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은 셜록에게 사과할 준비를 하고, 이 일이 어디로 흘러갈지,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볼 준비를 하며 거실로 불쑥 들어갔다.
거실은 비어 있었다. 셜록의 침실 문은 열려 있었고 그 너머 방도 비었다. “셜록?” 어디에도 없다. 셜록의 코트는 평소 있던 자리에서 사라졌다. “씨발,” 존은 텅 빈 플랫에 대고 말했다. 사건이었나? 셜록이 그렇게 화났나? 존은 폰을 확인했고, 확실히, 메시지가 있었다. 그는 펍에서부터 서둘러 돌아오는 동안 알림음을 듣지 못했다.
From: 셜록 01:58
레스트라드가 호출했어. 새로운 살인사건. 기다리지 마.
-SH
주소가 없다. 세부사항도 없다. 존에게 그가 하던 일을 중단하고 범죄현장에서 셜록에게 합류할 것을 요구하지도 않았다. 자신에게 다소 염증을 느끼며, 존은 답문을 보냈다.
To: 셜록 02:07 어디야? 뭐가 필요해?
From:
셜록 02:15 아무것도. 아침에 봐.
-SH
그건 따귀를 때리는 것 같았고, 그럴 의도였으리라 존은 확신했다. 그도 그럴 만하다고 제법 확신했다. 그는 침실로 향했고, 비틀거리며 예상치 못했던 상실감에 짓눌렸다.
잠이 들기까지는, 다시 한번 더, 시간에 오래 걸렸다.
존은 셜록이 중얼거리며 아래층의 거실에서 돌아다니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그는 아래층으로 뛰어 내려가 자신을 셜록에게 내던지고는 사과하며, 셜록에게 모든 것을 말하고 싶다는 미친 듯한 욕구에 사로잡혔다. 대신 그는 옷을 차려 입고 차를 타기 위해 내려갔다.
“완벽하게 바보 같아, 존,” 셜록은 그가 지나가자 말했다. “그건 완전히 명백해야만 해, 그렇지만 그렇지 않아.”
존은 멈추지 않고 계속 주방으로 향했다. “그럼 이건 내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사건이겠군?” 그가 의도했던 것보다 더 씁쓸하게 들렸다.
셜록이 그를 따라왔다. “난 범죄현장에서 네가 필요하진 않았어. 사인은 명백했지. 피해자는 총에 맞았어.”
그는 셜록이 자신의 개인 공간으로 서성이며 들어올 것을 예상했지만, 셜록은 그렇지 않았다. 존은 주전자를 불에 올리고, 두 개의 머그잔과 티백을 준비하는 일련의 동작을 이어갔다. “그럼 어려운 부분은 뭐야?”
“살인자가 여전히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는 사실을 제외하고?” 셜록은 말했다. “봐.” 존은 끓어오른 물을 머그에 부으며 셜록이 폰을 내미는 것을 보았다. 존은 폰을 받고는 사진을 바라보았다. “이 표시들은 뭐야?” 셜록은 물었다. 그것은 시신의 사진이었고, 존은 눈을 깜박였다. 젊은 여자의 사진으로 명백히 짧은 잿빛 금발 가발을 쓰고 있었다. 그녀는 마찬가지로 녹색 줄무늬 폴로 셔츠를 입고 있었다. 가장 이상한 것은 그녀의 피부가 전부 검은 색 막대표시로 뒤덮여 있다는 것이었다: 그녀의 팔에, 그녀의 얼굴에, 표시가 없는 부분이 거의 없을 지경이었다. 그녀의 목 주위에 마커가 있었다—아마 그녀 위에 썼던 것일 것이다.
“셜록… 이 일이 어디서 벌어졌어?” 존은 시체를 보며 낄낄거려서는 안 되지만 그럴 참이었다. 그는 셜록에게 폰을 돌려주고는 머그를 집어 들었다.
“브릭스톤의 싸구려 호텔. 왜?”
“거기에… 어떤 파티가 열리고 있었지?” 존이 물었다.
셜록은 그를 보며 눈을 가늘게 좁혔다. “응. 어떻게 알았지?”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존은 씩 웃을 수밖에 없었다. “간단한 추론이야. 난 네가 검은 수트를 입고 아마 미국 악센트에 영향을 받은 남자 또는 여자를 살인범으로 찾을 거라고 생각해.”
