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셜존셜]Chapter 9: Returning
- 완결/Preservation
- 2015. 5. 14. 03:44
- Posted by SHJW비인
그 뒤, 수영장 주변의 타일이 붉게 얼룩지고 셜록의 피가 느릿하게 존의 몸을 지나는 동안, 존은 셜록의 품 안에 누워 있었고, 무겁지만 응당 그래야 하는 것보다 훨씬 작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절박한 패닉은 잦아들었고, 셜록은 이제 얼음처럼 차분해졌다. 계속 이어지는 정적 속에서—심장박동도, 거칠게 부글거리던 호흡도 없이—셜록은 더듬거리며 피로 미끌거리는 손을 주머니에 넣고 폰을 꺼냈다. 그는 마이크로프트에게 메시지를 입력했고, 그건 그가 결코 하지 않으리라 맹세했던 유일한 말이었다.
네 도움이 필요해. SH
마이크로프트는 그를 도와주었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그리고 만약 완전히 본질적이지 않았다면 셜록이 굴욕감으로 벌겋게 되어버렸을 전략적인 구속구를 가지고 말이다. 221의 위층 침실이 준비되었고, 존의 육신은 거기 놓여서 부활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초와 분이, 시간과, 날짜가 서로 모호해지는 동안, 셜록은 존의 육신에서 새로 태어난 악마가 격분하는 것을 지켜 보았다.
그 광경은 그로테스크했다. 존의 사랑스러운 얼굴이 역겹게 일그러지고, 새로운 점유자가 한계까지 적응하느라 그의 몸이 뒤틀렸다. 외설적인 무의미한 말들이 한때는 표현력 넘쳤던 존의 입술에서 쏟아졌고, 이제는 자제할 수 없는 격분으로 뒤틀렸다.
셜록은 자신의 존의 방 밖, 차가운 나무문에 이마를 기댄 채 얼마나 오랫동안 앉아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221B 위층은 불이 켜져 있었다. 존은 창문을 지켜보았고, 이따금 그림자나 펄럭이는 움직임이 보였다. 그는 런던으로 돌아온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서 길 건너편 그림자 속에 서서 그곳에 있어서는 안 되었지만, 일년 넘게 셜록을 보지 못했고, 궁금했다. 갑자기 문이 열렸고, 마음 아플 정도로 친숙한 형체가 밤거리로 발을 내디디고는 거리를 따라 활기차게 올라갔다. 그 안에 담겨 있는 에너지, 결의와 우아함이 깃든 행동거지는 익숙한 코트와 스카프, 미친 듯 제멋대로 뻗은 곱슬머리와 그 광대뼈만큼이나 존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존은 오랫동안 그를 지켜보았고, 긴 코트자락이 길 모퉁이 너머로 사라지는 그 때, 따라가기로 결심했다.
셜록은 빨리 움직였지만 존도 그럴 수 있었고, 그는 간신히 클랩튼의 보트 창고로 향하는 키 큰 탐정의 뒤를 밟았다. 그는 셜록이 작은 빌딩을 훑어보고는 경사진 지붕 위로 올라앉는 것을 멀리서 지켜보았다.
대략 30분 뒤, 작고 초라한 사내가 공원을 따라 흐느적거리며 다가왔고, 그가 인간인지 아닌지 냄새로 판단하기에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었다; 손전등이 없으니 좋은 축은 아닐 거라 여기는 게 안전할 것이다. 그는 보트 창고에 도착했고, 거칠게 자물쇠를 따려고 하던 그 때, 셜록이 그의 위로 뛰어 내렸다.
셜록이 그 남자를 심문하기 위해 벽에 밀치자 존은 씩 웃었다. 맙소사, 그는 이것이 그리웠다. 그는 가야만 했고, 그를 위해서 여기 있을 필요도, 그럴 의미도 없었다—그는 셜록에게 말을 걸지 않을 생각이었고, 그저 그가 잘 지내는지 알고 싶었던 것뿐이었다—그렇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 때 그의 뒤에서 가지가 부러지는 소리가 작고 날카롭게 들렸고, 존은 얼어붙었다. 그는 다른 인간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는 주변을 둘러 보았고, 마찬가지로 램프를 들고 있지 않은 난입자를 발견했다. 그는 반대쪽에서 보트 창고 쪽으로 빙 둘러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공범이 등장해서 셜록의 뒤에서 석궁을 든 채 들키지 않고 다가가고 있을 때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사건의 세부사항을 알 필요조차 없었다. 그는 몇 달 전 나라 밖으로 뜨기 전 버밍엄에서 버렸던 자신의 총이 있었기를 바랬다.
