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coming
- 단편
- 2016. 5. 9. 19:56
- Posted by SHJW비인
Homecoming
w.Antecedent
*원문 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3754777
그렉 레스트라드는 셜록 홈즈에게 무슨 문제가 생기면 언제나 알아차렸다.
탐정이 중독자였던 때, 그는 언제나 흥분하고 에너지에 찬 모습으로 범죄 현장에 나타났고, 그 외에는 약에 진탕 취한 채 들어와서 아무 데나 쓰러졌고, 제대로 된 문장도 거의 구사하지 못할 정도로 엉망진창이었다. 그 명민한 사람이 그렇게 망가지는 것을 보는 건 레스트라드에게는 고통이었고, 그가 제정신일 때 그건 신에게 받은 선물 같았다.
그가 깨끗해진 뒤 그는 10년은 더 어리게 보였고, 말을 더듬거나 뭉개지는 법 없이 말할 수 있었고, 건강해 보였다. 치료받은 뒤 처음으로 셜록을 봤을 때, 레스트라드는 거의 울 뻔했다. 그는 범죄현장에 나오기 시작했고, 시신 주위를 춤추듯 돌아다니며 미친 놈처럼 추론을 던져댔고, 몇 시간 내로 사건을 해결했다. 그걸 지켜보는 건 놀라웠다.
그래서 셜록이 일주일 간 잠도 못 잔 몰골로 범죄현장에 나오기 시작했을 때, 그렉은 버스에 치인 것만 같았다.
처음 몇 번은 거의 알아차릴 수 없었는데, 눈 밑에 다크 서클이 생겼고, 말 수가 점점 더 줄었고, 그건 이상했지만 어쨌든 상대는 셜록이었기에, 그렉은 지나치게 많은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썼다. 그렇지만 탐정이 범죄 현장에 나와서 거기 있는 동안 내내 완벽하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렇게 떠나버리자 레스트라드의 마음 속은 좀먹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여전히 전화하면 왔고, 문자에 응답했지만… 그 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응답하지 않았다.
셜록이 삼중 살인 사건에 나타나지 않자, 그렉은 거의 정신줄을 놓을 지경이었다. 그는 일을 마치자마자 자리를 뜨고는 베이커 가로 향했다. 그는 계단을 올라갔고, 심장이 너무 크게 쿵쿵거려서 벽에 울려 퍼지는 것만 같았고, 조심스럽게 문을 밀어서 열었다. 그는 그 안을 들여다보는 게 거의 두려울 지경이었다.
“셜록?” 그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불렀다. “안에 있어?”
답이 없었다.
그렉은 거실을 둘러 보았고, 마침내 난로 옆 의자에 앉아 있는 탐정을 발견했는데, 그는 기도하듯 얼굴 앞에 양손을 부드럽게 포개고, 시선은 바닥의 한 지점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경감이 다가오는 동안 전혀 움직이지 않고, 그저 계속 거기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렉이 서 있는 곳에서 그는 괜찮아 보였다.
그렇지만 그때, 그는 그를 제대로 보았다.
셜록은 몹시 창백했고, 그래서 다크서클이 더 진하게 보였다. 그의 눈동자는 완벽하게 죽은 듯 텅 비어서, 마치 영혼이 이미 빠져 나가버린 남자의 거죽처럼 느껴졌다. 가슴은 얕게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어서 거의 보이지 않았다. 그는 고통 그 자체로 보였고, 미동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렉은 순간 당황했고, 그를 트렌스 상태에서 빼내기 위해 그의 어깨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는 동공이 확장된 흔적을 찾기 위해 그의 눈을 확인했고, 그리고는 얼굴에서 손을 떼고 주사 자국을 찾았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 행동 자체는 레스트라드를 공포에 질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다시 그 일이 일어나게 두지는 않을 셈이었다.
“셜록! 셜록, 이 자식, 정신 차려!” 그렉은 그의 면전에 대고 소리쳤다. 손가락이 탐정의 어깨에 세게 파고 들었지만 그 남자가 움찔하지도 않는 게 놀라울 정도였다. “셜록 홈즈, 우린 합의했잖아, 기억 나? 네 빌어먹을 형에게 전화할 거야, 이제 정신 차리라고!”
그가 손위 홈즈를 언급하자, 셜록은 마침내 정신을 차렸다. 그는 눈을 두 번 깜박였고, 눈의 무표정함이 걷혔고, 거의 깜짝 놀란 모습으로 그렉을 바라보았다. 턱이 아주 약간 벌어졌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레스트라드.” 그는 평이하게 인사했다. “여긴 언제 왔죠?”
