. 존은 헛웃음을 터트리며 미소 짓는다. 셜록은 그에게 지나치게 닿지 않도록 조심하지만, 작은 여자 아이를 안고 있는 그 팔에 몸을 붙인다. 셜록은 그들 사이로 그녀를 에워싸듯 보호하고, 그녀는 더 조용해진다.
“그냥 나쁜 꿈이었어,” 존은 다시 중얼거린다. 자신의 딸을, 그리고 이제는 셜록을 흔들며.
셜록은 다시 숨을 내쉰다. 빠르게 맥동하던 심장이 마침내 느려진다. “맙소사. 그녀가 살해당하고 있다고 생각했어.”
존은 콧물 범벅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아가를 보며 눈썹을 밀어 올린다. “그래서 그 애가 그렇게 시끄럽다고 생각했군.” 그는 그녀의 관자놀이에 키스한다. “글쎄, 최소한 누가 시도라도 한다면 소리로 알겠군.”
셜록은 깜짝 놀랐다가 웃음을 터트리고 존을 부드럽게 민다. “농담이라도 그런 말은 하지 마.”
존은 콧방귀를 뀐다.
“허드슨 부인, 음, 혹시…”
“아가 이리 줘. 이제 너희 둘은 어서 가고.”
“고마워요.”
“크림은 엘리펀트 트렁크랑 같이 옆주머니 안에 넣어뒀어요!” 셜록은 복도에서 소리 지르고, 목에 스카프를 휙 감으며 문으로 달려 나간다.
존은 코트를 잠그며 그 뒤를 따른다. “그녀가 나갔어? 난—“ 그들 뒤로 문이 닫힌다.
“로자먼드.”
금발 소녀가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본다. 그녀의 끈적거리는 손에는 블록들이 쥐여있다.
“네가 이걸 했니?”
로지는 그녀 앞에 2피트 높이로 뒤죽박죽 쌓인 블록들을 내려다본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를 보며 미소 짓는다.
셜록은 쪼그려 앉고, 불안정하게 일렬로 쌓아 올려진 세 개의 나무블록 탑을 정말 유심히 살펴본다. 그건 이제 쓰러질 위기에 처했고, 그 중 반은 그들이 오후 차 시간에 먹었던 초콜렛 아이싱일 것으로 추정되는 갈색의 끈적거리는 물질로 덮여 있다.
“존! 이리 와봐!”
로지가 깜짝 놀라며 움츠리지만, 곧 다른 블록을 집어 들고 다른 세 탑 옆으로 새로운 탑을 쌓아 올린다.
셜록은 고개를 끄덕인다. 존은 서둘러 달려온다.
“뭔데?” 그의 시선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셜록은 제 앞의 광경을 가리킨다. “네 딸이 뭘 했는지 봐.”
존은 천천히 앞으로 움직이고, 얼굴이 미소로 밝아진다. “와우.”
셜록은 일어서서 양손을 골반에 짚은 뒤, 다음 탑을 쌓는 로지를 지켜본다. “그녀는 천재야.”
“그건,” 존은 말한다, “네 손과 눈이 협업하는 것에 능숙해지는 방법이구나.”
“그녀는 천재야.”
“잘 했어, 로지.”
로지는 그녀 위로 쏟아지는 칭찬에 만족하며 미소 짓는다. “복.”
“블록,” 셜록은 정정하고, 책상 위의 더 큰 바인더로 손을 뻗는다. “오늘 며칠이지?”
“붝,” 로지는 보라색 나무 큐브로 손을 뻗으며 중얼거린다.
존은 몸을 굽혀 딸 옆에 앉으며 끄응, 신음한다. “16일?”
“디어 다이어리, 오늘 로자몬드는 도시를 지었다.”
“런던이야, 로지?” 존은 몸을 숙여 그녀에게 녹색 큐브를 건네며 묻는다.
“브워어억!” 로지는 소리를 꽥 지르고, 손을 내리쳐 탑 세 개와, 반을 즐겁게 단번에 무너뜨린다.
“안돼애!!” 그녀 주위의 어른들이 소리친다.
“왜!”
“그건 정말 높았다고!”
“넌 런던을 죽였어!”
“그럼 다시 시작해. 여기, 옆으로 가봐.”
“로지, 그 쯤이면 충분히 가까워!” 셜록은 벤치에 앉아서 그녀를 부른다.
길 너머로, 오리 여러 마리가 모여서 풀과 부스러기를 우물거리고 햇살을 즐긴다. 셜록은 그녀가 쪼그려 앉아 오리들을 응시하는 것을 지켜보며 미소 짓는다. 그녀는 오리를 좋아한다. 사랑한다. 그들은 그 이유로 이제 매일 공원으로 간다.