그 남자는 존이 뱀파이어로서 죽였던 최초의 살인이었고, 캐비를 죽여서 얻었던 만족감만큼이나 만족스러웠다. 도덕적으로 정당했고, 동료를 방어하기 위한 군인의 행동이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정당했다는 감각이 더욱 깊었다: 아주 짧은 순간 악마와 인간과 영혼이 하나의 목표에 단결하여 갈등이라고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존은 피를 거의 맛보지 않았지만 그 공격자의 피를 전부 빼냈고, 몸을 일으키고는 축축한 풀 위로 시신을 떨어뜨리고 입을 닦았다. 그는 인간의 형상으로 돌아왔고, 셜록은 벨스타프 소매에서 말뚝을 꺼내어 그가 심문하던 남자의 심장에 찔렀다. 그럼 어쨌든 인간은 아니었다.
재가 흩어지자, 셜록은 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존은 오랫동안 그 시선을 마주 보았고, 그리고는 몸을 돌려 나무 사이를 지나 그가 왔던 길로 슬그머니 사라졌다.
셜록은 바이올린이 자신을 위해 노래하도록, 피부 아래에서 휘몰아치며 가슴을 꽉 매이게 하는 생생한 감정의 얽힌 실타래를 끄집어내어 풀어내도록 두었다. 그는 몸이, 그의 손가락과 어깨와 팔과 목이 뻐근해질 때까지 연주했다.
마침내 멈추고, 소파 위로 털썩 쓰러졌고, 존의 형태를 한 돌풍이 권리를 주장하며 휩쓰느라 마인드 팰리스는 엉망이 되었지만, 예전에 그랬던 것과는 같지 않았다. 아니. 이제 존이 돌아왔다. 이제 그는 다시 셜록이 추방하고 깨끗하게 문질러 지워버리려고 시도했던(그리고 실패했던) 모든 곳에서 다시 나타났다. 개수대 카운터 위에 놓인 머그, 두 번째(존의) 의자 옆 저널, 그 방으로 이어질 것을 알고 있는,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갑자기 나타났다.
셜록은 마인드 팰리스 속의 계단참 위로 발을 올렸고, 손 끝 아래 빗장의 차가움을 느끼며 그것을 벗겨냈고, 문고리를 돌렸다.
그는 클랩튼의 보트 창고 옆에 있었고, 존은 나무 사이에 서 있었다. 셜록은 그의 모래빛 머리칼에서 밋밋한 낡은 신발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응시했고, 마침내 추론하기 시작했다.
존은 왜 자신이 계속 그의 폰을 가지고 있었던 건지 확신할 수 없었다. 아마도 그냥 멍청한 감상 때문이었겠지, 그렇지만 그의 일부는 그것과 관련해서 악마가 농간을 부린 게 아닐까 의심했다. 생각할 것도 없이 그가 사이어와 연결되기 위한 미묘한 선택 중 일부였다. 이유야 어찌 되었던, 보트 창고 옆에서의 살인이 있었던 며칠 뒤, 문자를 받았을 때 뱃속이 뒤틀렸다.
그건 단순히 주소뿐이었고, SH라는 서명이 딸려 있었다.
그는 제정신인지 의심했지만 그래도 그는 갔고, 제때에 도착해서 용의자 중 한 명의 탈출을 막았는데, 그는 그의 목에 칼날로 위협하듯 이를 들이대고 벽에 고정시켰다.
셜록이 창고 모퉁이를 돌아서 나타났을 때, 존은 시선을 마주쳤고, 얼굴을 다시 인간의 형상으로 돌리고는 질문하듯 눈썹을 들어올렸다. 셜록은 마치 존이 상처 입은 야수라도 되는 듯 양손을 들어올리고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존은 콧방귀를 뀌고는 그가 구석으로 몰아두었던 폭력배를 뒤집어서 손목을 등 뒤로 당겼다. “수갑 있어?” 그는 물었다. “이제 네 소관이야.”
셜록은 이맛살을 작게 찌푸리며 눈을 깜박였다. 셜록이 용의자의 손목을 결박하는 동안 그들의 손이 스쳤다. 존은 따끔한 듯, 펄럭이는 셜록의 벨스타프 코트 자락에서, 그의 특정한 체취에서, 그의 뚫어질 듯한 시선에서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
그렇지만 그는 숨을 들이킬 수밖에 없었고, 셜록에게서 잽싸게 시선을 떼어내며 입술을 핥았다.
