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NomdePlume
* 원문 주소 : http://archiveofourown.org/works/9327989
아마도 어느 시점에서는 예상되는 일이었다.
“정말 귀여운 딸이네요.”
셜록은 카운터 뒤의 여자를 바라본다. 양손은 여전히 로지의 손가락에서 밝은 색깔의 사탕봉지를 빼내려고 애쓰고 있다. 아이는 언제나 고집스럽다.
“사실 제 딸은 아닙니다.”
여자의 미소가 약간 바래지고, 그녀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이제 짜증나서 볼을 붉히고 있는 작은 얼굴을 훑어본다. “오?”
셜록은 목을 가다듬고 사탕을 빼내고는 그녀가 앉은 유모차를 카운터에서 몇 인치 더 멀리 밀어낸다. “대녀에요.”
여자의 미소가 큼지막해진다. “아. 그래요, 그녀는 정말 사랑스러운 말썽꾸러기네요. 12파운드 50이에요.”
셜록은 사무적으로 미소 짓고는 신용카드를 건넨다. “확실히 그렇죠.”
“안녕하세요!”
셜록은 재빨리 그 남자를 발끝에서 모자까지 훑어보고, 어딘가 위험한 부분을 찾지 못하자 고개를 끄덕인다. “로자먼드를 데리러 왔습니다.”
“아, 왓슨…씨?”
“아뇨, 홈즈에요.”
그 남자는 잠시 멈추고, 슬쩍 훑어보고, 코에 주름을 잡은 채 혼란스러움을 정중하게 드러낸다. “보호자 목록에 있으신가요?”
셜록은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네. 그럴 겁니다.”
그 남자는 미소 짓는다. “그렇군요, 다시 확인해볼게요. 여기 기다리시겠어요?”
“그러죠.”
그 남자가 자리를 뜨고, 등 뒤로 탁아소 문을 잠근다. 셜록은 양손을 주머니 안으로 미끄러뜨리고 아래를 내려다 본다. 작은 아이들이 소리치고 꺅꺅거리고 우는 소리와 전반적으로 요란한 소리가 섞여 있지만 문 너머로 듣기에는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그는 자신이 강제적으로 아이를 돌볼 사람이 될 어떤 상황도 떠올릴 수 없고, 존이 딸을 그녀 생애에 있어 이렇게 중요한 시기에 다른 아이들에게 노출시키는 이유를 이해하지만… 그건 셜록을 소름 끼치게 한다. 로지는 집에 돌아가자마자 따뜻한 물에 목욕할 것이고, 그는 세균이 들끓을 게 분명한 그녀의 놀이옷을 벗기고, 아마도 그걸 불태워버릴 것이다. 그는 수돗물을 틀어놓는 동안 병을 따뜻하게 데울 것이고 – 오, 그는 가게에 들러서 물수건을 몇 개 더 사야 할—
발소리에 그는 생각하고 있던 체크리스트를 잠시 내려놓고 느리게 입술 끝을 올리며 미소 짓는다.
“홈즈 씨! 정말 왓슨 씨의 허락 명단에 있네요 – 오!”
로지는 즐거워하며 꺅꺅거리고 셜록에게로 손을 뻗고, 웃음은 이제 그의 얼굴에 가득 찬다. 그는 재빨리 그녀를 어리둥절한 보육인에게서 빼내고, 제 품 안으로 끌어안는다. 로지는 꼬물거리고 옹알이하며 셜록의 옷깃을 잡아당긴다.
“파파파파!
그 남자는 이제 그 둘을 보며 미소 짓지만, 그의 눈에는 질문이 어른거린다. “음,” 그는 말문을 연다. 셜록은 로지의 부드러운 금발 곱슬머리에 코를 묻는다. “파파?”
셜록은 로지의 코트를 정돈하고 그녀의 가방을 어깨에 맨다. “아뇨. 그냥 발음하기 더 쉬운 것뿐이에요.”
“알겠어요,” 그 남자는 말한다. 그는 씩 웃는다. “’셜록’은 좀 복잡하긴 하죠.”
“으음.”
“그녀는 오늘 굉장히 잘 놀았어요. 낮잠 자는 시간에 약간 투정부린 걸 제외하면 문제 없었고요. 다음 주 같은 시간에 오실 건가요?” 셜록은 그 짧은 보고에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네, 그럴게요.”