그렉은 안도감을 숨기려고 했지만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네가 봐줬으면 하는 삼중 살인사건이 있다고 말해주려고 문자했지만, 네가 답하지 않았어.”
셜록은 몸을 일으켜 세우기 시작했다. “오, 어떻게…”
“넌 시체처럼 보인다고, 셜록!” 경감은 탐정의 얼굴을 면밀히 살펴보며 반쯤 소리쳤다. 셜록은 한쪽 눈썹을 들어올렸다. “마지막으로 잔 게 언제야? 먹은 건? 넌 부랑자처럼 보인다니까!”
탐정은 눈을 깜박거렸다. “오늘이 며칠이에요?”
“화요일, 왜?”
그는 마치 상황을 종합해보려는 듯 다시 눈을 깜박거렸다. “내가 마지막으로 당신을 본 게 언제였죠?”
“지난 주 금요일, 그렇지만…” 갑자기 그는 연관성을 이해했고, 그 남자에게 팔을 뻗어 주먹을 날리고 싶어졌다. “셜록, 다시 약 하는 거야?”
셜록은 콧방귀를 뀌었다. “멍청한 소리 하지 말아요.”
그렉은 들은 말 전부를 이해하느라 잠시 시간이 걸렸다.. 그는 그 남자를 믿고 싶었고, 정말 믿었지만, 그는 시체처럼 보였다. “확실해?”
“네, 물론이죠, 이제 내게 사건을 줄 건가요 말 건가요?”
경감은 가슴께에 팔짱을 끼었다. “글쎄, 만약 여덟 시간 전에 답을 했다면 줬겠지.” 그는 그 남자를 한번 더 훑어 보았고, 그가 하는 것처럼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거짓말 하는 건지 여부를 자신도 추론할 수 있었기를 바랬다. 마약 사용의 증거인 주사바늘과 확장된 동공을 제외한 모든 게 있었지만, 그는 증거가 없었다. “셜록, 정말 괜찮은 거야, 넌 끔찍해 보인다고.”
셜록은 경감이 무슨 말을 하는지 단서도 잡지 못한 듯 눈쌀을 찌푸렸다. “전… 괜찮아요.”
그렉은 확신하지 않았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문제로 압박하는 건 되려 그를 격분하게 만들어 입을 다물게 할 뿐이었고, 현재보다 덜 협조적이 될 뿐이었다. “좋아, 불쑥 쳐들어온 건 미안해, 그냥… 네 몸 좀 돌보라고. 좀 쉬어. 원한다면 내일 전화할게. 봐줬으면 하는 사건이 몇 개 있어.”
그렇지만 셜록은 그의 말을 무시했다.
그래서, 그는 자리를 떴다.
다음 날 그렉은 그에게 전화했지만, 그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하강하는 사이클은 한 달 동안 이어졌다. 셜록은 말하는 것도, 먹는 것도 그만 두었고, 그건 끔찍했다. 그렉은 실제로 일 때문이기보다는 그를 확인할 생각으로 몇 차례 더 베이커가에 들렀는데, 걱정되어서 죽을 지경이었다. 그는 그 남자가 깨끗하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불시 검문을 했고, 언제나 그랬다.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건 마음이 놓였지만, 그가 그것에 대해 어떠한 말도 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걱정거리였다. 경시청이 탐정의 플랫을 샅샅이 파헤치는 동안, 셜록은 그저 제 의자에 앉아서 그들이 그러도록 내버려 두었다. 날선 발언도, 앤더슨의 지능이나 도노반의 흉보는 태도에 대한 맹비난도 없었고, 그저 완벽하게 침묵했다.
그리고 나서 그는 2주 동안 사라졌다. 허드슨 부인은 그가 어느 날 아침 떠나서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렉은 매일 인근의 모든 마약 소굴과 모든 골목을 확인했고, 그가 어디 있는지 알려줄 만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찾아 다녔다. 그렇지만, 당연하게도 누구도 그를 보지 못했고, 그래서 레스트라드는 그 거물에게 전화하기로 결심했다.
