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여기 아래가 더 맛있어,” 셜록은 자신 있게 말하며, 고물급 컴퓨터 뒤쪽에 놓인 주전자에서 커피를 끓여냈다. “여기 일하는 사람들은 경시청에서 가장 지루한 일을 하고 있어, 그러니 그들은 제일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걸로 다른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거야.”
존은 자기 주변의 서류상자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긴 확실히 끔찍한 거 같네. 그들이 특별한 커피나 그런 걸 우리가 훔치는 것에 신경 쓰지 않을 거라는 거 확실해?”
“물론. 여긴 단 두 명만 일해-자넷과 롤랜드. 그들은 매일 이 시간에 30분 정도 복사실에서 섹스를 하지. 커피는 우리 꺼야.” 셜록은 히죽 웃으며 그에게 커피를 건넸고, 존은 감사하게 받았다(웃음과 커피 둘 다).
셜록은 가까운 의자에서 몸을 쭉 펴고 커피의 향을 음미했다. “차를 타려고 했지만, 주전자를 찾으러 갔어야만 해서 이거 훨씬 더 쉬웠지. 게다가, 우린 긴 하루를 보냈고 커피가 필요했어.”
“정말 긴 하루였어. 난 정말 널 칭찬해줘야겠어.” 존은 셜록과 스티로폼 컵으로 건배하며 말했다. “한동안은 빌어먹게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어. 그렇지만 넌 해결했지, 마치 모든 것을 해결했듯이 말이야.”
셜록은 잠시 미소 지으며 머리를 흔들었다. “이건 거의 4등급이었어. 전체적으로 관료주의적인 난장판이었지, 그래서 오래 걸린 거였어.”
“맞아. 왜냐하면 네겐 모든 게 쉽거든.”
“모든 게 그런 건 아냐.” 그는 잠시 불편한 듯 보였다. “어떤 것들은… 아니지.”
“어떤 것들?”
“어떤 것들.”
“빌어먹을, 에두르지 말고 말해, 가능한 모호하게.”
“좋게 행동하는 것. 사람들에게… 착하게 구는 것. 웨이터들에게 물 가져다 준 것을 감사하는 거나 계단에서 밀친 사람에게 사과하는 것처럼.” 셜록은 그의 스티로폼 컵을 노려보고는 다소 화난 듯 한 모금 마셨다. “난 이 커피에 대해 잘못 판단했는지도 몰라.”
“오, 나쁘지 않은 걸,” 존은 권했지만, 셜록은 그러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 컵을 책상에 올려놓고, 몸을 동그랗게 말고 씩씩거렸다.
“그 사건은 너무 오래 걸렸어. 난 감각을 잃고 있는 거야,” 그는 속이 부글거렸다.
존은 눈을 굴렸다. “넌 방금 그건 기껏해야 4등급이라 했어—“
“난 내 앞가림만 간신히 했어, 존! 해결하는 데에 너무 오래 걸렸고, 그 결과 사람들은 더 죽을 수 있었어. 난 사건 하나 해결하는 데에 일주일 이상 걸린 적이 절대 없었고, 단지 복잡한 것들이었어.”
“기다려봐, 네가 짜증내는 이유가 사람들이 위험에 처해서야 아니면 네 시간이 다 되어서야.”
“그게 중요해?”
“그렇지.”
그는 투덜거리고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내가 맞았어. 넌 그런 것들에 정말 탁월해.”
“다시, 넌 명확하게 해야 할 거야…”
“도덕성 문제들.” 셜록은 잠시 동안 투덜거림을 멈추고 생각에 잠겨 미소 지었다. “마이크로프트는 네가 내 휴대용 도덕적 나침반이라고 말했어. 난 그게 널 칭찬하는 건지 날 은밀하게 모욕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마이크로프트를 알지만,” 존은 말했다, “아마 둘 다일 거야. 그렇지만 난 그 개소리는 듣지 않을 거야. 넌 도덕적 나침반이 있어, 셜록. 난 네가 그걸 쓰는 걸 본 적이 있어.”