“오리야,” 로지는 조용히 부른다. 셜록은 부드럽게 웃음을 터트린다. 그녀의 작은 목소리는 너무도 높이 올라가고 그는 이제 그녀가 단어를 구사할 때마다 셜록이 그녀의 모든 요청을 수용해줄 것을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확신한다. 그래도 그는 지나치게 그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렇긴 하지만, 만약 그가 오리였고, 그녀가 그에게 이리 오라고 그 목소리로 말한다면, 그는 단숨에 그리로 달려갔을 것이다.
지금 그녀 앞에 있는 하얀 오리는 무심하게 군다. 꽁지깃을 약간 털지만 그녀를 무시한다. 단념하지 않고, 로지는 쪼그린 채 서둘러 앞으로 움직이고, 그 부리 아래로 빵 부스러기를 내민다. 오리는 즉시 관심을 보이며 그녀의 손가락에서 곧장 게걸스럽게 먹어 치운다. 로지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그녀는 다시 한번 몹시 즐거워하며 손가락을 가슴으로 모은다. 그녀는 셜록이 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는 큰 소리로 웃는다.
“잘했어, 봤단다,” 그는 말한다. 그녀는 그를 보며 환하게 웃고는 그가 아까 그녀에게 줬던 빵 하나에서 또 부스러기를 뜯어낸다. 그녀는 오리에게 내밀고, 오리는 다시 열렬하고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운다. 로지는 꺅꺅거리고 계속 오리들에게 먹을 걸 내주는데, 그들이 그녀의 손가락을 아프게 하지 않으면서 우물거릴 때마다 놀라며 매우 기뻐한다.
“딸이 무척 예쁘네요.”
셜록의 미소가 부드러워지고, 단 한번의 박동으로 심장이 욱신거린다. “제 딸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고마워요.”
그 여자는 한숨을 내쉬며 그의 옆에 앉고, 잠시 아기가 자고 있는 유모차를 앞뒤로 밀며 미소 짓는다. “아. 그럼 삼촌의 날 외출인 거에요?”
셜록은 침을 삼킨다. “네.”
“그래서, 요즘 셜록 삼촌은 요즘 어떻게 버티고 있어?”
“괜찮아요.”
“밤에 잠은 자고? 소리지르는 건? 맙소사, 그맘때가 기억나는군.”
셜록은 가죽장갑에 손을 끼워 넣고, 레스트라드에게 작게 미소 짓는다. “당신 말대로였지만, 그녀는 이제 몇 달째 밤이면 잘 자요. 완벽해요.”
그렉은 씩 웃는다. “그래. 존은 운도 좋아. 순둥이라니.”
셜록은 그가 차로 향하는 것을 지켜보고, 갑자기 두 시간 전 헤어졌던 그 작은 소녀가 걷잡을 수 없이 보고 싶어진다. “그래요.”
존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셜록은 소파 위에서 그녀를 낮잠 재우며 이제 막 눕힌 참이다. 그는 허드슨 부인에게서 몰리가 지난 주에 사다 준 프릴이 달린 핑크색 튜튜 드레스를 입혀보라는 압박을 받았다. 그는 심지어 그녀의 여전히 얇은 금빛 머리칼을 양 갈래로 묶어보라고 설득 당했다. 로지는 인형을 꼭 안고 있는 전형적이고 정형화된 어린 소녀로 변신했다. 그리고 로지는 그게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깡충깡충 뛰고 빙글빙글 돌며 드레스에 달린 프릴을 가지고 논다. 셜록은 그녀가 인형을 끌며 플랫을 온통 돌아다니는 것을 지켜보며 느끼는 공포감을 설명할 수 없다. 그렇지만 그 때, 그녀는 셜록의 새끼손가락을 움켜쥐고, 그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자신이 새로 좋아하게 된 것들을 보여준다. 그는 그녀를 안아 들고, 꽉 끌어안는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차를 마신다. 셜록의 심장은 오후 내내 답답하리만큼 죈다.
존은 이제 조용히 들어와 셜록의 옆으로 와서, 잠든 로지를 지켜보는 그를 지켜본다. 그는 물끄러미 내려다 본다.
“저건 드레스야?” 그는 속삭인다.
“허드슨 부인이.”
“양 갈래 머리는?”
“… 내가.”
좋은 조용히 웃음을 터트리고 셜록의 옆으로 몸을 부딪힌다. 셜록의 몸 절반이 그 접촉에 따뜻해진다.
“공정하게 말하자면,” 존은 덧붙인다, “이건… 사랑스러워.”
셜록은 조용히 끄응 소리를 낸다. “그렇지? 으으.”
존은 한번 더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막는다.
셜록은 팔짱을 끼지만 미소가 입술 끝에 걸린다. “사진 찍어뒀어.”
“당연히 그랬겠지. 잘했어.” 존은 그의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셜록은 숨을 들이쉬고는 그 시선을 마주한다. 요즘 그 눈동자를 들여다보려고 시도하는 건 믿을 수 없이 고통스럽다. 그렇지만 때때로… 그건 그저… 어쩔 수 없다.