마이크로프트 홈즈는 셜록만큼 영리하고, 그렉에게조차도 열 배는 더 두려운 사람이었지만, 만약 탐정의 행방에 대해 알만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마이크로프트였다. 그는 손위 홈즈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즉시 ‘셜록은 괜찮고 며칠 뒤면 런던으로 돌아올 겁니다, 그렇지만 그가 돌아왔을 때 묻지 않는 게 더 좋을 것입니다,’라는 확언을 받았다. 그렉은 그가 안전한지 물었고, 그가 다시 재활 시설에 들어가기라도 한 건지 묻고 싶었지만, 마이크로프트가 해외에서 미션을 수행하는 중이라고 말했고, 레스트라드는 마이크로프트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미더웠지만 더 이상은 묻지 않았다.
그렇지만, 셜록은 그 주 주말에 돌아왔다. 그렉은 이미 그가 도착했을 무렵 221B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즉시 무시당했다. 그는 탐정에게 말을 걸려고 애썼지만,그 남자는 그저 소파에 동그랗게 몸을 말고 그렉에게 등을 보였다. 경감은 자정이 지날 때까지 머무르며 셜록을 주의 깊게 살폈다. 그는 결코 움직이지 않았다.
2주가 더 그렇게 흐르고, 셜록은 이제 거의 두 달 동안 침묵하고 있었다. 그 시기는 쉽게 그렉 레스트라드의 인생에 있어 가장 공포스러운 시기가 되었는데, 그는 약을 하고 있지 않았지만-마이크로프트가 그에게 여러 차례 확인해줬다- 그는 거기 없었다. 그는 말하지 않았고, 거의 먹지 않았고, 거의 자지 않았고, 거의 움직이지도 않고, 그저 거실 난로 옆 불그스레한 의자에 앉아서 바닥을 노려볼 뿐이었다. 그렉이 처음으로 그의 눈을 들여다 보았을 때 그는 거의 무릎을 꿇을 뻔했다. 그렉 레스트라드는 난폭한 죽음을 보았고, 고통과 격분과 공포를 봐왔지만, 살면서 단 한번도 이토록 고통에 가득 찬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특히 셜록 홈즈에게서는 말이다. 그건 마치 누군가가 그에게서 삶을 산산조각 내어버리고는 껍질만 남겨둔 것만 같았다. 그렉은 다시 마이크로프트에게 전화해서 셜록은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솔직히 그는 그가 몹시 두려웠다.
그렇지만 그때 그는 범죄현장에 나타났다.
쓰레기 압축기에서 발견된 이중 살인이었다. 셜록이 나타났을 때, 레스트라드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고, 그는 뼈만 남은 탐정을 부축하려는 자신을 자제해야만 했다. 그는 여전히 끔찍해 보였고, 여전히 말하지 않았지만, 거기 있었다. 그는 25분간 머물며, 훼손된 시신을 살펴보고는 즉시 자리를 떴다. 그는 떠난 뒤 레스트라드에게 자신이 알아낸 것과 사건의 해결책을 문자로 보냈고, 그걸로 충분했다.
그 주 주말이 되자, 그는 사건을 해결하는 일에 돌아왔고, 심지어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많지는 않고, 그저 추론을 몇 마디 중얼거리는 것에 불과했지만, 그건 도움이 되었다. 그건 그가 나아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독이에요.” 셜록은 발치의 시신을 조사하며 중얼거렸다.
레스트라드는 그의 옆에 웅크려 앉아, 고개를 들어 올렸고, 그 목소리는 마치 천사가 노래하는 것처럼 들렸다. “독이라고?”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시신 중 하나의 입을 벌리기 위해 양손을 들어올렸고, 시신의 혀는 군데군데 물집이 잡히고 보라색으로 변색되어 있었다. “패턴으로 보아, 그건 독을 적셔둔 브레스 스트립처럼 보이는군요. 최초의 타겟은 휠러 씨였어요, 왜냐하면 그는 명백히 누군가 그것으로 그를 독살할 것을 고려할 정도로 충분히 브레스 스트립을 써왔거든요. 요크 씨는 그저 부수적인 피해자일 뿐이에요.” 그의 목소리는 평이하고 단조로웠고, 그가 종종 보이곤 했던 부적절한 흥분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그렉은 보라색 물집 잡힌 혀를 살펴 보았다. “왜 그들을 죽였지? 그들이 무슨…”
“헤이 괴물!” 샐리는 모서리를 돌아 오면서 그를 불렀다. “여기 누가 널 찾아왔어.”
셜록은 한숨을 내쉬고 눈을 굴렸다. “형이라면, 꺼지라고 전해.”