셜록은 존을 조금 겁에 질린 듯 올려다보고는 목을 가다듬고 평소의 냉담한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그래?” 그는 비웃었다.
“그-럼.” 존은 ‘ㄹ’에 밉살스럽게 강세를 주며 히죽 웃었다. “이봐, 셜록, 넌 오늘 좋은 일은 했어. 넌 카터 가족을 구했고, 횡령범을 찾았고 론리드래곤에서 팟타이 밤을 보냈어. 그리고 커피도 좋고, 네가 말한 것처럼. 넌 스스로 흥분한 것뿐이야.”
“난 ‘흥분’하지 않았어!”
“그랬어, 거의 매일, 그러니 집어치워. 그건 날 겁나게 하지 않아.”
셜록은 궁금하다는 듯 그에게 눈짓했지만, 그때 무언가 그의 머리를 스친 듯 보였다. “아니. 아냐, 난 네가 절대 그렇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뭘?”
“무서워하는 거. 도망가는 것.” 그는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손가락을 모아 첨탑모양으로 만들었다. “넌 그런 타입이 아냐.”
“날 추론하지마, 우린 이거에 대해 규칙이 있잖아…” 존은 반박했지만, 셜록은 몰두하고 있었다.
“넌 아직 날 떠나지 않았어. 난 네가 아드레날린 러시 때문에 머무르고 있다고 생각했어, 그렇지만 넌 심지어 느긋한 시기와 간헐적인 동안에도 머물러 있었어. 넌 나와의 동료의식 때문에 머무르는 거야.”
“명백하지 않아?”
“왜?” 셜록은 찡그렸고, 순수하게 혼란스러운 듯 보였다.
존은 단지 한숨 쉬며 말했다. “명석한 셜록 홈즈. 넌 그건 알아낼 수 없는 거군?”
그는 한쪽 눈썹을 들어올렸다. “아.”
“뭐?” 셜록이 의자 뒤쪽으로 몸을 젖히며 단지 낄낄거리자, 존은 앉은 자리에서 꿈틀거렸다. “뭔데??”
“그래서 네가 느끼는 방법이군.”
“잠깐만—뭐? 아-아냐—아니야, 셜록, 그게 아냐.”
“그렇지 않아?”
“도대체 ’일과 결혼했다’는 건 어떻게 됐어?”
“그래서 넌 부정하지 않는군?”
“난 아냐—정확히 네가 하고자 하는 말이 뭐야??”
“아무것도 아냐, 존.” 존은 항의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셜록은 손짓으로 말다툼을 치워버리고 말했다, “잊어버려, 내가 말했던 게 뭐든 잊어버려. 힘든 사건이었어.”
“어… 맞아.” 존은 컵의 커피를 다 마시고 셜록이 뭐라도 말하기를 기다리며 불편한 침묵 속에서 앉아 있었다. 셜록이 말을 마쳤다는 것이 명백해졌을 때, 존은 앞으로 몸을 기울이며 말했다, “들어봐… 넌 내 최고의 친구야. 난 네가 어떻게 한 건지는 모르지만, 넌 내 최고의 친구이고 난 스스로 221B를 떠날 생각이 없어, 우리가 사건을 해결하는 중이든, 기다리는 중이든 말이야. 난 내 삶의 어느 시점에서든—제기랄—널 떠나는 내 자신을 상상할 수 없어. 난 네게 많이 빚졌어.”
“넌 내게 빚진 게 없어.”
“너 정말로 이해를 못 하는구나, 그렇지? 내가 전쟁에서 돌아온 뒤, 얼마나 외롭고 우울했는지 모르겠어? 너… 넌 날 구했어, 네 고유의 방식으로 말이야. 네가 아니었다면 내가 무엇을 했을지, 어디에 있었을지 모르겠어. 난 네게 빚이 있어, 셜록, 그리고 난 네 곁에 머물고 있고.”