존의 미소는 느리게 녹아 들고, 그는 셜록의 팔뚝에 한 손을 얹는다. “고마워.”
셜록의 본능은 자기비하로 움츠러든다. “별 거 아니야.”
“별 거야.”
셜록의 심장이 가슴 속에서 크게 뛰고, 그는 침을 삼킨다. 그는 팔에 스며드는 그 온기 위로, 정말 간절하게 제 손을 덮고 싶다.
존의 눈빛은 희미한 조명에 부드러워 보이지만, 그는 시선을 돌린다. 자고 있는 어린 딸에게. 입이 벌어졌다가 다물어진다. 그리고 다시 열린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모르겠어, 만약…. 아니 난 못 해. 네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못했을 거야.”
그의 손이 셜록의 팔을 꽉 쥔다. 셜록은 포기하고, 다시 그를 안고 싶다.
존은 로지를 보며 미소 짓는다. “그녀는 정말 행복해. 그리고 넌 터무니없게도 이 일에 정말 능숙하고. 만약 나 혼자였다면—“
“할 수 있었을 거야. 자네는 할 수 있어.”
존은 고개를 들어 올린다. 셜록은 몸을 기울인다.
“자네는 잘 하고 있어.”
존은 이제 셜록을 보며 미소 짓는다. “그녀는 널 정말 많이 사랑하고 있어.”
가슴 깊은 곳에서 온기가 피어 오른다. “나도 그녀를 사랑해.”
존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잠시 셜록은 그가 다가온다고 생각하지만 아니었다. 아니, 물론 아니겠—
“우리 둘 다 그래.”
셜록은 어떻게 이 상반되고, 기력을 온통 쥐어짜는 느낌들을 다뤄야 할지 이해할 수 없다. 심장이 두둥실 떠올라 부풀어 올라, 그 형체가 터지고, 붙들려 죽고 싶다며 힘겹게 말하는데도 어떻게 살 수 있는지,
그는 생체 시계가 낮잠 시간이 끝났음을 알려주자 악기를 정돈한다. 그는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생각하며 혼자 빙그레 웃고, 시계를 확인한다. 그는 얼굴을 찌푸리고, 천장을 향해 고개를 들어올린다. 로지는 최소한 45분 전에 일어났어야 했다. 맥박이 빨라지고, 그는 뒷목에 죄책감으로 날카롭게 찔린 느낌이다. 그는 그녀가 돌아다니고 있는지 확인했어야 했다. 그녀는 결코 그러지 않는다.
그는 그 작은 손이 닿지 않을 곳으로 모든 것을 치워두고 재빠르게 계단을 오른다.
“로지?” 그는 부드럽게 부른다.
그녀와 존의 방은 괜찮아 보이고, 그녀는… 여전히 자고 있고. 셜록은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고, 조용히 요람으로 걷는다. 그는 램프를 켜고, 그녀의 볼이 분홍빛으로 상기된 것을 알아차린다. 머리칼은 땀으로 들러붙어 있다.
“로지?” 그는 더 큰 소리로 부른다. 그녀는 얼굴을 찌푸리고 들어본 적 없는 가장 가여운 소리를 낸다. 순식간에 그는 그녀를 들어 올리고, 가슴으로 안아 든다. 그녀는 약하게 그의 목으로 얼굴을 문지르고, 뜨거운 날숨이 그의 옷깃 위로 흩어진다. 그는 손등을 그녀의 이마에 대고,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만 같다.
너무 뜨겁다. 지나치게 너무 뜨겁다. 오 안 돼.
공포로 그의 다리가 후들거리고, 그는 화장실로 뛰어가기 전 계단을 내려갈 때 특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양손은 부들부들 떨린다. 그는 숨을 들이쉰다.
“진정해” 그는 질책한다.
로지가 다시 훌쩍거리고, 가만히 그리고 묵직했고 그의 팔 안에서 셜록은 그녀가 안심하도록 볼에 키스를 한다.
“괜찮아, 아가. 내가 있잖아. 정말 미안해.”
죄책감이 그의 뱃속을 갉고, 오싹한 공포감과 뒤섞여 꼭 토할 것만 같다. 그 대신, 그는 체온계를 발견하고, “로지 꺼”라는 라벨이 붙은 키트에서 꺼내어, 그녀의 체온을 확인한다.
열. 고열. 오 세상에.
그는 로지를 한 팔로 안고, 유아용 아스피린을 찾아 여러 종류의 병과 상자를 뒤적거리고, 주머니에 넣는다. 그리고 나서 찬장에서 수건을 휙 꺼내서 차가운 수돗물로 적신다. 그기 그녀의 이마에 그걸 누르자 로지는 움찔하고는 울기 시작한다.
“쉬, 쉬” 그는 속삭이고, 이미 거실로 이동한다.