“여긴 좀 바빠, 도노반.” 그렉은 말했지만, 그의 정신 한켠에서는 마이크로프트가 범죄 현장에 올 만한 이유가 뭐가 있을지 생각했다.
도노반 경사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중요하다고 하던데.”
“오, 정말이지.” 탐정은 투덜거리고는 일어섰다. 그는 문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고, 그렉과 샐리는 그의 뒤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게 따라가서 다리 옆으로 나와 섰다. “내가 필요한 그토록 중요한 일이 도대체 뭐길래…” 셜록은 경찰선에 다가서면서 말을 멈췄다. 그렉은 그가 입을 쩍 벌리는 것을 보았고, 시선을 따라가자 다리 아래로 불길한 검은 색 차가 멈춰선 게 보였다.
아무렇지 않은 듯 차에 기대어선 채 어두운 군대식 위장복을 입고, 지팡이를 휘두르는, 단신이지만 탄탄한 체구의 모래빛 금발 남자는 그렉이 한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었다. 그의 존재감은 은연중에 남아 있는 듯 보였고, 거기 있는 대부분의 경관들은 경계하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은 명백히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 군인은 고개를 약간 돌리고, 탐정과 시선을 맞추자 작고 자랑스러운 미소가 얼굴에 퍼지기 시작했다.
“존.” 셜록은 간신히 말하고는, 경찰선 위로 몸을 던져 그 군인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는 그의 목을 양팔로 감았고, 그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보아하니 존이라는 이름의 군인은 미소 짓고 탐정의 곱슬거리는 머리카락 속으로 손을 얽었다.
샐리와 그렉은 입을 쩍 벌린 채 지켜보았다. “도대체 저건 누구에요?” 샐리는 질문했다.
경감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전혀 모르겠는걸.” 그는 앞으로 발을 내디뎠고, 셜록은 군인에게서 몸을 떼어냈지만, 여전히 구명줄이라도 되는 양 그의 유니폼에 매달려 있었다. 그는 울고 있었고, 다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지만, 기쁨에 우러나온 눈물이었다.
“셜록, 괜찮아, 괜찮다고, 진짜 나야, 약속할게, 집에 돌아온 거야.” 군인은 중얼거리며, 다시 탐정을 끌어당겼다. 그 군인조차도 약간 눈물이 고인 듯 보였다. “집에 돌아왔어.”
그렉은 목을 가다듬었고, 셜록은 뒤로 물러났지만, 그 남자의 품에서 벗어날 정도는 아니었다. 눈은 눈물로 붉게 충혈되어 부었지만, 지난 몇 달간 통틀어 가장 행복하게 보였다. “레스트라든, 미안해요, 이건 좀…” 그는 손짓하며 말끝을 흐렸고, 자신의 허리를 단단히 붙들고 있는 그 군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사람은 내… 남자 친구에요, 존 왓슨.”
경감의 입이 다시 쩍 벌어졌다. “남자친구?!” 그의 목소리는 신경질적으로 꽥 터져 나왔다.
군인은 그저 미소 짓고는 그렉에게 자유로운 손을 내밀었다. “당신이 그렉 레스트라드겠군요, 그가 당신에 대해 전부 이야기해줬어요.” 그는 따뜻하게 말했다.
“그가요?”
존은 고개를 끄덕였다. “오, 네. 그래서 말인데 고마워요, 그를 바쁘게 만들어주셔서요. 그가 지루할 때면 골치거리가 따로 없죠.” 그는 어깨로 탐정을 쿡 찌르며 놀렸다.
그렉은 할 말을 잃었다. “어… 미안해요, 전 어… 그는 한번도 남자 친구 이야기를 꺼낸 적이 없어요.”
“네, 단 한번도요.” 샐리는 회의적인 목소리로 동의했다. “뭐, 그가 당신에게 돈이라도 준 거에요?”
존은 한쪽 눈썹을 들어올렸다. “음… 아뇨.” 그 소리는 실제 답이라기보다는 질문처럼 들렸다.
셜록은 그 경사를 노려보았다. “존은 군의관이야. 그는 지난 삼 년간 해외로 파병 나갔어. 심지어 당신조차도 그걸 알아볼 수 있을 텐데, 샐리, 당신 같은 단순한 머리로도 말이야.” 그의 말은 흐르는 독처럼 그들이 서 있는 땅으로 뚝뚝 떨어지는 것만 같았다.
“도노반, 현장으로 돌아가.” 레스트라드는 쏴붙이며, 그 여자를 쫓아 보냈다.
