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노반의 목소리에 레스트라드 경감은 속이 울렁거리는 것만 같았다. 하나 더. 한 명의 아이가 더 살해 당해서 무작위로 고른 듯한 폐기장에서 발견되었다. 레스트라드와 도노반은 그의 사무실에서 우울한 표정을 공유했다.
“경감님, …전 결코 이런 말을 할 생각은 없었지만… 어쩌면 이번은 그 괴물을 부를 때인 거 같아요.” 도노반은 고개를 저으며 레스트라드의 사무실 안으로 들어와서, 의자 중 하나를 골라서 앉았고, 콧대를 쥐었다. “전 또 다른 시체를 보고 싶지 않아요.”
레스트라드는 이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또 한 명의 울고 있는 아이 엄마에게 잃어버린 아이가 이제 죽은 아이가 되었다고 말하고 싶지 않았고, 한때는 그녀의 귀중한 아이였던 존재가 연쇄살인범에게 붙들린 뒤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난도질 당했다는 참상을 받아들이며 충격 받은 얼굴을 보고 싶지도 않았다.
“아이일 때는 언제나 더 나쁘지.” 그는 조용히 말했다. 그는 알았어야 했다. 레스트라드는 경찰관으로 재직한 지 20년이 넘었고 폭력적인 죽음, 피, 몇 년 뒤에도 여전히 악몽을 꾸게 했던 끔찍한 현장에도 낯설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런 잔혹한 행위가 아이들에게 벌어질 때는… 그 범죄는 더 불길하고, 사악하고 역겹고 충격적이었다.
“지금 당장 그가 가장 안정적이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도노반은 한숨을 쉬며 얼굴을 굳혔다. “만약 셜록 홈즈가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면, 우린 그가 필요합니다.”
레스트라드는 베이커 가 221B 밖에서 차를 세우고 무겁게 한숨을 쉬며 셜록과 대면하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했다. 상황은 분명히 변했다. 셜록을 다루는 것은 언제나 화가 치미는 회동이었지만 이제 그건 거의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는 이런 식으로 셜록을 만나야만 한다는 것이 싫었고, 차라리 통렬하게 이죽거리거나 매서운 눈매로 그의 아내가 다시 바람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집어낸다면 되려 반가울 것이었다.
레스트라드는 두 달 전 음울한 얼굴을 한 마이크로프트에게 열쇠를 받았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그것을 사용하라고 지시 받았다. 그 이후로, 레스트라드는 단지 도합 네 번만 사용했었다. 그는 셜록을 염탐한다는 생각이 싫었지만 특별히 걱정스러워지거나 셜록이 그의 문자에 대답하지 않으면, 그는 그 열쇠를 쓸 수밖에 없었고, 천재적인 자문탐정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것을 확인해야만 했다.
레스트라드는 주방을 통해 플랫으로 들어갔고, 눈에 들어오는 광경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마치 연구실은 문자 그대로 폭발이라도 한 듯 보였다. 거대한 검게 탄 흔적이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찬장의 상당 부분을 장식했다. 페트리 접시, 시험관, 여러 색의 액체들이 담겨있는 다양한 유리병, 두 가지 다른 현미경, 그리고 샘플로 보이는 장기들(레스트라드는 너무 가까이 가지 않게 조심했다)이 주방 테이블을 빼곡히 메우고 있었다. 허드슨 부인이 더 이상 이곳을 치우러 올라오지 않는다는 것은 명백했다. 희미한 연기 냄새가 공기 중에 떠돌았고, 레스트라드는 절박하게 그게 유독하지 않기만을 바랬다.
호기심에 레스트라드는 냉장고를 열었다; 어떤 광경을 보게 될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는 나란히 놓인 테스트 주제와 진행중인 실험을 보고 좌절감에 한숨을 내뱉었다: 사람 머리, 비닐에 담긴 발가락들, 꽉 맞게 넣기 위해 그로테스크하게 접힌 온전한 다리 두 개, 그리고 얼음 속에 있는 인간의 심장처럼 보이는 것까지. 냉장고 안에는 먹을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었고, 몸을 떨면서 냉장고를 닫은 레스트라드는 찬장에도 먹을 거라고는 없을 거라는 것을 알았다.