그는 몸을 돌려 재빠르게 길가로 나와, 옹알거리는 로지와 함께 집으로 간다. 여정은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조금 더 오래 걸렸는데, 그는 그녀의 관심을 잡아 끄는 게 있을 때마다 매번 멈춰 섰다. 어쨌든 이 시기에 커가는 호기심과 성장하는 정신을 뒷받침해주는 것은 중요하다.
“셜록?”
“으음?”
“돌아오는 길에 테스코에 들를 수 있어?”
“우유?”
존은 한숨 쉰다. “아기라는 건 절반 정도는 송아지인 게 분명해.”
“아니면 아기고양이거나.”
그들은 낄낄 웃고, 존은 세탁바구니를 골반에 걸친 채 계단을 계속 오른다.
그녀의 비명소리는, 그녀가 오기 전에는 존재하는 지도 몰랐던 셜록 안의 깊고 원시적인 뭔가를 뒤흔든다. 그는 문자 그대로 서두르느라 침대에서 굴러 떨어지고, 나이트 스탠드에 발가락을 찧는다. 그는 욕설을 뱉으며 어둠 속에서 더듬거리며 문으로 비틀비틀 다가간다. 가운을 걸칠 시간도 없다. 로지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발소리가 복도를 요란하게 쿵쿵 울리고, 계단 위에서 흘러 들어온 흐릿한 빛 덕분에 그는 길목에 놓인 보행기를 제때 피할 수 있고, 그 위로 넘어져 목이 부러지는 사태를 면한다.
그녀는 여전히 비명을 지르고 있다.
셜록의 심장이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쿵쾅거리고, 그는 한번에 세 계단씩 뛰어 올라간다. 그는 문을 벌컥 열고, 자느라 헝클어진 존이 딸을 품에 안고 부드럽게 달래는 것을 본다. 로지의 얼굴은 상기되었고, 눈물이 꼭 감은 눈으로 흘러나오고, 셜록의 무릎이 후들거릴 것만 같다. 그 대신 그의 발은 그녀를 향해 가지만 그의 눈은 모든 가능성 있는 위험을 찾아 훑는다. 창문: 닫힘. 커튼: 펄럭거리지 않음. 요람: 깨끗함. 존: 그녀와 단 둘이. 뭐?
“쉬, 쉬이-쉬이 아가, 쉬. 그냥 나쁜 꿈을 꾼 거지? 흐음?” 존은 아이를 진정시키며 둥기둥기 흔들고, 고개를 돌려 셜록을 본다. 위협이 보이지 않자, 셜록의 신체에서 아드레날린이 급격히 소멸되고 그는 떨며 벽에 기댄다.
그는 숨을 들이쉰다. “괜찮은 거야?”
로지의 울음소리가 잦아들지만, 여전히 훌쩍거리며 투정 부린다. 그녀는 존의 가슴을 밀어내고, 그의 어깨에 얼굴을 부딪힌다. 작은 발로 찬다. 셜록은 어쩔 수 없다.
그는 그녀에게 가서 땀 범벅이 된 그녀의 곱슬머리에 키스한다. “로지,” 그는 노래 부르듯 속삭인다. 그녀는 그의 곱슬머리를 붙잡고 그를 더 가까이 끌어당긴다. 존은 헛웃음을 터트리며 미소 짓는다. 셜록은 그에게 지나치게 닿지 않도록 조심하지만, 작은 여자 아이를 안고 있는 그 팔에 몸을 붙인다. 셜록은 그들 사이로 그녀를 에워싸듯 보호하고, 그녀는 더 조용해진다.
“그냥 나쁜 꿈이었어,” 존은 다시 중얼거린다. 자신의 딸을, 그리고 이제는 셜록을 흔들며.
셜록은 다시 숨을 내쉰다. 빠르게 맥동하던 심장이 마침내 느려진다. “맙소사. 그녀가 살해당하고 있다고 생각했어.”
존은 콧물 범벅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아가를 보며 눈썹을 밀어 올린다. “그래서 그 애가 그렇게 시끄럽다고 생각했군.” 그는 그녀의 관자놀이에 키스한다. “글쎄, 최소한 누가 시도라도 한다면 소리로 알겠군.”
셜록은 깜짝 놀랐다가 웃음을 터트리고 존을 부드럽게 민다. “농담이라도 그런 말은 하지 마.”
존은 콧방귀를 뀐다.
“허드슨 부인, 음, 혹시…”
“아가 이리 줘. 이제 너희 둘은 어서 가고.”
