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pter 3
- 완결/Mistletoe
- 2016. 1. 15. 04:18
- Posted by SHJW비인
December 23rd. Holmes’ winter estate, Yorkshire. 14:45.
몇 초간 거실은 정적에 잠겼고, 바이올렛과 사이거는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셜록도 그들과 함께 낄낄 웃었고, 존은 어리둥절한 상태로 깜짝 놀라며 그들을 빤히 바라보았다.
“제가 방금 뭐라 했는지 못 들으셨어요?” 존은 좀 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당신 아들이 절 납치 했다고요, 그리고 절 인질로 잡고 있어요!”
“물론 그랬겠지, 얘.” 엄마는 웃음을 터트렸고, 눈가를 우아하게 문질렀다.
“우리 아들은, 좀 미쳤거든.” 아버지도 얼굴에 큼직하게 미소를 띄운 채 숨을 몰아 쉬며 동의했다.
“그가 아주 재미있을 거라고 했잖아요.” 셜록은 존의 어깨에 한 손을 올리며 말했고, 존은 즉시 그 손을 밀쳐냈다. “그는 언제나 이렇다니까요.”
“뭐? 아냐!” 존은 외쳤다. “그는 정말 절 납치했다고요!”
“빅터, 이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셜록은 빙그레 웃었다. “실컷 했잖아. 이제 충분해.”
“그렇지만 난-“
“빅터.” 셜록은 그의 말을 잘랐고, 입을 쩍 벌린 금발에게 질책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가서 방을 보는 건 어때? 위층 복도 끝에 침실이 있어.”
존은 잠시 동안 그 세 명을 바라보다가 몸을 돌리고, 걸어 나갔다. 셜록은 그가 부모님의 정신 상태에 대해 뭔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그리고 계단으로 이어지는 발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빅터는 매력적인 거 같구나.” 엄마는 일분 뒤 얼굴에 밝은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오, 네가 누군가를 만나게 되어서 정말 행복하단다, 셜록!”
“네, 그는 정말이지 꽤 특별해요.” 셜록은 동의했고, 손을 내밀었다. “그렇지만 열쇠를 내주셔야 해요. 규칙은 규칙이죠.”
엄마는 동의하며 흐음, 콧소리를 냈고, 그녀의 폰과 열쇠를 건넸다. 아버지는 조금 더 머뭇거렸지만, 곧 셜록은 자기 것을 포함해서 세 쌍의 열쇠와 폰을 쥐었다.
“마이크로프트는 언제 도착하기로 했죠?” 셜록은 창문 너머로 내다보며 물었다. 마치 셜록이 그의 이름을 부르기라도 한 듯, 새 것처럼 보이는 반짝이는 검은색 차가 나타났다. “오, 제 말하면 나타난다더니.”
“오, 그가 안시아를 데려왔으면 좋겠구나. 그녀는 정말 너무 사랑스럽지 않니.” 엄마는 실제로 재잘거리며 마찬가지로 창 밖을 내다보았다. 그렇지만 마이크로프트가 여자친구를 데려오지 않았다는 것이 즉시 드러났다.
“저 왔어요, 엄마.” 마이크로프트는 별장에 들어서자마자 소리쳤고, 귀족적으로 보이는 운전기사가 그의 수트케이스를 옮겼다. “아버지. 해피 크리스마스.”
“다시 케이크를 먹는 건가?” 셜록은 혀를 찼고, 고개를 돌려 형을 바라보았다. “안타깝군. 그게 네 체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알겠지. 폰하고 열쇠 줘.”
마이크로프트는 셜록이 내민 손을 경멸의 표정으로 내려다 보았다. “무엇 때문에?”
“내가 키 마스터거든.” 셜록은 눈을 굴렸다. “그리고 내 직무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어.”
“그렇지만 넌 키 마스터가 되는 걸 싫어했잖아.” 마이크로프트는 엄마와 아버지를 멍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작년에 넌 네 폰을 찾으러 별장을 샅샅이 뒤집어 놓았잖니.”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셜록은 가능한 무심하게 들리려 애쓰며 말했다. “이제, 폰하고 열쇠.”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마이크로프트는 셜록에게 자신의 폰과 열쇠를 건넸다. 셜록은 그를 보며 히죽 웃고는 몸을 돌려 엄마의 볼에 키스했다.
“가야겠어요. 숨기기에 완벽한 장소를 알고 있고, 빅터가 잘 찾아 들어갔는지 확인해야 하거든요. 저녁 먹을 때 내려올게요.” 셜록은 말했다.
“그러렴, 얘야.” 엄마는 셜록의 볼을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해선 안 돼. 네 아버지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햄을 만드는 중이거든.”
“세계적으로 유명하기는, 여보.” 아버지는 껄껄 웃었다. “가족적으로 유명한 것에 가깝겠지. 빅터가 채식주의자는 아니지?”
“아니에요.” 셜록은 자신의 추론이 맞기를 바라며 대답했다. “그는 그걸 좋아할 거에요, 확신해요.”
“어서 가렴,” 엄마는 셜록을 떠밀었고, 그녀의 얼굴은 정말 빛나고 있었다. “가서 네 남자친구를 행복하게 해줘야지. 우린 그가 떠나지 않았으면 하니까!”
“물론이죠.” 셜록은 미소 짓고는 몸을 돌렸고, 그가 폰과 열쇠를 숨기는 동안 누구도 보지 못하도록 확인했다.
December 23rd. Holmes’ winter estate, Yorkshire. 21:35.
존은 저녁식사 내내 침묵을 지켰다. 셜록은 물론 놀라지 않았지만, 그의 가족들은 다소 화가 났다.