셜록은 오래된 셔츠와 파자마 바지 위에 드레싱 가운을 걸치고, 맨발은 그 밑단으로 삐죽 나온 채로 커다란 창문 앞에 서있었다. 그는 바이올린을 들고, 마치 연주하려는 듯 활을 들고 자세를 잡았지만, 레스트라드는 들어왔을 때 음악소리라고는 전혀 듣지 않았고, 그가 플랫을 살펴보는 동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럼 생각하는 중도 아니겠군, 레스트라드는 결론 내렸다.
“또 불시 마약단속하는 중인가요, 경감?
레스트라드는 냉담한 목소리에 움찔했지만 겸연쩍어하지는 않았다. 한달 전, 그와 그의 팀은 실제로 베이커가 221B에 불시 단속을 했었고, 그건 정말 마약 단속이었다. 그들이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하자 레스트라드는 매우 안심했다. 그는 그들이 발견할까봐 매우 걱정했었다.
갑자기 셜록이 몸을 돌리고는 형형한 눈빛으로 레스트라드를 추론하기 시작했다. 레스트라드는 그 익숙한 눈이 그의 얼굴을 훑는 것을 느꼈고, 그리고 그의 개인적인, 좀더 일상적인 듯 보이는 세부사항들에서 정보를 집어내기 시작했다. 레스트라드는 어떻게 그렇게 하는지는 결코 이해할 수 없을 테지만 셜록이 다시 추론한다는 사실은 일종의 위안이 되었다. 어쩌면 그가 다시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가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셜록의 얼굴에는 모든 감정이 깨끗하게 지워져 있었다. “당신은 내가 필요하군요.” 그건 질문이 아니었다.
“연쇄살인범이고,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방과 후 집에 오는 길에 데려가. 신문 읽지 않았나?” 레스트라드는 셜록이 플랫에서 자신을 고립시키고 있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젊은이가 최소한 이 새로운 연쇄살인범에 대한 뉴스는 들었을 거라고 추정했다. 언론들은 그를 온종일 따라다녔고, 레스트라드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 일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신경이 너덜너덜해질 지경이었다. 부모들은 두려움에 아이들을 밖으로 혼자 내보내지 않았고, 온 나라는 시끌벅적했다. 레스트라드는 범죄에 삐뚤어진 즐거움을 취하곤 하던 그 셜록 홈즈가 그걸 몰랐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셜록은 그저 어깨를 으쓱거리고는 창문 쪽으로 몸을 돌렸고, 코멘트를 하지 않고, 감상적인 곡을 연주하기 시작하며 효과적으로 레스트라드를 무시했다.
레스트라드는 이것을 하고 싶지 않았고, 셜록을 압박하고 싶지 않았다. 마이크로프트는 그에게 몇 달 동안 셜록에게 사건을 보내지 말 것을 명령했고, 그의 동생에게 다소의 자유를 주고 싶어했다.
“그는 스스로 이 일을 해결할 겁니다, 경감. 느낌과 감정은 결코 내 동생의 강점인 적은 없었지요. 그건 그의 약점입니다. 그는 그것들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제는 그에게 그것을 헤쳐가도록 도와줄 사람도 없으니 그는 허둥거리고 있습니다. 결국 그는 다시 돌아갈 길을 찾을 겁니다. 그를 압박하지 마세요. 만약 당신이 그랬을 때 그가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서는 나는 책임지지 않을 겁니다.”
이제, 겨우 정오가 지났고, 레스트라드는 학교에서 빠져 나와, 커다란 백팩을 등에 달랑거리며, 얼굴에는 미소와 웃음과 희망이 가득한 아이들을 거의 눈 앞에 그려 보일 수 있었다. 그는 무명의 얼굴 모를 낯선 사람에게 납치된 작은 아이가 무참하게 살해당하고, 명백히 어딘가에 버려지는 것도 떠올릴 수 있었다. 레스트라드는 만약 셜록이 이 사건을 돕지 않는다면, 오늘 밤이나 내일쯤 빌어먹을 작은 시신 위에 서 있게 될 것을, 여전히 아무런 단서도 얻지 못해서 진척이 없을 것을, 여전히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알아내려고 애쓰게 될 것을 뱃속의 울렁거리는 감각으로 알았다. 앞으로 나아갈 길이라곤 없었다. 그건 구역질 났다.