“고마워요.”
“크림은 엘리펀트 트렁크랑 같이 옆주머니 안에 넣어뒀어요!” 셜록은 복도에서 소리 지르고, 목에 스카프를 휙 감으며 문으로 달려 나간다.
존은 코트를 잠그며 그 뒤를 따른다. “그녀가 나갔어? 난—“ 그들 뒤로 문이 닫힌다.
“로자먼드.”
금발 소녀가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본다. 그녀의 끈적거리는 손에는 블록들이 쥐여있다.
“네가 이걸 했니?”
로지는 그녀 앞에 2피트 높이로 뒤죽박죽 쌓인 블록들을 내려다본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그를 보며 미소 짓는다.
셜록은 쪼그려 앉고, 불안정하게 일렬로 쌓아 올려진 세 개의 나무블록 탑을 정말 유심히 살펴본다. 그건 이제 쓰러질 위기에 처했고, 그 중 반은 그들이 오후 차 시간에 먹었던 초콜렛 아이싱일 것으로 추정되는 갈색의 끈적거리는 물질로 덮여 있다.
“존! 이리 와봐!”
로지가 깜짝 놀라며 움츠리지만, 곧 다른 블록을 집어 들고 다른 세 탑 옆으로 새로운 탑을 쌓아 올린다.
셜록은 고개를 끄덕인다. 존은 서둘러 달려온다.
“뭔데?” 그의 시선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셜록은 제 앞의 광경을 가리킨다. “네 딸이 뭘 했는지 봐.”
존은 천천히 앞으로 움직이고, 얼굴이 미소로 밝아진다. “와우.”
셜록은 일어서서 양손을 골반에 짚은 뒤, 다음 탑을 쌓는 로지를 지켜본다. “그녀는 천재야.”
“그건,” 존은 말한다, “네 손과 눈이 협업하는 것에 능숙해지는 방법이구나.”
“그녀는 천재야.”
“잘 했어, 로지.”
로지는 그녀 위로 쏟아지는 칭찬에 만족하며 미소 짓는다. “복.”
“블록,” 셜록은 정정하고, 책상 위의 더 큰 바인더로 손을 뻗는다. “오늘 며칠이지?”
“붝,” 로지는 보라색 나무 큐브로 손을 뻗으며 중얼거린다.
존은 몸을 굽혀 딸 옆에 앉으며 끄응, 신음한다. “16일?”
“디어 다이어리, 오늘 로자몬드는 도시를 지었다.”
“런던이야, 로지?” 존은 몸을 숙여 그녀에게 녹색 큐브를 건네며 묻는다.
“브워어억!” 로지는 소리를 꽥 지르고, 손을 내리쳐 탑 세 개와, 반을 즐겁게 단번에 무너뜨린다.
“안돼애!!” 그녀 주위의 어른들이 소리친다.
“왜!”
“그건 정말 높았다고!”
“넌 런던을 죽였어!”
“그럼 다시 시작해. 여기, 옆으로 가봐.”
“로지, 그 쯤이면 충분히 가까워!” 셜록은 벤치에 앉아서 그녀를 부른다.
길 너머로, 오리 여러 마리가 모여서 풀과 부스러기를 우물거리고 햇살을 즐긴다. 셜록은 그녀가 쪼그려 앉아 오리들을 응시하는 것을 지켜보며 미소 짓는다. 그녀는 오리를 좋아한다. 사랑한다. 그들은 그 이유로 이제 매일 공원으로 간다.
“오리야,” 로지는 조용히 부른다. 셜록은 부드럽게 웃음을 터트린다. 그녀의 작은 목소리는 너무도 높이 올라가고 그는 이제 그녀가 단어를 구사할 때마다 셜록이 그녀의 모든 요청을 수용해줄 것을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확신한다. 그래도 그는 지나치게 그러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렇긴 하지만, 만약 그가 오리였고, 그녀가 그에게 이리 오라고 그 목소리로 말한다면, 그는 단숨에 그리로 달려갔을 것이다.
지금 그녀 앞에 있는 하얀 오리는 무심하게 군다. 꽁지깃을 약간 털지만 그녀를 무시한다. 단념하지 않고, 로지는 쪼그린 채 서둘러 앞으로 움직이고, 그 부리 아래로 빵 부스러기를 내민다. 오리는 즉시 관심을 보이며 그녀의 손가락에서 곧장 게걸스럽게 먹어 치운다. 로지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그녀는 다시 한번 몹시 즐거워하며 손가락을 가슴으로 모은다. 그녀는 셜록이 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는 큰 소리로 웃는다.