“고마워,” 셜록은 조용히 말했다.
존은 한번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리를 떴다.
존이 이사 들어온 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을 때, 셜록은 어느 날 밤 늦게 자신의 오른팔 팔뚝에서 깨진 유리조각을 핀셋으로 꺼내고 있었다. 성가신 작업이었고, 그는 주로 쓰는 손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일은 더 어렵게 될 뿐이었다. 어쩌면 유리가 깨지는 소리 때문이었을 수도 있고, 조각들을 빼낼 때마다 셜록이 불쾌감에 단호하게 씩씩거리는 소리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갑자기 존이 그의 옆에 나타났다.
“멍청이,” 그는 잠에서 이제 막 깬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셜록의 손가락에서 핀셋을 빼내고, 다친 팔 위로 램프를 조정했다.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그는 파편들을 꺼냈고,상처를 소독하고 붕대로 감았다. 셜록은 그 동안 내내 그를 지켜보았다; 그의 차분한 자세, 안정적인 손, 집중된 주의력. 그의 피부 아래로 부드럽게 욱신거리는 맥박을 지켜보았고, 그것을 찾았을 때, 어둠 속에서 빛나는 그의 영혼도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그에게 그가 어떤 종류의 트러블에 처했는지는 분명했지만, 그가 어떤 존재가 되었는지에 대해 암시를 주기 시작하기까지는 최소한 한 달은 더 걸렸다.
존은 일년 여 만에 첫 반영구적인 거주지에서 그가 발견한, 작은 침실에 놓인 끔찍한 매트리스 위에 누웠고, 그의 혈관은 여전히 방금 전 셜록과의 조우로 쿵쿵 울렸다. 그는 자신의 폰을 응시했다.
셜록은 문자를 보냈었다.
내일 자네의 조력이 필요할지도 몰라. 밤 9시 큐가든. 가능하면 와. SH
그 안에 담긴 농담이 그토록 뱃속을 간지럽게 만들 수 있다는 건 이상했다. 주변에 볼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존은 입 가장자리에 걸린 바보 같은 미소를 숨기지 않았고, 답문을 두드렸다.
만약 가능하지 않아도, 어쨌든 오라고?
그의 폰은 거의 즉시 울렸다.
명백하지. SH
존은 웃음을 터트리고는 몸을 굴려 엎드렸고, 즐거움과 은근하게 흔들리는 열망에 즐거워했다.
셜록은 그 남자의 팔을 뒤로 좀 더 비틀어 당겼다. 만족스러운 딱 소리와 함께 새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말해,” 셜록이 악몽에 나올 법한 목소리로 으르렁거리며 부러진 팔을 붙들었다.
슬라임보다 나을 것 없는 처지가 된 그 남자는 불쾌하고, 야비하고, 경멸할 가치조차 없었고 (사실, 그는 집에서 아내와 아이가 기다리고 있었다—심지어 고문기술자도 다정할 수 있었다—그렇지만 모리아티에게 영혼을 팔기 전에 한번쯤은 고민해봤어야 했다, 그렇지 않나?), 새된 소리를 지르고는 오줌을 지렸다.
“모-모런-“ 그는 더듬거렸다. “모런이야.”
셜록은 이를 전부 드러내며 웃고는 얇은 칼날로 그 남자의 목을 그었다. 시신이 바닥에 떨어지도록 두면서, 그는 헐떡이며 고개를 들어올렸고, 존의 시선과 마주했다. 그는 어깨를 바로 했다. 이건 자신의 본 모습이었고, 존은 그것을 알아야만 했다. 그는 부끄러워할 수는 없었다; 어쨌든 존은 그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에 대한 더 이상의 증거가 필요하지 않았다.
존의 용모는 악마의 형상으로 변했다. 악의적으로 씩 웃자 달빛에 이가 번뜩였지만 그는 다시 인간의 형상으로 되돌렸다—찡그린, 그저 사랑스럽게만 보이는, 휴식중인 무기였다.
“모런은 누구야?” 그는 계속 셜록을 바라보며 물었다.