존은 웃음을 터트렸고, 연하의 남자의 허리에 팔을 단단히 감았다. “넌 화낼 때면 너무 귀여워.” 그는 놀렸고, 셜록은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내려 땅을 보았다.
레스트라드의 눈이 거의 튀어나올 뻔 했지만, 그는 전쟁영웅인 남자친구에 대한 존경심의 발로로 재빨리 숨겼다. “그럼… 당신은 3년 간 아프가니스탄에 있었던 겁니까?”
“네. 생각처럼 끔찍하지는 않아요, 좀 덥죠. 그리고 건조하고요. 그리고 시끄럽죠.”
“얼마나 오래 머무실 건가요?”
존은 행복하게 미소 짓고 셜록에게로 고개를 돌렸고 그는 여전히 군복에 매달리다시피 하고 있었다. “영원히요. 이번에는 영원히 돌아온 거에요.”
셜록의 눈에 눈물이 다시 고였다. “자네는 전역했군.” 그는 추측했고, 눈동자는 갑자기 지난 세 달 동안 그를 괴롭히던 걸 레스트라드가 보았던 바로 그 공포와 고통으로 뒤덮였다. “자네는 세 달간 실종되었어, 존, 무슨-“
“셜록, 그러지 마.”
“자네를 찾기 위해 갔었어, 마이크로프트의 부하들과 같이 자네를 찾으러 거기까지 날아갔었지만 난 절대-“
“셜록, 그만해.” 존의 군대식 말투가 본능적으로 제법 크게 튀어 나왔고, 그는 손을 뻗어 탐정의 코트를 쥐고 다시 그를 가까이 끌어당겼다.
여전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혼란스러운 상태에 빠진 그렉은 셜록이 군인의 품에서 몹시 부들부들 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그는 상황을 종합해보려고 시도했다. 자네는 세 달간 실종되었어, 존. 그의 눈이 커졌다. “당신은 작전 중에 실종된 거군요.” 셜록이 그렇게 엉망이었던 게 놀랍지 않군.
존은 연하의 남자를 놓아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급습당했어요.”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조용히 말했다. “전 그냥 의사가 아니에요, 대위이기도 했지요. 그들은 제가 책임자라는 것을 알았고, 어깨를 쏘고는 절 데려갔어요. 저와 다른 몇 명은 세 달간 외딴 감옥에 갇혀 있었죠. 우울한 디테일은 넘어가도록 하고, 그들은 며칠 전 우리를 찾아냈어요. 전 명예롭게 전역했고, 그의 형에게 전화했고, 우린 제가 여기 있는 그를 찾아간다면 그에게 놀라운 깜짝 선물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는 셜록의 손을 잡고는 그를 다시 가까이 끌어당겼다. “집에 돌아왔어. 이번에는 아주 돌아온 거야. 다시 가지 않을 거야.”
눈물이 가득 차올라 집에 가는 동안 거의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떨고 있던 탐정은 눈물을 닦아내고 존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자네가 죽었다고 생각했어. 그들은 자네가 죽었다고 했어, 존, 그들은 자네가 살아남았을 가능성이 없다고 했어.” 그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 히끅거리며 흐느낌이 가슴에서부터 터져 나왔고, 마치 놓으면 그가 사라지기라도 할 것처럼 군인의 상반신을 감싸 안았다.
“알아, 알고 있어, 정말 미안해, love.” 존은 속삭이며 다시 그를 가까이 당겼다. “그렇지만 이제 여기 있잖아. 영원히 여기 있을 거야. 어디에도 가지 않아.” 그는 몸을 떼어내고 셜록의 이마에 입술을 꾹 눌렀다. “그리고 난 정말 끔찍한 남자친구였고, 내가 영원히 집에 돌아왔다는 것을 네게 증명하고 싶었어, 그들이 날 그 빌어먹을 감옥에 던져 넣은 이래로 줄곧 생각해왔던 것을 하고 싶었어.” 그는 약간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난 3년 간 멀리 가 있었어. 총에 맞았고, 구타 당했고, 장기간 어두운 굴에 던져졌고, 불에 지져졌고, 네가 생각할 수 있는 다른 모든 끔찍한 일을 겪었어, 그리고 그러는 내내 난 언제나 널 생각했어. 네게로, 집으로 돌아가는 꿈을 꿨고 이제 돌아왔으니 때가 된 것 같아.” 그는 그렉에게 미소 지었고-그리고 나서 절룩거리는 다리 때문에 몹시 고군분투하며-한쪽 무릎을 꿇었다.