그는 열을 가라앉히고, 허드슨 부인에게 전화하고, 존에게 전화해야 한다. 어쩌면 마이크로프트에게도.
--
존이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셜록이 가슴 위로 그의 목에 침 흘리는 로지를 올려놓은 채 누워있는 것을 본다.
셜록은 완벽하게 기력을 소진한 게 분명한 듯 보였기에 존은 로지를 안아 올리려고 시도하기 전에 그가 괜찮은지 질문한다. 셜록이 자세를 바로 잡으려 하자 그녀는 울음을 터트리고, 꽉 움켜쥔다. 셜록은 그녀를 꼭 끌어안으며 달래고, 존을 대신해 죄책감을 느끼지만, 마찬가지로 누군가 그녀가 원하지 않는데도 이 작은 아이를 데려가려고 한다면 맹렬할 정도로 보호적으로 군다. 그는 그녀에게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줄 것이다.
“괜찮아,” 존은 그녀의 이마 위로 흘러내린 곱슬머리 한 가닥을 쓸어 올리고, 그녀의 눈물을 닦으며 말한다. “미안해 강아지. 아빠가 왔어. 괜찮아.”
--
그녀가 안정되자, 존은 셜록이 유아용 약을 더 사오도록 밖으로 보내고, 셜록은 나가려고 하는 것만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낸다. 그녀에게 10분 내로 돌아올 거라고 약속한 뒤에야, 셜록은 마치 삼중 밀실 살인 현장으로 가는 양 움직인다.
그는 사려는 물품들을 카운터 위에 쏟고, 점원이 입력하는 동안 꼼지락거리는 것을 거의 멈출 수 없다. 그녀는 공감하며 미소 짓고, 박스들을 턱으로 가리킨다.
“아가가 아프군요?”
“네,” 셜록은 짧게 대답한다.
“첫 아이에요?”
“…네. 뭐. 그는 그렇죠.”
점원은 눈썹 양쪽을 들어올린다. 셜록은 콧방귀를 뀐다. “제… 플랫메이트요. 친구에요. 그의 딸이에요. 그녀는 아프니 전 이걸 빨리 가져가야 해요,” 그는 쏴붙인다.
“아우,” 점원은 혀를 차고, 화면을 보며 입력한다. “당신 아이도 아닌데 당신 좀 봐요.”
“글쎄, 그녀는 제 대녀에요. 그건 마치 그녀가… 제 아이 같은 거에요.”
그녀는 멈춘다. “그럼, 그녀는 당신 아이에요.”
셜록은 얼굴을 찌푸린다. 솔직히, 그는 이럴 시간이 없다. “아뇨.”
그녀는 눈을 깜박거린다. “그렇지만. 그녀는 당신이랑 같이 살아요?”
셜록은 끙 신음한다. “네, 제발 좀 빨리.”
점원은 아랫입술을 문 채 박스들을 비닐 가방 안으로 넣는다. 셜록은 그녀의 머리 속에서 서툴게 돌아가는 녹슨 톱니바퀴 장치들을 볼 수 있다. 그는 로지가 괜찮기를 바라고, 그녀는—
“그녀는 당신의 플랫메이트-친구의 딸이고, 당신과 같이 사는 대녀인데, 당신은 그녀가 생애 처음으로 아파서 마치 나뭇잎처럼 떨고 있으니, 그건 그녀가 처음으로 아픈 당신의 아이이기 때문이죠?” 그녀는 셜록의 카드를 휙 긁고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들어올린다. “이봐요, 당신은 아버지에요. 당신이 그냥 그걸 몰랐던 거고요.”
그리고 바로 그렇게, 셜록의 온 세계가 갑자기 멈춰 선다. 그의 카드가 그의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진다.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는 점점 커지며 우르릉거리고, 그건 마치 차원 자체가 신음하며 산산이 부서지는 것만 같다. 마치 시스템 어딘가의 갈라진 틈이 비틀리고 휘어지다 마침내 그의 삶이 트랙을 벗어나는 것처럼. 갑자기 숨이 훅 빠져나가고, 그는 빠르게 눈을 깜박거린다. 말하려고 노력한다. 그건 아니… 그녀는….
“아니, 전… 전 아니…” … 그의 양손에 또 다른 삶을 쥐어주는 사람? 그 안위가 전적으로 셜록에게 달려 있어서 망쳐서는 안 되는 또 다른 삶… 낮잠 시간이면 이불을 덮어주고… 울 때면 안아주고… 이게 어떤 뜻인지 끈기 있게 계속해서 다시 말해주고… 크게 입을 벌린 공허함을 작은 웃음과 키스로 채워주는…
점원은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고는 비닐봉지를 들어올린다. “당신은 그녀를 보살피지요?”
“전…”
“그녀를 먹이고요?”
“…전…”
“목욕시켜주고, 책을 읽어주고, 놀아주죠?” 그녀의 눈이 손에 들린 비닐봉지로 깜박이며 내려간다. “아마도 겨우 24시간 갈 열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약을 사러 약국까지 초조하게 달려왔고요?”