“모리아티의 오른팔.” 셜록은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게 우리가 뒤쫓는 사람인 건가?” 존은 눈썹을 들어올렸지만, 평소 아름다울 정도로 표현력이 풍부한 얼굴은 조심스럽게 무표정했다.
“모런이라면, 맞아; 모리아티는 이미 죽었어.”
“네가 그를 죽였고” 그건 비난이 아니었다. 그건 마치 훌륭해, 환상적이야 같은 말을 할 때의 그 어조였다.
셜록은 중립적인 표정을 유지했다. “물론. 그는 내게서 널 빼앗아갔어.”
존의 표정은 아무 것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는 진한 파란색 눈동자를 셜록의 얼굴에 고정한 채,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 “내겐 꽤나 그럴싸한 이유로 들리는군,” 그는 말했다.
셜록은 주소를 입력하고 전송 버튼을 눌렀다. 슬그머니 웃으며, 곧장 다른 메시지를 전송했다. 존은 이해하고 즐거워할 것이다.
위험할 수도 있어. SH
수정: 존이 일단 이해했다면 즐거워했을 것이다. 셜록은 그가 오판한 게 아니기를 바랬다. 그는 답변이 오기까지 정확하게 15초 동안 기다려야만 했다.
닥쳐. 그리로 갈게. 멍청이. 존
셜록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안도하며 빙그레 웃었다.
좋아. SH
그는 연이어 메시지를 입력했다.
자네가 그리워.
그렇지만 곧 삭제를 누르고는 폰을 집어 넣었다.
존이 다시 태어나던 기간의 어느 시점에서, 셜록은 더 이상 그걸 할 수가, 존의 경이로운 얼굴이 뱀파이어의 용모로 흉측하게 변해가는 것을 지켜볼 수가 없었다; 존이 사이어의 손목을 꽉 움켜쥐고 침을 흘리며, 그의 피를 갈구하느라 통제력과 품위를 잃는 것을 지켜보는 것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존의 몸에서 외설적으로 꿈틀거리는 발기한 것을,만약 존이 알게 된다면 수치스러워 할 것을, 그 가짜 유혹보다 몇 천 배는 더 나쁘게 될 것을 알기에 동의할 수 없었다. 그는 아래층에서 서성였고, 그가 더 이상 서성거릴 수 없을 때까지 마인드 팰리스로 번개가 번쩍거렸고, 그는 자신의 바이올린에 실망을 흘려 보내며, 예민한 청각을 찔러오는 위층의 고통스러운 소리를 흘려 들으려는 무의미한 노력을 기울였다.
“베이커 가로 돌아오게,” 셜록은 런던의 밤, 발치에 네델란드 인 암살자의 시체를 둔 채 존의 옆에 서서 요청했다. 셜록은 아주 훌륭했고, 존도 그에 지지 않았지만, 그들이 함께 싸웠던 방식은 존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들은 거의 본능적으로 움직이며, 서로의 행보를 예측했고, 거의 완벽한 한 쌍처럼 해치웠다. 예전에 그들은 결코 이런 적이 없었고, 이 정도로 조화롭게 손발이 맞았던 적이 없었다. 존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당황스러웠다.
존은 셜록을 보지 않으려 이리저리 시선을 돌렸다. “안 돼,” 그는 말했고, 진심이었다.
셜록은 조용히 고개를 들어올려 별들을 올려보았다.
존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 그럴 수 없어. 아직은.”
셜록은 어둡게 반짝거리는 눈으로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고, 양손을 긴 코트 주머니 안으로 밀어 넣고는 밤 속으로 사라졌다.
존은 이틀간 그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건 그가 바랬던 것보다는 더 거슬렸다.
마침내 그는 주소가 동봉된 문자를 받았다.
백업? SH
그는 ‘그래’라고 답문자를 입력하며 이미 코트를 입고 있었다.
그들은 모리아티의 자회사 중 하나인 렌홈 인더스트리의 컴퓨터 시스템을 파괴했고, 두 블록 떨어진 곳에서 뛰다가 멈춰선 뒤, 골목 안에서 벽에 기대어 헐떡이며 멍청한 웃음을 터트렸다.
존은 옆으로 고개를 기울이며 자신을 바라보는 셜록을 보았고, 그의 얼굴에는 즐거움이 어른거리고 있었다. 그는 아름다웠고, 빌어먹을 정도로 훌륭해서, 존의 심장이 욱신거렸다. 그도 마주 웃었고, 잠시 단지 그와 셜록, 단 둘 뿐, 아무 것도 바뀐 것 없이, 당장, 정확히 이 순간 그는 원했다.
