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난 다른 코트가 없어, 그렇지?” 존은 짜증내며 말했다. “누가 그것들이 집에서 드라이클리닝 화학물질에 되풀이해서 담겨지길 원한다고 결론 내렸거든, 그리고 이제 내가 주로 입는 코트는 구멍이 잔뜩 났잖아!”
셜록은 한숨을 폭 쉬며 옷깃을 접어 올렸고 코트 앞을 여미었다. “넌 톰슨의 공범이 익사하도록 내버려둬야 했어. 넌 완벽하게 그럭저럭 입을 만한 코트를 그를 구하느라 망친 거야.”
그들은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고, 셜록이 앞서고 존은 그 뒤를 따라 종종걸음을 걸었다. “아니, 셜록, 네가 완벽하게 ‘그럭저럭 입을 만한’ 코트를 망친 거야, 그걸 깨끗하게 만들려고 하려다 말이지.”
그렇지만 셜록의 말이 옳았다. 그의 낡은 녹색 자켓은 상태가 좋지 않았다: 소매는 뜯어졌고, 조금이라고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얼룩(미심쩍지만 분명히 범죄현장과 관련되어 생긴 것이다)이 있었으며, 지퍼는 자주 고장 났다. 그는 포기하고 새 코트를 사야 할 것이다. 좋지 않은 타이밍이었다. 그들의 업무량이 과중해서 그는 몇 주 동안 충분히 대리의사로 일하지 못했고, 그는 궁지에 몰린 느낌이었다. 그의 다음 연금은 며칠 뒤에 들어온다; 그는 그때까지 버틸 수 있고 셜록은 존의 낡아빠진 자켓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셜록이 레스트라드에게 침입은 왼손잡이에 예외적으로 키가 큰, 붉은 머리의 코걸이를 한 남자가 저질렀다는 것을 말해주기 까지는 대략 12분하고도 30초가 걸렸다—묘사는 피해자의 형제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셜록과 존은 레스트라드가 체포하기 전에 자리를 떴다.
집으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셜록은 앞으로 몸을 숙이고 기사에게 말했다, “목적지를 바꾸죠. 여기에서 왼쪽으로 가주세요.”
“셜록, 어디로 가는 거야?”
셜록은 다시 편하게 앉아서 미소 지으며, 기사에게 낯선 주소를 알려줬다. “알게 될 거야.”
존은 의심스럽다는 듯 창밖을 바라보았고, 주변은 점점 더 부유한 곳으로 바뀌어갔다. “셜록. 카나비 가? 정말?”
택시가 멈췄고 그들은 내렸다. 이번만은, 셜록은 기사에 신경 썼다. “이봐, 존. 이건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거야.”
존은 한숨을 쉬었는데, 이번은 단지 셜록의 비위를 맞춰주는 게 더 나은 경우에 속했다. 사실 대부분의 경우 셜록과 싸우는 것보다 맞장구를 쳐주는 게 훨씬 쉬웠다. 존은 이번에 셜록의 의도가 뭔지 의심했다.
상점은 분명히 화려했지만, 존에게 그다지 불편하지는 않았다. 마이크로프트의 사무실과 비교해보면, 분명히 일상적이었다. “셜록, 우리 뭐 하는 거야?”
물론, 셜록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옷걸이들을 휘리릭 엄지로 넘기고는 때때로 물건들을 골라내느라 바빴다. 존은 셜록의 팔에 걸린 옷더미들이 전부 코트라는 것을 깨닫는 데에 1분여가 걸렸고, 그들 중 어떤 것도 셜록의 사이즈가 아니었다.
“이봐, 안 돼,” 존은 반대했다. “너 뭐 하는 거야?”
“그냥 공정한 거야,” 셜록은 팔에 걸린 몇 가지 다른 선택지들을 걸치며 말했다. “네 말이 완전히 옳아, 내가 네 낡은 옷을 망친 거야.”