셜록은 멍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는 앞으로 몸을 기울이고, 다 알고 있다는 듯 부드럽게 미소 짓는다. “이제 당신 삶에서 그녀가 없었던 세계를 떠올릴 수 있나요?”
셜록은 입을 벌리고, 충격과 혐오로 눈을 크게 뜬 채 고개를 젓는다.
그녀는 윙크한다. “내 남편이 딱 그래요. 당신은 아빠에요.” 그녀는 축 늘어진 손에 봉지를 들려준다. “그럼 그걸 뭐라고 부르겠어요?”
세상이 부르르 진동하며 다시 움직임을 되찾고, 그건 생기 있고 아름답고 느리다. 셜록의 심장이 쿵쿵 뛰고 따뜻하고, 마치 풍선 같다. 팽창하고 수축하는 것을 반복하지만 팽창할 때마다 점점 더 커지고.. 그건… 그건 사랑이었다…
점원은 얼굴을 찌푸린다. “어서 가요. 집에 아픈 아기가 있잖아요. 얼른 그녀에게 가요.”
로지.
로자먼드 메리 왓슨.
셜록의 입술이 저절로 둥글게 휘고, 그는 절실하게 그의… 그의 작은 아이를 봐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제 온 세상을 뒤집은 그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더듬거리고는 서둘러 밤거리로 뛰어 나온다. 서둘러 집으로 달려간다.
다리와 정신은 똑같이 빠르게 질주하고, 가슴을 문지르는 것을 멈출 수 없다. 그리고 빌어먹을 입에서 미소가 떨어지지 않는다. 그는 지금 당장 로지의 건강에 대해 걱정해야 하고, 미치광이처럼 웃어서는 안 된다. 존이 경고할 것이다… 존. 셜록은 다시 가슴을 문지르고, 모퉁이를 돌아, 지하철 역을 지나친다.
그들은 결코… 결코 그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 없었다. 그녀의 삶에서 셜록이 정말 어떤 의미일지. 그렇지만 셜록은 안다. 셜록은 그들이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 암암리에 알고 있다. 그들이 그에게 어떤 존재인지. 밤에 존이 집으로 온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가 퇴근할 때마다 로지가 옹알거리고 셜록이 그녀를 존의 품으로 안겨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침이면 반대로 존이 그에게 그녀를 안겨줄 때면 그녀가 행복하게 소리를 내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는 문을 쾅 열고 흐릿한 상태로 계단을 오른다… 그리고 바로 거기 그들이 있다. 품 안에 아이를 안고 가만히 흔들고 조용히 노래를 흥얼거리는 존. 그의 가족.
그들은 그의 가족이다.
존이 고개를 들어 그를 보며 미소 짓고, 셜록의 심장이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정도로 부푼다. 그의 가족. 그토록 절박하게 원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했지만 어째서인지 이미 그의 것이 된.
로지가 자세를 바꾸고, 셜록은 사온 것들을 존의 발치에 내려놓고 앞으로 다가가서, 몸을 굽혀 그녀의 따뜻한 볼에 키스한다. 그는 균형을 잡기 위해 존의 무릎에 손을 올리고, 다시 그녀를 안은 사람이 자신이기를 몹시도 바란다. 그렇지만 그렇게 될 것이다. 때가 되면.
“그녀는 어때?”
“괜찮아.”
안도하며, 셜록은 깊이 숨을 쉰다. “다행이군.”
존은 고개를 내젓고 셜록의 손을 토닥거린다. “그녀는 괜찮아. 너도 괜찮고.”
셜록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거의.
“헤이.”
셜록은 고개를 든다. 한번 더 존의 눈을 들여다본다.
잠시, 존은 셜록의 얼굴을 훑어보고, 셜록의 손을 꽉 쥔다. “넌 잘 했어. 그녀를 돌봐줘서 고마워.”
“그다지 한 건 없어. 사실 패닉했지.”
“아니야. 넌 잘 했어. 그리고 나도 그건 알아, 왜냐하면 그녀는 너와 함께여서 진정했고 이제 괜찮아. 그녀는 널 믿어.”
두렵게도, 눈이 따끔거리기 시작하자 그는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녀는 그래, 셜록. 난 우리가… 이 모든 일을 이해하는 중이라는 걸 알아. 그렇지만 이건 알고 있어: 그녀는 널 몹시 사랑해 그리고 그녀는 네게 의지해도 된다는 것을 알아.”
이제 그의 목에서 흐느낌이 새어 나오려 하고, 셜록은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존은 아래로 몸을 기울이고, 다시 그의 손을 꽉 쥔다. “그럼. 넌 그녀가 널 필요로 할 때 그녀가 필요로 했던 것을 해줬어.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았어.” 셜록은 눈을 질끈 감고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넌 절대 그러지 않아,” 존은 속삭인다.