“셜록, 우린 이 사건에 자네가 필요해.”
아무런 대답 없이 셜록은 계속 연주했고, 그의 마음은 다른 곳을 떠돌며 경감에게서, 베이커 가에서 차단되었다. 레스트라드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고, 정말 알고 싶은 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그렇지만 여전히 추측할 수는 있었다. 그토록 명민한 정신을 가진 셜록이 자신을 이토록 망가뜨리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고문이었다. 그는 이미 너무 지나치게 말라 보였다. 그는 더 잃을 체중도 없어 보였고, 이제 그 젊은이는 매우 아파 보였다. 헝클어진 곱슬머리는 레스트라드가 봐온 것 중에 가장 길었고, 명백히 그의 귀를 가렸는데 최소한 씻어서 청결하기는 했다.
그는 더 이상 밖에 나가지 않았고, 어떤 사건에도 돕지 않았고, 문자에도 가끔 답했다. 허드슨 부인은 여전히 그가 먹게 만들려고 노력했지만 그녀가 성공하는 일은 드물다는 걸 레스트라드는 알았다.
레스트라드는 플랫의 다른 곳들을 둘러보며, 이 구역을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보이는 시도들을 알아차렸다. 허드슨 부인은 주방의 어떤 것도 만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분명히 거실에 어떤 사악한 거나 역겨운 것도 자리 잡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은 두 달 전 그대로였다… 다만 텅 빈 것처럼 보였다. 공허함. 레스트라드는 그건 그의 상상력이 발휘된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장소는 그저… 글쎄, 평이해 보였다. 심지어 커튼이 열려있고, 여름 햇살이 비쳐 들어오고 있지만 어둡고 음울했다.
플랫 안에는 여전히 존의 흔적들이 있었다. 그의 랩탑은 여전히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고, 그의 자켓은 복도에 걸려 있었고 레스트라드는 그의 침실도 예전과 똑같아 보이지 않을까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셜록을 본적이 없었다. 세상에 드러냈던 냉담하고, “소시오패스”인 셜록과는 아주 달랐다.
레스트라드는 한숨을 쉬며 피곤한 얼굴을 한 손으로 문질렀다. 희망이 없었다. 그는 이 사건에 셜록이 필요했다.
“존이라면 자네가 이 사건을 맡기를 원했을 거야.”
셜록이 활로 현을 무자비하게 긁어 내리자 바이올린이 정말 끔찍하게 끼익 소리를 냈다. 그는 몸을 휙 돌리고 바이올린과 활을 멀리 던졌다.
“존이 원했을 건지, 원하지 않았을 것인지 제게 아는 척하지 마세요!” 그는 씩씩거렸고, 그의 얼굴은 분노를 여과 없이 드러내며, 레스트라드가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로 으르렁거리느라 입술이 당겨졌다. “난 다른 누구보다 그를 더 잘 압니다- 당신이 내게 아이가 연관되었다고 말한 바로 그 순간 그가 어떻게 보였을지 내가 알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난 정확히 그가 무슨 말을 했을지 압니다!”
레스트라드는 셜록을 몇 년간 알아왔고, 그가 마약을 끊는 것을 도왔고, 그에게 사건을 주며 같이 일했고, 시신과 게임의 스릴에 그가 들뜨는 것을 보았고, 한 남자가 “사고로” 창 밖에 떨어진 뒤에 그와 대화하기도 했지만- 그는 예전에는 그가 이토록 흐트러진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양손을 내밀며 달랬다.
“나도 알아, 셜록.” 셜록이 계속 레스트라드를 노려보자, 그는 다시 시도했다. “우리 모두 그가 그리워, 너도 알지. 그는 좋은 사람이었어. 그는 네가… 이렇게 사는 걸 원하지 않았을 거야.” 그는 플랫에 손을 휘저었다.
셜록은 조소하듯 콧방귀를 뀌며 레스트라드에게 몸을 돌렸고, 양 옆으로 양손을 꽉 쥐었다. “난 경찰차를 타고 가지 않을 겁니다. 곧 따라가도록 하죠. 주소는 문자로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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