“세상에, 그래도 여기선 안 돼.”존은 그 옷들 중 하나의 가격표를 바라보았고, 눈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물론, 셜록은 그의 말을 무시했다. 일단 그가 몇 가지 선택지를 골라내자, 다른 손으로 존의 소매를 잡아 당기고는 (의심할 여지없이 터무니 없을 정도로 비싼)신발들이 진열된 곳의 옆에, 3면 거울로 그를 끌고 왔다. 셜록은 존을 거울 앞에 세우고 존의 낡은 코트를 가리켰다. “벗어,” 셜록은 말했다.
존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코트를 벗고는 바닥에 내려두었다. 이것은 완전히 터무니없었다. 셜록이 그의 뒤에 서있었다—전혀 만지지 않은 채, 그렇지만 존은 그의 존재를 과할 정도로 민감하게 의식하고 있었다. 그는 셜록에게서 발산되는 온기를 느낄 수 있다고 상상할 정도였다. 셜록의 펄럭이는 코트자락이 그의 종아리 뒤편을 스쳤고, 간지러웠다. 그 감각은 존으로 하여금 거의 떨게 만들었다. 그는 시선을 앞에 두며, 셜록이 아닌,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에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 애썼다.
셜록은 존의 앞에서 자켓 하나를 들었다. 옅은 회색이 감도는 베이지 색이었고, 존은 거의 즉시 그게 마음에 안 들었다. 셜록은 노려보고는 내려놓았다. “끔찍한 색이군,” 셜록은 말했고 존은 동의했다. 마침내 셜록은 셋으로 좁혔다. “좋아,” 그는 말했다. “이걸 입어보도록 하지.”
첫 옷은 1980년대에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는 누비로 된 것이었다. 존은 그게 상점의 다른 상품들로부터 판단해보면 유행일 거라 생각했지만, 그에게는 흉물스러워 보였다. 그는 깁스에 닿은 나일론 소재의 지퍼에, 신경에 거슬려서 움찔 놀랐다.
셜록은… 그를 데리고 법석을 떨기 시작했다. 그는 존의 뒤에 서서 코트의 어깨를 세게 잡아당기고는, 존의 허리춤으로 소리를 내려, 아랫단을 정리했다. 존은 매우 매우 얌전히 서있었다. 셜록이 그에게 닿는 곳마다 따뜻해지는 듯 했고, 심지어 코트의 두꺼운 옷감 너머로도 느낄 수 있었다. 한번 또는 두번 그는 셜록의 숨결이 그의 목덜미에 닿았다고 맹세할 수 있었다. 그는 그저 눈을 감고 뭔가 다른 것에, 어떤 것이든 다른 것에 집중하고 싶었다—중국에서의 차 가격이 좋은 출발점일 것이다.
몇 분이 지나자, 셜록은 머리를 흔들었다. “아니. 재단이 틀렸어. 벗어.” 존은 솔직히 셜록이 무엇을 본건지 알 수가 없었지만, 존이 아는 한, 단지 재단보다 뭉실뭉실한 크고 흉물스러운 게 훨씬 더 틀려먹었다.
셜록은 두 번째 옷을 입는 것을 도왔고, 존의 어깨와 팔을 쓰다듬으며 매무새를 가다듬고는 어깨 너머로 거울을 바라보았다. 한순간, 그들의 눈이 거울에서 마주쳤다. 셜록의 볼에는 홍조가 돌았고, 그의 눈은 밝았다. 존은 뭔가 보기 전에 시선을 돌리고는 자켓의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무거운 검은색 면은 거의 군대식이었고, 편안하고 친숙했다.
“난 이게 더 마음에 드는군” 존은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셜록은 존에게 팔을 둘러 뒤에 선 채로 버튼을 잠궜고, 존이 편안하기에는 둘의 사이가 너무 지나치게 가까웠다. 셜록의 팔이 존의 팔 아래에 걸렸다; 존은 그의 팔을 내민 채 어색하게 서있는 멍청이 같은 느낌이었지만, 뭐라고 그랬을 것이다—너무 가까웠다.존은 매우 얌전히 서있었고, 숨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셜록이 마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그가 마치자 뒤로 물러섰다. 존은 안도감에 흐느적거리지 않으려 애썼다. 모든 신경말단이 높이 경고음을 울렸고 그건 지치는 일이었다.