셜록은 코를 훌쩍이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더 좋은 생각이 떠오르기도 전에 재빨리 우선 로지에게, 그리고 존의 볼에 키스한다. 존의 눈이 커지고 다른 뭔가 말할 수 있기 전에, 셜록은 몸을 일으켜 멀어진다.
“고마워, 존.” 그는 한 발 더 뒤로 물러서고, 몸을 돌려 자리를 뜨려고 하지만, 멈춘다. “난… 난 절대 그러지 않기를 바라. 두 번 다시는.”
그리고 그는 자리를 뜨고, 그 동안 내내 등 뒤로 존의 시선을 느끼지만, 솔직히 그건 견딜 수 없고 잠시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 로지는 이제 계속 지켜봐 줄 의사인 아빠가 왔고, 셜록은…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해할 시간이 필요하다.
---
나중에, 로지의 상태가 호전되고 그날 밤 그녀의 요람에 안전하게 내려놓고 나서, 그와 존은… 각자 생각해낸 것들에 대해 어색하게 서로에게 감사를 나누고 난 뒤, 셜록은 그의 방에서 서성거린다. 그는 마이크로프트의 번호를 누르고, 그가 이미 반대하고 있다고 말하자 형의 비위를 맞춘다.
“로지를 내 유언장에 올려줬으면 해.”
“… 넌 이미 존을 추가했어. 분명히, 그걸로 충분해.”
“아니. 확실히 하고 싶어, 그리고 만약 무슨 일이라도 벌어진다면 내가 그녀를 돌볼 거라는 걸 알리길 원해, 그러니 제발. 수정해줘.”
선 반대편에서 침묵이 흐르고, 그 때문에 그가 이를 사려야 했겠지만, 그건 형제에게는 뜻밖의 일이리라 생각한다. 어쨌든 그건 그를 위한 것이었다.
“넌 이제 내가 로지를 내 아이로 생각한다는 것을, 그래서 넌 그녀의 삼촌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해.”
“뭐라고 했니?”
“아니. 넌 로지의 삼촌이 될 거야, 그 말은 그렇게 행동하기 시작해야만 한다는 뜻이야. 그녀는 오늘 밤 얼마 안 되는 생애 처음으로 아팠어, 그리고 마이크로프트? 만약 큰형으로서 행동했던 것보다 애지중지하는 삼촌으로서 더 잘하지 않는다면, 후회하도록 해주겠어.
그러자 마이크로프트는 셜록이 이전에는 거의 들어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말을 더듬는다.
“그녀는 토끼를 좋아해.”
“…토끼라고?”
“털이 보송보송한 걸로.”
아침이 되자, 존은 졸음에 겨운 로지를 안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셜록의 품으로 안겨주기 위해 아래로 내려온다. 셜록은 그녀에게 굿모닝 키스를 하고, 로지는 그의 목덜미로 부비며 코를 킁킁거린다. 셜록은 로지가 과도하게 졸음에 겨운 척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씩 웃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들을 둘 다 테이블에 앉히고 아침을 준비할 채비를 하고, 존은 깜짝 놀라며 펄쩍 뛴다.
“대체… 이건 뭐야?”
셜록은 씩 웃는다. “토끼 장난감이지.”
존은 고개를 흔든다. “아니, 저건 장난감이 아니야. 저건 털이 잔뜩 난 고질라잖아.”
셜록은 존 너머로 그… 다소 큰 동물 인형을 보기 위해 고개를 쭉 뺀다.
“천장 높이의 거대한 토끼야, 그렇지만 동시에 장난감이고. 봐.” 그는 로지를 제 옆구리에 끼고는 가리킨다. “로지. 저기를 봐. 마이크로프트 삼촌에 네게 뭘 줬는지 봐.”
존은 눈을 크게 뜨고 몸을 휙 돌린다. “누구 삼촌?”
로지는 자신의 컨디션을 최대한 이용해서,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천천히 눈을 뜬다 – 그리고 숨을 멈춘다! “또끼!”
갑자기 활기 차서, 그녀는 셜록의 무릎에서 스르르 미끄러져 내려와, 거실로 곧장 달려가고, 마이크로프트가 배달해둔 방 크기만한 토끼의 부드러운 배로 곧장 뛰어든다.
여전히 입을 떡 벌리고 있던 존은 충격에 잠겨 미소 짓고는 고개를 내젓는다. “대체 언제부터 마이크로프트가… 모르겠어, 신경 썼다고?”
“내가 그리 만들었어. 그리고 어쨌든 우리 딸이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봐.”
존은 다시 씩 웃지만 그때 멈춘다. 셜록은 재빨리 고개를 푹 숙이고, 로지의 아침을 준비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인다. 너무 일렀어.
