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8



 

John Watson <jwatson57@gmail.com>   11:58  AM

 

to: Sherlock

 

 

 

 

셜록,

 

뭐라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아마 정말 많이 미안하다는 말로 시작하는 게 가장 적절하겠지맙소사어젯밤 펍에서 나온 뒤 내가 보냈던 그 이메일과 문자는 정말 미안해솔직히 보냈다는 것도 기억이 안 나내가 말했던 것의 99퍼를 무시해준다면 더 좋을 거라고 네게 말해줄 필요도 없겠지살면서 이렇게 당황스러운 적은 없는 것 같아그게 어디서 튀어나온 건지도 모르겠어.

 

오늘 아침 속을 게워낸 뒤거의 한 주전자쯤 되는 커피를 마시고 나서폰을 확인했고다시 전부 토해버리고 싶었어미안해정말그냥네가 필요한 만큼 삭제해줘넌 그렇게 할 수 있잖아맞지필요하지 않은 것을 그냥 삭제하는 거?

 

마찬가지로어제 허드슨 부인에 대해서 너에게 벌컥 화냈던 방식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하겠지그건 공평하지 않았어네가 말한 대로 그녀는 네게 엄마 같은 사람이었고,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그녀에게 안부 전화 한 번 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 네가 궁금해하고 염려했던 건 타당한 거야.

 

그렇지만 이게 내게는 어려운 거라는 걸 이해해줘야만 해이런 너 말이야내 말은난 네가 그녀에게 애정을 품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한번은 그녀에게 손을 댔다는 이유로 한 사람을 거의 죽일 뻔 했잖아그렇지만 너의 이런 면은그녀의 마음이 아팠을 거라고그녀가 나 때문에 외롭고 버려진 느낌을 받았을 지도 모른다고 네가 이해하고 걱정하는 건… 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더 이상 네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어.

 

몇 년 전 바츠 옥상에서 모리아티가 꾸며놓은 그런 상황에 직면한다면이제는 다르게 행동할 거라고 네가 말했을 때 난 어느 정도는 네 말을 믿어그 때 네가 그랬던 것처럼 날 버리지는 않을 거라는 걸 믿는다고 생각해가끔 난 그걸 믿는다고 생각하지만어떨 때는 내 자신에게 속지 말라고 말하곤 해.

 

만약 내가 제대로 네 말을 이해한 거라면넌 근본적으로 내가 첫 18개월동안 알았던 너는 그 아래에 숨어있던 너와는 다르다고그리고 넌 그 다른 너를 내게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어그렇지만 왜그게 내가 이해하지 못한 거야?

 

난 네가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 걸 알아그건 이해해제기랄난 거의 늘 사람들이 싫어그게 내가 원래 외과의로 수련하고보건의로 지내는 걸 싫어하는 이유야보건의로 지낼 때는 사람들하고 더 자주 대화해야만 하거든외과의일 때에는 사람들은 대부분 의식이 없어훨씬 낫지그러니난 그건 이해해좋아그렇지만 그건 나였어,셜록의뢰인이나 길에서 마주치는 아무개가 아니라그건 나였고넌 내가 처음부터 특별하다고 말했어그럼 왜 내게 이런 널(진짜 너?) 숨겼던 거야?

 

넌 내게 그걸 설명해줘야만 해좋아왜냐하면 지금 당장은 그게 날 가장 고민하게 만드는 것 같아그리고글쎄솔직히 말해서사실 조금은 마음 아프기도 해네가 날 신뢰하지 않았던 것 같아서 말이야왜 그랬어?

 

난 널 위해서 뭐라도 했을 거야내가 원했던 건 네가 인간이라는 네가 날 친구로서 원했고 네 삶에서 내가 머물러주기를 원했고내가내가 널 돌봐줘도 된다는 아주 작은 암시뿐이었어그리고 그냥 요리해주거나때때로 네가 자고 있다는 걸 확인하거나네 찰과상과 멍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그냥 그게 아니라난 친구가 친구를 보살피는 방식으로 내가 널 보살필 수 있기를 허락 받고 싶었어그건 말하기 어려웠어넌 늘 그것에 대해 말할 필요 없었어때때로 넌 그냥 그걸 할 필요가 있었어그렇지만 난 한번도 그게 달가웠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어.

 

언론이 널 탓할지도 모른다고 내가 걱정을 드러내면넌 그냥 내 말을 무시했어네가 식사했는지 확인하려고 하면넌 내게 잔소리를 그만 하라며 쏴붙였어아이린 때처럼 네가 괜찮은지 보려 할 때면 넌 그냥 날 무시했어그리고 넌 날 떠났고난 내가 네게 충분하지도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어그리고 가장 최악이었던 건그 때에도난 네가 살고 싶게 만들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음에도난 여전히… 난 여전히 널 사랑했어그래.