셜록은 이제 그를 노려보며 찡그렸다. “네 유머감각은 상당히 부족한 점이 많군.”
존은 머리를 흔들었다. “이걸 보고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어? 누군가 놀렸군, 셜록.” 그때 그는 어쩔 수 없었다. 그는 낄낄거렸다. “피해자가 죽은 건 확실하지?”
“존.”
“알았어, 알았어. 이리 와봐.” 존은 거실로 돌아와서 랩탑을 열었다. 그는 검색을 하고는 화면을 셜록이 볼 수 있도록 돌렸다. 한 남자의 사진이었지만 표시와 셔츠와 머리색은 거의 동일했다.
“이게 누구지?” 셜록이 물었다.
“물론 넌 닥터후를 본적이 없지,” 존은 말했다, “그렇지만 레스트라드의 팀 중 누군가는 봤을텐데.”
“난 닥터후를 본 적 있어,” 셜록이 말을 끊었다. “그건 분명히 저능했어.”
“글쎄, 저능하든 그렇지 않든, 네 희생자는 바로 여기 이 캐릭터처럼 분장했어. 그리고 일분 뒤에 그 캐릭터는 총에 맞았지. 비슷하게 들리지 않아?”
“영국 억양에 검은 수트를 입은 사람에게?” 셜록은 말했다.
존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파티’는 일종의 팬 컨벤션이었어. 내기해도 좋아. 다른 사람들도 차려 입었을 걸?”
“예외적일 정도로 많은 페즈모자는 있었지,” 셜록은 대답했다.
“레스트라드에게 연락해,” 존은 랩탑을 되돌리며 말했다. “그리고 그에게 내가 실망했다고 확실히 전해줘.”
밝혀진 대로, 존은 정확히 맞았다. 발사는 사고였고, 소품용 권총 케이스가 바뀌었다. 총을 쏜 사람은 희생자가 장단을 맞춘다고 생각하며 현장을 떠났고, 나중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깨달았다. 그녀는 셜록이 레스트라드에게 전화한 지 한 시간도 안 되어서 자수했다.
“우린 정말 팝 컬쳐에 관한 네 지식을 늘릴 필요가 있어,” 존은 말했다. 그는 발포에 연루된 두 소녀에게는 유감이었지만 사건을 해결해서 즐거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만약 로리 윌리엄스가 누구인지 알았다면, 넌 현장에서 바로 알아냈을 거야.”
“시간과 에너지 낭비야,” 셜록은 소파에서 널브러진 채 말했다.
“그럼 넌 날 범죄현장에 데리고 다녀야겠군,” 존은 조금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넌 필요해… 때때로 넌 빌어먹을 해설가가 필요해, 그리고 좋든 싫든, 그건 나야.” 그는 일어서서 소파로 걸어갔다. “이쪽으로 와.” 셜록은 마지못해 발을 움직이고는 일어섰다. “셜록,” 존은 말하고는 멈췄다.
“그러지 마,” 셜록은 말했다. “넌 내게 네가 마음을 바꿨고 네가 틀렸다고 말하려고 하는 거지. 그러지 마.”
“왜 그렇게 말하는 거야?”
“아침부터 네 얼굴에 온통 그렇게 쓰여있었어,” 셜록은 말했다. “그리고 네가 틀렸어.”
“난—틀렸다는 게 틀린 거라면?” 존은 자신이 셜록의 손을 잡아야 하는지, 자신이 그러고 싶은지 궁금해하며 말했다. 그는 그렇게 하기로 결심하고 손을 뻗었다.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셜록은 그를 떼어냈다. “내버려 둬,” 그는 말해다. 그리고, 그답지 않게 부드럽게 말했다, “제발.”
존은 자신이 갈림길에 서있다고 느꼈다. 그는 셜록이 요청한대로 할 수 있고 아마 모든 일들이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그가 밀고 나가서, 셜록에게 정말 마음이 바뀌었음을 확신시킬 수도 있고, 또는 모든 게 영원히 망가질 수 있다. 결국, 선택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존은 손을 거뒀다. “알았어,”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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