존은 그가 있는 쪽으로 터덜터덜 걸어와, 그의 의자에 서성거린다. 셜록은 볼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지만, 존은 예상치 못하게 그의 어깨에 한 손을 올린다.
“맞아. 우리 딸이지. 그래.”
놀라며, 셜록은 몸을 돌리고, 존을 보며 미소 짓는다. “… 그래.”
“맞아,” 존은 말한다. 그는 목을 가다듬는다. 거실에서, 로지의 즐거움에 찬 비명소리가 그 전파력을 키워나간다. “맞아. 그럼, 비켜라, 이 작은 고블린!” 존은 부르며 플랫을 가로질러 뛰어가, 마치 몬스터처럼 소리치고, 거대한 토끼인형으로 점프하고, 착지한 뒤 무자비하게 로지를 간지럽힌다.
셜록은 테이블을 밀치고, 미소는 얼굴 전체로 퍼진다. “맞아.”
결국, 어쩌면 그가 자신을 아버지처럼 느끼게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그는 아버지가 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는 그저 그에 준비되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존과 함께.
셜록은 일어나서 존과… 그들의 딸이 낄낄 웃으며 노는 것을 지켜보기 위해 주방을 가로지르고, 너무 행복해서 마치 붕붕 떠서 그들에게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현재로서는, 그 대신 그는 그저 존의 뒤를 따라서 점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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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azriona
*원문 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482474
dukjil님께서 추천해주신 픽으로, 재밌게 잘 보았습니다 :)
존은 주방 테이블에 앉아서 지난 2주동안 무시해왔던 고지서를 지불하려고 애쓰던 중이었다. 즐거울 만한 과정은 아니었고, 다른 방에서 마치 두살배기 아기처럼 구는 다 큰 남자 때문에 상당히 덜 즐거워지고 있는 중이었다.
“지루해!”
존은 그를 무시했고, “즉시 지불해야 하는 것”과 “몇 주 더 연기할 수 있는 것”을 분류했다. 첫 번째 무더기는 놀랄 만큼 컸다.
“차!”
존은 첫 번째 고지서인 전기 요금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그는 오랫동안 지불액을 빤히 바라보았고, 조심스럽게 무더기 제일 아래로 고지서를 끼워 넣었다.
“존, 차!”
다음 고지서는 핸드폰 요금이었다. 존이 결국 문자 요금제로 바꿨기에 (그건 셜록의 초과분을 커버했다), 그건 최소한 상대적으로는 행복하게도 작은 편이었다. 그는 다소 안도하며 수표 책을 꺼내 들었다.
그가 수표를 쓰고 있는 사이 셜록의 핸드폰이 웅웅 울리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핸드폰!”
“네 거야,” 존은 고개도 들지 않고 대답했다.
“그래, 그런데 어디 있지?”
“몰라.”
핸드폰은 계속 웅웅 울렸다; 셜록은 베개와 종이와 이불과 다른 잡동사니들을 이리저리 던졌고, 마침내 냉장고 안에서 핸드폰을 찾아냈다. 존은 그게 제법 괜찮은 장소라고 생각했다.
“레스트라드야,” 셜록은 희망에 차서 말했다.
“오, 좋아, 어쩌면 누가 죽었나봐,” 존은 건조하게 말했다.
“제발 재미있는 게 있다고 말해줘요,” 셜록은 그런 종류의 일을 제공하는 레스트라드의 능력에 대해 얼마나 미덥지 않아 하는지를 드러내는 어조로 핸드폰에 대고 말했다.레스트라드가 말하는 사이 침묵이 흘렀다; 존은 그 동안 거기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려 애쓰며 인터넷 요금 고지서를 훑어보았다.
30초간 들은 뒤, 셜록은 선언했다. “뻔하군.”
존은 테이블 위로 거의 머리를 박을 뻔 했다.
“오, 글쎄 그 디테일은 말하지 않았잖아요,” 셜록은 분명히 구미가 당기는 목소리로 말했다. “30분.”
그는 핸드폰을 끄고, 한발 앞으로 내딛고는 폭발적으로 “예스”라고 소리치며 주먹을 앞으로 내질렀고, 그에 존의 심장이 쿵쿵 뛰었다.
“그럼 사실은 뻔한 게 아니구나, 그런 거지?”
“전혀 그렇지 않아, 존, 네 명의 여성이 도시의 각기 다른 세 지역에서 정확히 똑같은 시간에, 정확히 똑같은 무기로 살해당했어. 이건 훌륭해 환상적이야, 내가 원하던 바로 그런 것이야—“
존은 한숨을 내쉬고 책상에서 마지막으로 봤던 계산기를 찾으러 갔다.
“잘 됐네. 난 한 시간 뒤에 진료소로 가야 해.”
“자네가 필요하지는 않을 거야, 내일 저녁까지는 깔끔하게 해결하고 매듭지을 수 있을 거야,” 셜록은 쾌활하게 말했다. 그는 주방 테이블 주변을 춤추듯 누비고는 그의 코트를 가지러 갔다. “계속 고지서랑 놀아, 존, 기다리지 말고.”