그 때 그는 피부 아래에서 따끔거림을 느꼈다. 생각 없이 숨을 들이켰고, 셜록의 체취가 그의 폐에서부터 전신으로 퍼져나가며, 그로 하여금 날카롭게 잠자던 허기로 쿵쿵거리게 만들었다. 그는 시선을 피하고는 목 안쪽에서부터 흘러나오려는 흐느낌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등 뒤의 벽돌에 손가락을 꾹 누르고는 손 끝에 느껴지는 거친 감각에 집중했다. 진정해. 진정.
그가 다시 고개를 돌렸을 때, 셜록은 그를 지켜보고 있었고, 그의 표정은 폐쇄적이고 닫혀 있었다. “난 자네를 지키기 위해 해야만 했던 일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겠어,” 그는 조용히 말했다. “그렇지만 그런 방식이었던 건 미안해. 만약 자네를 아프게 했다면, 미안해.”
존은 침을 삼켰다. “그럴 필요는 없어; 괜찮아.” 그는 벽을 꾹 밀고는 그 손으로 얼굴을 문질렀다. 존 왓슨은 겁쟁이가 아니었고, 말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었다. “그 일에 대해서는 제법 많이 기억하고 있어. 네가 왜 그런- 행동을 해야 했는지에 대해서는 나도 알아. 그래. 미안해, 그 일.”
“그러지 마.” 셜록의 입술이 얇은 선을 그렸다.
“아냐. 네가 그런 일을 겪어야만 했던 거 미안해.”
셜록이 대답하기 전에 침을 삼키면서 목울대가 울렁거렸다. “사과해야 할 일은 없었어,” 그는 거칠게 말했다.
존은 목을 긴장시킨 채 고개를 흔들었다. “난 네가 나와 섹스를 하도록 강요했어. 내 생각엔 그랬어.”
“그건 자네가 아니었어.”
그는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고는 어둑해진 하늘을 올려다보며 눈쌀을 찌푸렸다. “그래 그랬어. 그냥 고성능 나는 아니었던 것뿐이지.” 그는 얼굴을 찡그렸다. “그 부분은 여전히 여기 있어. 그건 다른 어디로 사라지지 않았어.” 그는 셜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고, 그 사실을 인정했다는 것에 귀에 열기가 몰리는 것을 느꼈다. “내가 돌아갈 수 없는 이유가 좀 있어. 어떤 게 내 자신이고, 어떤 게 뱀파이어적인 면인지 모르겠어.”
셜록은 불가해한 표정으로 그를 지켜보았다.
존은 오해 받고 싶지 않아서 설명을 덧붙였다. “널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그리고 설령- 그게 내가 정말 원하는지도 모르겠어.” 그는 기력을 전부 소진했고, 다시 벽에 기대었다.
셜록이 입을 열었을 때, 그의 목소리는 날카롭게 날이 서 있었다. “만약 모든 걸 기억한다면, 자네는 내가 그 일을 거의 부담스러워 하지 않았다는 것도 떠올릴 수 있을 거야.”
존은 숨을 들이켰고, 도통 셜록을 바라볼 수가 없었다.
“사실…” 그는 셜록이 숨을 내쉬는 소리를 들었다. “난 수치스럽게도 그 유혹에 저항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았지. 자넨 내가 자넬 원했다는 것을 알았던 게 분명해. 자넬 원해.”
존은 침을 삼켰다. 오 맙소사. 혀가 부은 듯 둔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이건 너무 일렀다. 그는 몰랐다. (그는 알았다, 그랬다, 그렇지만 얼마나인지는 몰랐다—만약 그가 자신을 주었다면, 악마는 모든 것을 주었을 것이고, 그는 선택지가 없었다--) “셜록—“ 그는 말문을 열었다.
셜록은 한숨을 내쉬었다. “괜찮아, 존. 내가 말한 건 전부 잊어버려.” 그는 벽에서부터 몸을 떼어냈다. “만약 돌아온다면, 난 어떤 기대도 하지 않을 거야.” 그는 성큼성큼 길 아래로 걸어갔다.
존은 그가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벽에 흐느적 몸을 기댔다.