“잘했어, 봤단다,” 그는 말한다. 그녀는 그를 보며 환하게 웃고는 그가 아까 그녀에게 줬던 빵 하나에서 또 부스러기를 뜯어낸다. 그녀는 오리에게 내밀고, 오리는 다시 열렬하고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운다. 로지는 꺅꺅거리고 계속 오리들에게 먹을 걸 내주는데, 그들이 그녀의 손가락을 아프게 하지 않으면서 우물거릴 때마다 놀라며 매우 기뻐한다.
“딸이 무척 예쁘네요.”
셜록의 미소가 부드러워지고, 단 한번의 박동으로 심장이 욱신거린다. “제 딸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고마워요.”
그 여자는 한숨을 내쉬며 그의 옆에 앉고, 잠시 아기가 자고 있는 유모차를 앞뒤로 밀며 미소 짓는다. “아. 그럼 삼촌의 날 외출인 거에요?”
셜록은 침을 삼킨다. “네.”
“그래서, 요즘 셜록 삼촌은 요즘 어떻게 버티고 있어?”
“괜찮아요.”
“밤에 잠은 자고? 소리지르는 건? 맙소사, 그맘때가 기억나는군.”
셜록은 가죽장갑에 손을 끼워 넣고, 레스트라드에게 작게 미소 짓는다. “당신 말대로였지만, 그녀는 이제 몇 달째 밤이면 잘 자요. 완벽해요.”
그렉은 씩 웃는다. “그래. 존은 운도 좋아. 순둥이라니.”
셜록은 그가 차로 향하는 것을 지켜보고, 갑자기 두 시간 전 헤어졌던 그 작은 소녀가 걷잡을 수 없이 보고 싶어진다. “그래요.”
존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셜록은 소파 위에서 그녀를 낮잠 재우며 이제 막 눕힌 참이다. 그는 허드슨 부인에게서 몰리가 지난 주에 사다 준 프릴이 달린 핑크색 튜튜 드레스를 입혀보라는 압박을 받았다. 그는 심지어 그녀의 여전히 얇은 금빛 머리칼을 양 갈래로 묶어보라고 설득 당했다. 로지는 인형을 꼭 안고 있는 전형적이고 정형화된 어린 소녀로 변신했다. 그리고 로지는 그게 마음에 들었다. 그녀는 깡충깡충 뛰고 빙글빙글 돌며 드레스에 달린 프릴을 가지고 논다. 셜록은 그녀가 인형을 끌며 플랫을 온통 돌아다니는 것을 지켜보며 느끼는 공포감을 설명할 수 없다. 그렇지만 그 때, 그녀는 셜록의 새끼손가락을 움켜쥐고, 그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자신이 새로 좋아하게 된 것들을 보여준다. 그는 그녀를 안아 들고, 꽉 끌어안는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차를 마신다. 셜록의 심장은 오후 내내 답답하리만큼 죈다.
존은 이제 조용히 들어와 셜록의 옆으로 와서, 잠든 로지를 지켜보는 그를 지켜본다. 그는 물끄러미 내려다 본다.
“저건 드레스야?” 그는 속삭인다.
“허드슨 부인이.”
“양 갈래 머리는?”
“… 내가.”
좋은 조용히 웃음을 터트리고 셜록의 옆으로 몸을 부딪힌다. 셜록의 몸 절반이 그 접촉에 따뜻해진다.
“공정하게 말하자면,” 존은 덧붙인다, “이건… 사랑스러워.”
셜록은 조용히 끄응 소리를 낸다. “그렇지? 으으.”
존은 한번 더 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막는다.
셜록은 팔짱을 끼지만 미소가 입술 끝에 걸린다. “사진 찍어뒀어.”
“당연히 그랬겠지. 잘했어.” 존은 그의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셜록은 숨을 들이쉬고는 그 시선을 마주한다. 요즘 그 눈동자를 들여다보려고 시도하는 건 믿을 수 없이 고통스럽다. 그렇지만 때때로… 그건 그저… 어쩔 수 없다.
존의 미소는 느리게 녹아 들고, 그는 셜록의 팔뚝에 한 손을 얹는다. “고마워.”