“존?” 셜록은 눈을 크게 뜨고서 숨을 멈췄다.
그렉의 심장이 최소한 네 번은 불규칙하게 뛰었다. 입이 쩍 벌어졌고, 잠시 그는 존 왓슨의 지팡이를 주워 그를 일으켜 세워야 하는 건가 생각했다.
군인은 입술을 깨물었고, 눈동자는 눈물로 반짝거렸다. “지금이 프로포즈 하기에는 정말 부적절하다는 건 알아, 우린 범죄현장에 있으니까, 그렇지만… 셜록 홈즈, 나와-“
“그래.” 셜록은 간신히 말했고, 존이 문장을 끝까지 말할 여지도 주지 않고 몸을 굽혀 존에게 다시 입술을 부딪혔다.
군인은 일어서서 키스하는 동안 연하의 남자를 더 꽉 끌어안았고, 마치 세상이 그에게 준 가장 아름다운 것인 양 포옹했다. 셜록은 여전히 그의 성한 어깨에 얼굴을 묻었고, 마침내 고개를 들었을 때, 그의 얼굴에는 가장 환한 미소가 맺혀 있었고, 마치 아이처럼 보였다. “레스트라드, 존은 의사이고, 군의관이기 때문에 그는 좋은 의견을 내줄 수 있을 거에요, 그에게 시신을 보여주겠어요.”
“셜록, 여긴 비공개 현장이잖아.” 존은 그를 부드럽게 핀잔했다. “네가 말한 걸 들어보면, 그는 널 여기 들여보내는 것만으로도 룰을 어기고 있다고, 난 그렇게는-“
“물론 되죠.” 레스트라드는 끼어들었고, 셜록에게서는 환한 미소를, 존에게서는 충격 받은 표정을 이끌어냈다. 경감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당신은 우리 중 누구보다도 더 전문가에요, 닥터 왓슨.”
탐정은 존의 군복 소매를 잡아 끌기 시작했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깨닫기도 전에, 이제 막 약혼한 커플은 시신 앞에 쪼그려 앉아서 셜록은 지나치게 열성적으로 추론을 쏟아내는 동안, 존은 너무도 헌신적이고 정말 애정 어린, 그리고 자랑스러움에 가득 찬 미소로 그를 바라보았고, 그렉은 정말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는데 자신이 보기에는 지나치게 귀중한 뭔가를 침해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그 두 남자가 이야기하는 동안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고, 그들은 나타나자마자 이미 길 저쪽으로 뛰어가며, 존은 ‘만나서 반가웠어요, 그렉!’이라고 외쳤지만, 시멘트 벽 뒤의 터널로 사라졌고, 경감은 당황과 동시에 이상하게도 자랑스러운 감정이 차 올랐다.
그들이 가자 샐리는 그에게 다시 돌아왔고, 그 때에는 거의 하얗게 질린 얼굴이었다. 그녀는 어깨 너머로 그들이 가버렸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전… 그걸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렉은 멍한 상태에서 퍼뜩 정신을 되찾고는 고개를 돌려 그녀를 보았다. “뭘 생각한다고?”
그녀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괴물이 방금 약혼했잖아요. 누군가 그와 함께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그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게…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무 것도 생각할 필요 없어.” 그는 쏴붙었고, 피부 아래로 분명한 분노가 부글부글 끓었다. “그들을 내버려둬.” 그 말을 내뱉고, 그는 다시 자신의 경찰차로 성큼성큼 걸어갔고, 셜록이 알아낸 것을 문자로 보내주기를 기다렸다.
그는 갑작스럽게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앞좌석에 앉으면서, 셜록이 겪은 지옥 같았던 지난 3개월을 되짚었고, 만약 존이 결코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면 탐정이 무슨 짓을 저질렀을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말 위험했던 밤들이 이어졌고, 존이 정말 살아있기나 한 건지 여전히 확신할 수 없었던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 그는 살아있었고, 그들은 함께 사건을 해결하고, 약혼했고-신이시여, 셜록 홈즈가 약혼했다고 말하는 게 얼마나 이상한 느낌인지- 그리고 무엇보다도,그들은 행복했다. 셜록은 행복했다. 그리고… 결국, 그 생각만으로 그렉도 행복했다.
4년 전, 그렉 레스트라드는 셜록 홈즈가 밤마다 투약했던 마약으로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오늘 그는 그가 새벽의 노래보다 더 사랑하는 남자와 약혼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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