“그냥 긴장한 거에요, 여보.” 그는 그들이 설거지하는 동안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빅터도 어울리게 될 거에요. 당신 우리 가족을 만났을 때 어땠는지 기억하죠.”
그렇지만 셜록은 존에게 열렬하게 사랑에 빠진 남자친구처럼 굴어주도록 납득시키기 위해 뭘 해야할 지 전적으로 확신할 수 없었다. 그가 침실에 누워, 어떻게 해야 존이 마음을 터놓을지 절박하게 궁리하고 있을 때, 위층 침대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넌 정말 나쁜 놈이야, 그거 알지.”
“착한 사람은 아니야.” 셜록은 부드럽게 동의했다. “그렇지만 엄마는 행복해. 그게 이 일을 한 유일한 의도야. 크리스마스가 끝나는 대로, 네 주위에 얼씬도 하지 않을게.”
“당연히 그러겠지.” 존은 말했다. “내가 널 잡아넣을 거니까.”
“존, 제발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구는 것 좀 그만 둬.”
“드라마틱하게 군다고? 네가 날 납치했잖아! 그러니 그 정도는 드라마틱하게 굴어도 된다고.”
“네, 뭐, 넌 크리스마스까지 여기 있을 거야.” 셜록은 한숨 쉬었다. “아마 너도 즐기게 될 거야.”
“난 크리스마스동안 여기 머물지 않을 거야.” 존은 쏴붙였다. “네 열쇠를 찾아서, 스스로 운전해 돌아갈 거라고.”
“운이 좋길 바라지.” 셜록은 빙그레 웃었다. “난 물건을 숨기는 게 일가견이 있거든. 어서 해봐, 다른 가족들은 잠 들었어.”
잠시 위층 침대는 조용했고, 셜록은 잠시 존이 포기한 건지 궁금해질 무렵, 스프링이 끽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말할 것도 없이, 그는 존의 발이 나타나서, 닳아진 나무 사다리를 딛고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정말 보러 갈 거야?” 셜록은 존이 있는 방향으로 눈썹을 들어올리며 물었다. 물론 그를 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바깥으로부터 들어오는 빛이 부족했기에 보기 힘들었다.
“당연하지.” 존은 대답했다. “이 빌어먹을 곳에서 나가고 싶다고.”
“흐음.” 셜록은 콧소리를 내고는 다소 불편한 침대 위로 털썩 드러누웠다. “좋을 대로.”
셜록은 마치 이 모든 게 일종의 함정인지 궁금한 듯 존이 멈추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지만,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방 주위를 돌아다니는 그의 발소리가 다시 이어졌다. 문이 열렸고, 부드럽게 딸각거리며 닫혔고, 셜록은 존의 발소리가 멀어지는 것을 들었다.
셜록은 30분 동안 침대에 누워서, 존이 무익하게 탐색하는 소리를 들었다. 그의 발소리는 좌절에 찬 빠른 종종거림으로 바뀌었지만 결코 큰 소리를 내는 법이 없었다. 납치당한 와중에도, 존은 몹시도 예의를 차렸다.
그가 깜박 잠이 들려던 찰나, 존이 실패로 돌아간 탐색을 마치자 그는 그가 침대로 올 거라 생각했지만, 그 때 별장의 현관문이 딸깍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맙소사.” 셜록은 신음하고는, 일어서서 창 밖을 내다 보았다. 따뜻하게 단단히 껴입고 부지런히 집에서 멀어지는 존의 모습에 그는 눈을 굴렸다. 보아하니 그는 떠날 계획을 세웠고, 그가 열쇠를 찾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를 단념시키지는 못한 듯 보였다.
셜록은 어깨에 파란 로브를 걸치고, 침실을 나서기 전에 끈을 꽉 묶었다. 냉장고 안에 숨겨두었던 몰리의 자동차 열쇠를 집어들고, 셜록은 밖으로 나섰다.
그는 차에 시동을 걸고, 따뜻하게 데웠고, 존에게 걸어갈 충분한 시간을 준 뒤에야 차를 출발시켰다. 겨우 5분 뒤, 그는 존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해 팔로 제 몸을 감싸며 웅크린 모습을 보았다. 그는 다시 눈을 굴리고는 조수석 창문을 내렸다.
“어서, 차에 타.”
“싫어.” 존은 짧게 되받아쳤다. “난 그 빌어먹을 별장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야.”
“정말 그렇게 나빠?” 셜록의 목소리는 즐거움이 묻어났다.
“아니.” 존은 이번에는 거의 머뭇거리는 듯 들렸다. “네 가족이 모두 나쁜 건 아냐. 뭐, 너 빼고. 그렇지만 난 돌아가야 할 사람들이 있어.”
“글쎄, 이런 식으로는 갈 수 없어.”
“오 안돼?”
“안되지.” 셜록은 콧방귀를 뀌었다. “가장 가까운 거주 빌딩은 15킬로미터 밖에 있어. 한참은 걸어야 할 거야.”
존은 끙 앓는 소리를 내며 가던 길을 멈췄다. 그는 마치 셜록의 주장을 확인하려는 듯 길 아래로 노려 보았고, 차가 있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내가 이 차에 다시 탈 거라 예상한 거지?” 그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냥 그 빌어먹을 별장으로 돌아갈 거고?”
“응.” 셜록은 그를 보며 미소 지었다.
“좋아.” 존은 씩씩거렸다. 그는 차 쪽으로 성큼성큼 걸었고, 그가 자아낼 수 있는 분노를 담아 힘껏 연 뒤, 좌석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게 그렇게 힘들었나?”
“오, 닥쳐.” 존은 중얼거렸다. “그리고 돌아가자고. 추워 죽겠어.”
셜록은 그 말에 따랐고,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빙그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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