셜록의 본능은 자기비하로 움츠러든다. “별 거 아니야.”
“별 거야.”
셜록의 심장이 가슴 속에서 크게 뛰고, 그는 침을 삼킨다. 그는 팔에 스며드는 그 온기 위로, 정말 간절하게 제 손을 덮고 싶다.
존의 눈빛은 희미한 조명에 부드러워 보이지만, 그는 시선을 돌린다. 자고 있는 어린 딸에게. 입이 벌어졌다가 다물어진다. 그리고 다시 열린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모르겠어, 만약…. 아니 난 못 해. 네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못했을 거야.”
그의 손이 셜록의 팔을 꽉 쥔다. 셜록은 포기하고, 다시 그를 안고 싶다.
존은 로지를 보며 미소 짓는다. “그녀는 정말 행복해. 그리고 넌 터무니없게도 이 일에 정말 능숙하고. 만약 나 혼자였다면—“
“할 수 있었을 거야. 자네는 할 수 있어.”
존은 고개를 들어 올린다. 셜록은 몸을 기울인다.
“자네는 잘 하고 있어.”
존은 이제 셜록을 보며 미소 짓는다. “그녀는 널 정말 많이 사랑하고 있어.”
가슴 깊은 곳에서 온기가 피어 오른다. “나도 그녀를 사랑해.”
존은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잠시 셜록은 그가 다가온다고 생각하지만 아니었다. 아니, 물론 아니겠—
“우리 둘 다 그래.”
셜록은 어떻게 이 상반되고, 기력을 온통 쥐어짜는 느낌들을 다뤄야 할지 이해할 수 없다. 심장이 두둥실 떠올라 부풀어 올라, 그 형체가 터지고, 붙들려 죽고 싶다며 힘겹게 말하는데도 어떻게 살 수 있는지,
그는 생체 시계가 낮잠 시간이 끝났음을 알려주자 악기를 정돈한다. 그는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 생각하며 혼자 빙그레 웃고, 시계를 확인한다. 그는 얼굴을 찌푸리고, 천장을 향해 고개를 들어올린다. 로지는 최소한 45분 전에 일어났어야 했다. 맥박이 빨라지고, 그는 뒷목에 죄책감으로 날카롭게 찔린 느낌이다. 그는 그녀가 돌아다니고 있는지 확인했어야 했다. 그녀는 결코 그러지 않는다.
그는 그 작은 손이 닿지 않을 곳으로 모든 것을 치워두고 재빠르게 계단을 오른다.
“로지?” 그는 부드럽게 부른다.
그녀와 존의 방은 괜찮아 보이고, 그녀는… 여전히 자고 있고. 셜록은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고, 조용히 요람으로 걷는다. 그는 램프를 켜고, 그녀의 볼이 분홍빛으로 상기된 것을 알아차린다. 머리칼은 땀으로 들러붙어 있다.
“로지?” 그는 더 큰 소리로 부른다. 그녀는 얼굴을 찌푸리고 들어본 적 없는 가장 가여운 소리를 낸다. 순식간에 그는 그녀를 들어 올리고, 가슴으로 안아 든다. 그녀는 약하게 그의 목으로 얼굴을 문지르고, 뜨거운 날숨이 그의 옷깃 위로 흩어진다. 그는 손등을 그녀의 이마에 대고,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만 같다.
너무 뜨겁다. 지나치게 너무 뜨겁다. 오 안 돼.
공포로 그의 다리가 후들거리고, 그는 화장실로 뛰어가기 전 계단을 내려갈 때 특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양손은 부들부들 떨린다. 그는 숨을 들이쉰다.
“진정해” 그는 질책한다.
로지가 다시 훌쩍거리고, 가만히 그리고 묵직했고 그의 팔 안에서 셜록은 그녀가 안심하도록 볼에 키스를 한다.
“괜찮아, 아가. 내가 있잖아. 정말 미안해.”
죄책감이 그의 뱃속을 갉고, 오싹한 공포감과 뒤섞여 꼭 토할 것만 같다. 그 대신, 그는 체온계를 발견하고, “로지 꺼”라는 라벨이 붙은 키트에서 꺼내어, 그녀의 체온을 확인한다.
열. 고열. 오 세상에.
그는 로지를 한 팔로 안고, 유아용 아스피린을 찾아 여러 종류의 병과 상자를 뒤적거리고, 주머니에 넣는다. 그리고 나서 찬장에서 수건을 휙 꺼내서 차가운 수돗물로 적신다. 그기 그녀의 이마에 그걸 누르자 로지는 움찔하고는 울기 시작한다.