그리고 그 때, 세 가지 일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존은 계산기를 찾았다.
셜록은 스카프를 맸다.
그리고 나서 어떤 예고도 없이, 마치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인 양, 셜록은 열렬하게 팔을 뻗어 존의 어깨를 잡고는 그에게 키스했다.
제대로.
입술에.
그리고 존이 진실만을 말해야만 하는 거라면, 그건 그럭저럭 괜찮았다.
셜록은 그 뒤 그를 놓아주고는 폴짝폴짝 뛰면서 – 폴짝폴짝 뛰면서 – 플랫을 빠져나갔고, 쿵쾅거리며 계단을 내려가자, 문이 그의 등 뒤로 쿵 닫혔다.
반면, 존은 책상에 주저 앉아서, 생의 가장 마지막 몇 분을 되새김질 했고, 모든 사람들이 합판 뒤에서 팔짝 뛰쳐나와 “깜짝 놀랐지!”라고 외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요란하던 발소리가 계단을 반쯤 내려가다가 멈췄고, 정적이 흐르고, 그 뒤 조심스럽고 훨씬 더 차분하게 다시 계단 위로 올라왔다. 문이 열렸고, 그 너머에 셜록이 서 있었다. 존은 그의 얼굴에 떠오른 깜짝 놀라고 혼란스러운 그 표정이 아마도 자신의 표정과 똑같지 않을까 생각했다. 최소한 그가 느끼고 있는 감정과는 일치했다.
“내가 자네에게 키스했어,” 셜록은 조심스럽게 그 말들을 내뱉으며 말했다.
“응, 그랬어,” 존은 말했다.
“전에는 그걸 한 적 없어.”
“응, 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
“흐음,” 셜록은 말했다. “사중살인에 대한 열광적인 반응?”
“그런 거라면 그다지 좋은 건 아니야,” 존은 말했다.
“그래 아마 그러겠지.” 셜록은 손가락 끝을 모으고, 생각에 잠겨 제 입술을 톡톡 두드렸다. “난… 어… 어느 부분이 그다지… 좋지… 않은 거지?”
존은 그것에 대해 생각했다. 잠시 시간이 걸렸다. “타이밍이.”
“오, 그럼 그런 거군,” 셜록은 말했고, 다시 문을 닫고는 이번에는 훨씬 더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갔다.
존은 발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다시 한번 더, 소리는 내려가던 중 멈췄고, 정적이 흐른 뒤, 다시 위로 올라왔다.
“그럼, 키스 그 자체. 그건 괜찮은 거야?”
“그런 것 같아,” 존은 말했다. “그렇지만 지금 그걸 과도하게 처리하지는 않으려는 중이야.”
“오. 왜?”
“글쎄. 타이밍.”
셜록은 고개를 끄덕이고 문을 닫았다.
이번에 그는 계단을 반도 내려가지 않았고 다시 돌아왔다.
세 번째로 문이 열렸을 때, 존은 셜록이 말하기를 기다리지도 않았다.
“오, 정말이지—“ 그리고 존은 단 두 걸음 만에 방을 가로지르고는 팔을 뻗어 셜록에게 키스했다.
제대로.
철저하게.
혀를 써서.
“오,” 셜록은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
“살인 사건을 해결하러 가라고,” 존은 말했다. “난 이제 고지서를 처리해야 해.”
“오케이,” 셜록은 멍하니 말했고, 존은 그를 돌려 세우고는 문 밖으로 밀어낸 뒤, 문을 잠갔다.
셜록은 다음날 저녁시간 때까지 살인 사건을 해결했다. 존은 주방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었고, 전날의 용기를 끌어 모은 셜록은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성큼성큼 걸어 들어와 테이블 위로 코트를 떨구고, 존을 빙글 돌려 세우고는 그에게 키스했다.
제대로.
철저하게.
그리고 존이 그의 어깨에 양손을 올리며 더 성큼 다가오며 반응하자 믿을 수 없이 기뻤다.
키스는 오랫동안 이어졌고, 셜록은 한숨을 돌리면서 말했다.
“타이밍은?” 셜록은 희망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나아졌어,” 존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말했다.
“자네 얼굴을 찡그리고 있어. 왜 찡그리는 거야? 무슨 문제 있나?”
“응,” 존은 말하고는 그를 침실로 이끌었다. “장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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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sussexbound (SamanthaLenore)
* 원문 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5932567
사실 갑자기 꾸금이 땡겨 시작한 건데 막상 하고 보니 보송보송한 G등급이었던 것 같습니다...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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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제가 사랑해 마지않는 별밤 작가님의 텀블에서 본 짧글입니다.
요증 랑야방 보면서 하느라 속도가 안 나서 죄송합니다 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파트도 최대한 빨리 가져오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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