그는 작은 방으로 돌아는 길 내내 셜록과 그들의 대화에 대해 생각했다. 셜록은 여전히 그를 원했고, 언제나 그를 원해왔다. 그걸 아는 것만으로도 존의 무릎이 풀릴 것만 같았다. 그는 다시 셜록과 함께 지내는 것에 대해, 그 장점과 단점에 대해 생각했다. 거친 섹스, 절망과 혐오로 가득하고, 셜록이 보여 주었던 부드러움과 날카롭게 대조적인, 그 강렬한 친밀함. 그는 존의 이름을 헐떡이며 힘겹게 망가진 셜록의 목소리를 다시 떠올렸다. 그건 예전의 그를 부르는 것이었고, 셜록이 기억하는 그 사람을 부르는 것이었다. 만약 셜록이 수영장 사건 이전에 제안했다면, 존은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는 그랬을 것이다; 그저 너무 걱정했었고, 너무 초조해했고, 그 자신이 행동을 취한다는 것에 지나치게 멍청하게 굴었던 것뿐이었다.
갑자기 그는 빳빳하게 허리를 세우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있던 셜록을 떠올렸다. 진짜 존은 결코 이걸 원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게 셜록이 했던 생각이었다. 그는 존이 이 모든 엿 같은 상황 이전에는 그를 원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었다. 그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걸까? 분명히 그는 알았다—그렇지만 그 때 존은 그가 셜록에게 말했던 걸, 그 가시 돋친, 비아냥을 기억해냈다: 네가 그것에 대해 생각한다는 걸 알아. 그의 몸을 보는 방식을 봐왔어. 그렇지 않으면 왜 날 여기 나체로 계속 묶어두겠어? 왜 날 만지지 않을 거지? 그는 네게 허락했을 거야. 넌 원하고 있어. 넌 겁쟁이야. 그래… 그거야, 네가 두려워하는 거. 왜? 그가 널 일종의 괴물로 생각할 거라 생각해?”
그리고 그 때, 셜록이 혐오로 얼굴을 찡그리며 그의 안에 넣었을 때, 존이 이제 알게 된 것은 자기 혐오임이 분명했다: 넌 이걸 원한 거야. 넌 그런 거야. 마침내 그를 만지도록 허락한 거지. 그리고 넌 만족할 수 없어, 왜냐하면 넌 알잖아, 만약 이걸 그에게 이걸 하지 않았다면,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없었을 테니까. 이렇게 엉덩이를 내주지 않았을 테지, 토 나오고, 탐욕스럽게—
그게 셜록이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이었고, 존은 그 인상을 바꾸기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았었다. 존은 목 안으로 치밀어 오르는 토기를 꾹 눌렀다. 좋지 않았다. 아주 좋지 않았다.
셜록은 등받이 쪽을 바라보는 자세로 소파에 누웠고, 존의 낡은 스웨터에 코를 묻었다. 이… 열망은 견딜 수 없었다. 과거에 셜록은 상황만 맞게 주어진다면, 일련의 상황들이 올바르게 이어진다면—그들이 시선을 맞추고, 셜록이 그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를 존이 확실히 본 게 분명하다고 확신할 그 때에는 어쩌면 언젠가는 존을 가지게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대신 존은 자신의 이성애 성향을 고수했고, 셜록은 결코 그저 가능성에 불과한 일에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는 오늘밤 그 위험을 감수했고, 존은 동일하게 성적으로 끌리고 있다고 고백했음에도 불구하고 당황했고, 침묵했었다.
섹스는 보통 셜록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그의 신체적 열망과 욕구는 순식간에 불과했고, 거의 최소한의 노력만으로도 무시할 수 있었고, 존의 지속적인 우정과 그의 삶에서 존재한다는 것 자체는 본질적이었다. 그렇지만 이제, 그 욕구는 사라지지 않았다. 그건 계속 남아서 그를 불태웠다. 만약 셜록이 단지 수영장과 존의 영혼을 재생시켰던 사건 사이의 시간에 벌어졌던 모든 것을 삭제해버렸다면, 존의 몸을 만지는 게 어떤 느낌인지, 그가 어떤 맛이 나고, 그의 안에 있는 게 어떤 느낌인지 알고 있던 것을 잊어버렸다면 더 쉬웠을 것이다.
소파 옆 바닥에 놓여 있던 폰이 웅웅거렸다. 문자 메시지, 존의 메시지 수신음이었다. 셜록은 몸을 굴리고 폰을 낚아챘다.