“쉬, 쉬” 그는 속삭이고, 이미 거실로 이동한다.
그는 열을 가라앉히고, 허드슨 부인에게 전화하고, 존에게 전화해야 한다. 어쩌면 마이크로프트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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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이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셜록이 가슴 위로 그의 목에 침 흘리는 로지를 올려놓은 채 누워있는 것을 본다.
셜록은 완벽하게 기력을 소진한 게 분명한 듯 보였기에 존은 로지를 안아 올리려고 시도하기 전에 그가 괜찮은지 질문한다. 셜록이 자세를 바로 잡으려 하자 그녀는 울음을 터트리고, 꽉 움켜쥔다. 셜록은 그녀를 꼭 끌어안으며 달래고, 존을 대신해 죄책감을 느끼지만, 마찬가지로 누군가 그녀가 원하지 않는데도 이 작은 아이를 데려가려고 한다면 맹렬할 정도로 보호적으로 군다. 그는 그녀에게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줄 것이다.
“괜찮아,” 존은 그녀의 이마 위로 흘러내린 곱슬머리 한 가닥을 쓸어 올리고, 그녀의 눈물을 닦으며 말한다. “미안해 강아지. 아빠가 왔어.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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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안정되자, 존은 셜록이 유아용 약을 더 사오도록 밖으로 보내고, 셜록은 나가려고 하는 것만으로도 힘든 시간을 보낸다. 그녀에게 10분 내로 돌아올 거라고 약속한 뒤에야, 셜록은 마치 삼중 밀실 살인 현장으로 가는 양 움직인다.
그는 사려는 물품들을 카운터 위에 쏟고, 점원이 입력하는 동안 꼼지락거리는 것을 거의 멈출 수 없다. 그녀는 공감하며 미소 짓고, 박스들을 턱으로 가리킨다.
“아가가 아프군요?”
“네,” 셜록은 짧게 대답한다.
“첫 아이에요?”
“…네. 뭐. 그는 그렇죠.”
점원은 눈썹 양쪽을 들어올린다. 셜록은 콧방귀를 뀐다. “제… 플랫메이트요. 친구에요. 그의 딸이에요. 그녀는 아프니 전 이걸 빨리 가져가야 해요,” 그는 쏴붙인다.
“아우,” 점원은 혀를 차고, 화면을 보며 입력한다. “당신 아이도 아닌데 당신 좀 봐요.”
“글쎄, 그녀는 제 대녀에요. 그건 마치 그녀가… 제 아이 같은 거에요.”
그녀는 멈춘다. “그럼, 그녀는 당신 아이에요.”
셜록은 얼굴을 찌푸린다. 솔직히, 그는 이럴 시간이 없다. “아뇨.”
그녀는 눈을 깜박거린다. “그렇지만. 그녀는 당신이랑 같이 살아요?”
셜록은 끙 신음한다. “네, 제발 좀 빨리.”
점원은 아랫입술을 문 채 박스들을 비닐 가방 안으로 넣는다. 셜록은 그녀의 머리 속에서 서툴게 돌아가는 녹슨 톱니바퀴 장치들을 볼 수 있다. 그는 로지가 괜찮기를 바라고, 그녀는—
“그녀는 당신의 플랫메이트-친구의 딸이고, 당신과 같이 사는 대녀인데, 당신은 그녀가 생애 처음으로 아파서 마치 나뭇잎처럼 떨고 있으니, 그건 그녀가 처음으로 아픈 당신의 아이이기 때문이죠?” 그녀는 셜록의 카드를 휙 긁고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들어올린다. “이봐요, 당신은 아버지에요. 당신이 그냥 그걸 몰랐던 거고요.”
그리고 바로 그렇게, 셜록의 온 세계가 갑자기 멈춰 선다. 그의 카드가 그의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진다. 멀리서 들려오는 소리는 점점 커지며 우르릉거리고, 그건 마치 차원 자체가 신음하며 산산이 부서지는 것만 같다. 마치 시스템 어딘가의 갈라진 틈이 비틀리고 휘어지다 마침내 그의 삶이 트랙을 벗어나는 것처럼. 갑자기 숨이 훅 빠져나가고, 그는 빠르게 눈을 깜박거린다. 말하려고 노력한다. 그건 아니… 그녀는….