“난 그럴 가치가 없어.”
“닥쳐,” 존은 애정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너 이 멍청이. 누군가는 널 믿고 있어.”
“그리고 넌 그 사람이 너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셜록은 대답했다.
“그게 나야.”
침묵이 다시 내려 앉았고, 셜록은 존 뒤에 놓인 파일 캐비닛을 멍하게 바라보았다. 존은 셜록이 응답하기를 참을성 있게 기다렸지만, 가망이 없는 듯 보였을 때, 존은 코트를 집어 들고 문으로 향했다. “집에서 봐.”
“나도 널 떠나지 않을 거야.”
존은 멈췄다. “뭐?”
“난 내가 널 떠나지 않을 거라고 말했어."
“오, 닥쳐.”
“…그렇지만 넌 내 도덕적 나침반이야. 그리고 내 최고의 친구이기도 하고. 그래.”
“그래.”
“그래서 고마워.”
존은 믿을 수 없다는 듯 셜록을 바라보았다. 방금 플랫메이트로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 동안 가장 배려하고 친근한 말을 했지만 마치 날씨나 비슷하게 관계없는 무언가를 논평한 듯 보였다. 그는 가늠할 수 없는 이유들로 배가 조이는 듯 느끼며 더 오래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를 떠났다.
“지하 서류보관실? 롤랜드와 자넷이 거기에서 일해요—당신은 그가 그들을 죽였을 거라 생각하지 않겠죠, 그렇죠?” 레스트라드는 계단을 날 듯 내려가며 질문했고, 1단계 로비문에 도착했다.
존은 문을 열려고 했지만—잠겼다. 둘은 몇 번 어깨를 문에 부딪혔고 무너뜨리려 했다. “셜록은 누구도 죽인 적이 없어요, 맞죠? 제가 얼마나 많이 당신에게 말해야겠어요, 그는 여기에서 우리와 함께 게임을 하는 거라고요? 심지어 폭탄이 진짜라고 누가 말하겠어요?”
“모리아티?”
“어쩌면 셜록이 이미 우리를 위해 맞는 선을 잘랐을 거에요. 우린 그에게 의심해주기만 하면 되요.”
레스트라드는 로비를 가로지르며 그를 바짝 따라붙으며 지하실 문으로 향했다. “전 셜록이 정말 저쪽 편일 경우에 당신은 대비해야만 합니다. 만약 그가 누군가의 머리에 총이라도 겨누고 있다면, 만약 그가 이 건물을 날릴 준비를, 수백 명의 사람들—나—당신도—“
“레스트라드. 그만요. 만약 우리가 그걸 생각한다면, 우린 벌써 진 거에요.” 지하실로 내려간 뒤, 그들은 눅눅한 보급창고와 빈 회의실과 파일 캐비닛들을 천천히 훑어보았고, 마침내 지하 서류보관실에 도착했다.
레스트라드는 총을 가슴 가까이 들어올리고 존을 바라보았고, 그도 다리 옆에 주머니 가까이에 숨긴 채 총을 쥐고 있었다. 그들은 조용히 셋까지 세고, 문에 붙은 뒤, 존이 문고리를 열었고 그들은 뛰어 들어갔다.
모든 것은 존이 마지막에 그곳에 있었을 때와 같아 보였다. 서류들은 먼지가 덕지덕지 붙었고 눅눅했고, 캐비닛은 올리브색이었고 사건정보가 담긴 상자들은 바닥에 어질러져 있었다.
커피머신은 책상에서 소리를 내며, 스티로폼 컵 무더기 근처에서 달아오르고 있었다. 발을 책상에 올리고 양손은 가슴께에 깍지를 낀 채, 셜록은 레스트라드와 존을 올려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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