네가 틀렸어. 넌 ‘진짜 존은 결코 이걸 원하지 않았을 테니까’라고 말했지만, 난 다른 상황에서도 여전히 그럴 거야. 내 생각에 우린 그러는 중이었어. 그리고 난 우리가 그 기회를 빼앗겼다는 게 다른 무엇보다도 증오해.
셜록은 다시 메시지를 읽으며 깊은 곳에서부터 떨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가 어떻게 대답할지 결정하기도 전에 폰은 다시 울렸다.
다른 상황에서도 너도 원했었을까?
그는 잠시도 생각하지 않고 바로 답을 적었고, 심지어 서명도 하지 않은 채 곧장 송신했다.
그래.
존은 잠시 후 답을 보내왔다. 그럼 좋아.
그리고 셜록은 정말 그게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존은 침대 위에 누웠지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셜록에 대한 생각과, 셜록을 원하는 생각, 그를 원하는 셜록에 대한 생각이 그의 뇌리에서 꼬리를 물고 맴돌았다.
그 기억은 너무도 선명하고 마치 다시 경험하는 것처럼 온전한 형태로 그에게 돌아왔다: 난—난 의도한 게 아니었어—이런— 셜록은 등에 몸을 붙이고, 그의 어깨에 입술을 댄 채로 그렇게 말했었다.
“난 이걸 원해,” 그는 셜록에게 말했고, 그건 진심이었다.
“지금은 그렇겠지,” 셜록은 대답했다.
셜록의 말은 그 당시에는 불분명했지만, 갑자기 이해가 되었고, 그건 그의 아랫배를 후려치며 폐에서 모든 공기를 뽑아내는 것만 같았다. 셜록은 존이 영혼을 되찾게 된다면 어떻게 반응할지 알고 있었다. 셜록은 존이 자신을 떠날 것을 줄곧 알고 있었다.
안녕, 존.
심장이 조여 들었다. 셜록은 그게 존과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었다. 셜록은 심지어 보답 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그가 자해하는 것을 그만두도록 하기 위해 존과 섹스했었다. 셜록은 그를 원했었고, 심지어 그 때도, 그는 그가 영혼이 없는 채로 두면서 영원히 그를 가질 수도 있었다. 셜록은 존이 떠날 것을 알았고, 그러면서도 어쨌든 그에게 영혼을 되돌려주었다.
젠장, 셜록은 존이 여전히 존재하는 이유였다. 정말이지 그는 존을 제대로 부활시켰다.
셜록은 그를 변화시켰고, 그를 안전하게 지켜주었고, 그리고 심지어 존이 뭘 할 것을 알면서도 어쨌든 존의 영혼을 재생시켰다.
그가 그 모든 일을 했는데도, 존은 그를 떠났고, 셜록은 여전히 그를 원했다.
그 사실은 그를 아프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는 배에 팔을 감고는 침대 위로 몸을 굴려서 제 폰으로 손을 뻗었다. 지난 번 문자 이후로 답이 없었지만 그 말에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그는 여전히 압도적인 거대한 셜록의 희생에 잠시 망설이다가 메시지를 입력했다.
그럼 확실히 해줘, 넌 날 죽음에서 되살렸고, 내가 무분별한 살인자가 되거나 내 자신을 훼손하지 않도록 지켜주었고 그리고 어떻게든 내 영혼을 되돌려준 거지?
셜록의 답은 일분 30초 뒤에 도착했다.
그랬지. SH
존은 답문을 입력하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넌 빌어먹게 훌륭하다고 말해준 적 있던가?
셜록의 답문은 이번엔 더 빨리 도착했다.
수사적 질문인가? 과거에 자네가 그런 특정 종류의 형용사 조합을 사용했다는 건 인정하지. SH
존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리고 난 아마 또다시 그러겠지. 네게 한번도 감사한 적이 없었어. 그러니 여기 네게 감사를 보낼게. 고마워.
그의 폰이 연달아 두 번 빠르게 울렸다.
멍청이. SH
천만에. SH
존은 셜록에게서 며칠 동안 소식을 듣지 못했고, 그는 심지어 여섯 개쯤 되는 문자를 작성하기 시작했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수 없어서 하나도 보내지 않았다.
그는 셜록과 복잡다단한 감정들을 옆으로 치워두려고 애썼다; 그는 여전히 직업이 없었고, 그의 저축은 점차 소진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때 문자가 왔다. 주소와 이름: 모런.
포드픽이 개설되었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http://archiveofourown.org/works/3922432 여기로 들어가보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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