셜록은 거울에 비친 존의 반향을 찬찬히 바라보았고, 존은 그 동안 셜록을 제외한 어디라도 보려고 했다. 마침내 셜록이 말했다, “아니. 그건 너무 지루해.” 그는 존에게 코트를 벗도록 손을 흔들었다. 존은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느끼고는 스스로에게 이건 그가 실내에서 코트를 입고 있기 때문이라고 납득시키려 애썼다.
마지막 자켓은, 솔직하게, 농담이었다. 그래야만 했다. 그것은 중간 길이의 갈색 가죽에, 편안하게 낡고 두드려진 듯 보이는 것이었다. 거의 바이크 자켓과 닮았지만, 재단은 분명히 보다 광택이 돌았고 딱 맞도록 만들어진 데다가, 단추와 지퍼의 황동은 훨씬 더 화려했다. 그 자켓은 존보다는 10년은 더 어린 남자를 위한 것이었고, 그는 입어보려는 것만으로도 얼간이처럼 느껴졌다. 그는 반항할 것을 생각해봤지만 셜록이 그의 팔에 끼우도록 내버려뒀다.
셜록의 손이 존의 어깨 위에 올려졌고, 존은 가까스로 거울 속의 자신을 보았다.
빌어먹을.
값비싼 소재와 맞춤 재단은 그로 하여금 자신의 나이를 속이려고 노력하는 남자처럼 보이게 하는 것은 면하게 했다. 날렵한 선과 마른 핏은 그로 하여금 더 곧은 자세로 서있게끔 했다. 존은 색에 대해서는 감정할 수 없지만, 그 갈색은 단지… 괜찮아 보였다. 보통 그는 검정, 올리브색을 선호했지만, 이것은—덜 유니폼처럼 보이게 했다. 존으로 하여금 보다 그 자신에 가깝게 보이도록 했다. 셜록은 뒤에서 조용히 마음에 든다는 소리를 냈고, 존은 다시 볼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난—“ 존은 멈추고는 목을 가다듬었다. “난 네가 이걸 사게 할 순 없어.”
“부정확해,” 셜록은 말하고는 빙 둘러서 존의 앞에 서서, 자켓의 깃을 만지작거렸다. “사실 넌 내가 이걸 사지 못하게 할 수 없지.” 그는 희미하게 미소를 보이며 존을 내려다 보았다. “그리고 넌 정말 그렇게 하고 싶지도 않고.”
제길. “좋아.” 존은 눈을 피해서 시선을 내렸다. “그렇지만 생일 선물은, 모르겠지만, 50년?은 없어. 그래야 할 거야.”
“난 결코 네게 생일선물을 사주지 않아,” 셜록은 존을 돌려 자켓을 벗게 했다.
“뭐, 이제 넌 시작해야만 할 거야, 그리고 네가 그럴 수 없다고 스스로 상기시키고,” 존은 실없이 말했다. 그는 아찔함을 느꼈다. 마치 그가 뭔가 경솔한 짓을 하려는 것처럼, 마치 소호에서 지붕 사이를 건너 뛰는 것처럼.
셜록은 그를 보며 눈썹을 들어올렸지만, 고맙게도 그 코멘트를 무시하는 것을 선택했다. “이봐, 끝내고 여길 나가자고. 넌 여전히 톰슨 케이스를 다 쓰지 못했잖아.”
존은 자신의 왼팔을 들어올리며 깁스를 가리켰다. “내 타이핑 속도는 평소보다 좀 느려졌거든,” 그는 말했다.
“존, 넌 단지 두 손가락으로 타자하잖아. 어떻게 그보다 더 느려질 수 있지?” 셜록은 계산대를 향해 진열품 사이를 뚫고 지나갔고, 존은 그 뒤를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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