 

난 그걸 멈출 수 없었어그리고 그건 날 망가뜨렸어난 정말 오랫동안 정말 안 좋았어첫 해는 거의 기억나지 않아아마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거나 소파에서 취한 채로 보냈겠지그리고 일년 반이 지난 뒤엘라는 내가 극복하고 나아가야만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어그래서 난 그렇게 했어그렇지만 난 그게 그냥 그럭저럭 살아갈 뿐이라는 것을 알았어.

 

그리고 메리가 나타났고그녀는 자기 일을 정말 빌어먹을 정도로 잘 했어내가 그렇게 불쌍했다는 게그녀가 짜둔 모든 것에완전히 푹 빠져들 정도로 내가 그렇게 홀랑 넘어갔다고 생각하면 여전히 토할 것만 같아그렇지만난 정신을 돌릴 만한 게 필요했고 그 시점에는 그거 아니면 널 만나기 전의 나로 돌아가는 것밖에 없었어그리고 난 그 때로 돌아갈 수는 없었지총구를 입안에 넣고 방아쇠를 당기는 걸로 끝났을 거야.

 

그러니 말해줘만약 날 그토록 사랑했다면왜 진정한 널 보여줄 정도로 날 믿지 않았던 거야?

 

오 그리고 말해두는 건데너랑 나는 그 2년 간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이야기해야 해모리아티의 조직을 해체하는 작업은 정말 위험했을 거라는 건 알아그렇지만 너랑 난 결코 위험을 피한 적 없잖아네게 즐거웠던 부분도 있었을 거라 생각해.

 

거짓말하지 않을게내가 그리웠다는 걸 알게 되어서 좋아내 말은네 고통을 즐거워한다는 게 아니야그렇지만글쎄네가 날 그리워했다는 게 기쁜 거겠지.

 

그렇지만넌 내가 조금 걱정할만한 것도 언급했어넌 심문 중 고통이 견딜 수 없을 지경이 되면이라고 말했어그건 무슨 말이야?! 내게 말하지 않은 건 또 뭐지그리고 왜 말하지 않았던 거야?

 

끝맺으면서네가 익숙해지지 않아야만 하는 걸 말하려고 해:

 

네가 옳았어.

 

진심인데익숙해지지 마.

 

그렇지만 아마 네가 궁금해하던 것에 대해서는 맞아내가 도망가고 있다고내가 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서 말한 거 말이야.

 

그래난 그건 인정할 수 있을 거야난 도망치고 있어그리고 넌 알지내가 여전히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거어젯밤 난 집에 갈 준비가 되었다고 문자 한 건 알아난 그렇지 않아셜록그렇지만 뭔가 제안하고 싶어그게 괜찮다면 말해줘.

 

우선난 이걸 계속 유지하고 싶어이메일편지문자 말이야지속적으로 하면 좋겠어가능하다면 하루에 한번솔직히 난 어느 정도는 그게 필요해그걸 기대하고 있어그러니 그래이걸 계속 하면 좋겠어.

 

두 번째로, 8주 뒤 그렉과 몰리의 결혼식 때문에 런던으로 올 때네가 나와 함께 여기 머물렀으면 해그게 어떻게 될지는 보자고알았지?

 

그 뒤에는알게 되겠지

 

이건 더 이상 너에 관한 게 아니야셜록내 말은난 네게 화나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니야난 여전히 혼란스럽고많은 일들 때문에 여전히 마음 아프지만넌 이제 그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괜찮은 듯 보여그리고 만약 그렇게 지속된다면난 그 질문에 답을 전부 얻을 수 있을 거 같아그리고 우리의 삶의 그 부분이 더 가까워질 수 있을 테고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겠지난 정말 그렇게 되기를 원해.

 

주로여전히 날 위해 이 거리감이 필요해내가 왜 그렇게 느끼는지 파악하기 위해서또는 내가 느끼는 것 자체를 파악하기 위해서 말이야그게 정말 말이 안 된다는 건 알아거의 언제나 그건 이해할 수 없는 것이야.

 

이건 정말 당황스럽고만약 네가 그걸 누군가에게 한마디라도 흘린다면 널 죽여버릴 거야그렇지만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지난 밤 말했던 건 사실이야두려워.난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두려워그게 어떤 의미일지우리 둘이서 서로 했던 말들이 두려워내가 느끼는 감정이 두려워그리고 내가 원하지 않는다고 말할 때넌 내 말을 믿어야 해.

 

내가 너에게 집으로 갈 때난 더 이상 두려워하고 싶지 않아넌 그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아 마땅해그리고 난 그것에 대처해야 하는 널 상상하면 너무 마음이 쓰여그러니내가 거리를 두고 생각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겠어계획은 괜찮은 거 같아?

 

 

 

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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