“아니, 전… 전 아니…” … 그의 양손에 또 다른 삶을 쥐어주는 사람? 그 안위가 전적으로 셜록에게 달려 있어서 망쳐서는 안 되는 또 다른 삶… 낮잠 시간이면 이불을 덮어주고… 울 때면 안아주고… 이게 어떤 뜻인지 끈기 있게 계속해서 다시 말해주고… 크게 입을 벌린 공허함을 작은 웃음과 키스로 채워주는…
점원은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고는 비닐봉지를 들어올린다. “당신은 그녀를 보살피지요?”
“전…”
“그녀를 먹이고요?”
“…전…”
“목욕시켜주고, 책을 읽어주고, 놀아주죠?” 그녀의 눈이 손에 들린 비닐봉지로 깜박이며 내려간다. “아마도 겨우 24시간 갈 열 때문에 지나치게 많은 약을 사러 약국까지 초조하게 달려왔고요?”
셜록은 멍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는 앞으로 몸을 기울이고, 다 알고 있다는 듯 부드럽게 미소 짓는다. “이제 당신 삶에서 그녀가 없었던 세계를 떠올릴 수 있나요?”
셜록은 입을 벌리고, 충격과 혐오로 눈을 크게 뜬 채 고개를 젓는다.
그녀는 윙크한다. “내 남편이 딱 그래요. 당신은 아빠에요.” 그녀는 축 늘어진 손에 봉지를 들려준다. “그럼 그걸 뭐라고 부르겠어요?”
세상이 부르르 진동하며 다시 움직임을 되찾고, 그건 생기 있고 아름답고 느리다. 셜록의 심장이 쿵쿵 뛰고 따뜻하고, 마치 풍선 같다. 팽창하고 수축하는 것을 반복하지만 팽창할 때마다 점점 더 커지고.. 그건… 그건 사랑이었다…
점원은 얼굴을 찌푸린다. “어서 가요. 집에 아픈 아기가 있잖아요. 얼른 그녀에게 가요.”
로지.
로자먼드 메리 왓슨.
셜록의 입술이 저절로 둥글게 휘고, 그는 절실하게 그의… 그의 작은 아이를 봐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는 제 온 세상을 뒤집은 그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더듬거리고는 서둘러 밤거리로 뛰어 나온다. 서둘러 집으로 달려간다.
다리와 정신은 똑같이 빠르게 질주하고, 가슴을 문지르는 것을 멈출 수 없다. 그리고 빌어먹을 입에서 미소가 떨어지지 않는다. 그는 지금 당장 로지의 건강에 대해 걱정해야 하고, 미치광이처럼 웃어서는 안 된다. 존이 경고할 것이다… 존. 셜록은 다시 가슴을 문지르고, 모퉁이를 돌아, 지하철 역을 지나친다.
그들은 결코… 결코 그에 대해서 이야기 한 적 없었다. 그녀의 삶에서 셜록이 정말 어떤 의미일지. 그렇지만 셜록은 안다. 셜록은 그들이 그에게 어떤 의미인지 암암리에 알고 있다. 그들이 그에게 어떤 존재인지. 밤에 존이 집으로 온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가 퇴근할 때마다 로지가 옹알거리고 셜록이 그녀를 존의 품으로 안겨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침이면 반대로 존이 그에게 그녀를 안겨줄 때면 그녀가 행복하게 소리를 내는 게 어떤 의미인지.
그는 문을 쾅 열고 흐릿한 상태로 계단을 오른다… 그리고 바로 거기 그들이 있다. 품 안에 아이를 안고 가만히 흔들고 조용히 노래를 흥얼거리는 존. 그의 가족.
그들은 그의 가족이다.
존이 고개를 들어 그를 보며 미소 짓고, 셜록의 심장이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정도로 부푼다. 그의 가족. 그토록 절박하게 원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했지만 어째서인지 이미 그의 것이 된.
로지가 자세를 바꾸고, 셜록은 사온 것들을 존의 발치에 내려놓고 앞으로 다가가서, 몸을 굽혀 그녀의 따뜻한 볼에 키스한다. 그는 균형을 잡기 위해 존의 무릎에 손을 올리고, 다시 그녀를 안은 사람이 자신이기를 몹시도 바란다. 그렇지만 그렇게 될 것이다. 때가 되면.
“그녀는 어때?”
“괜찮아.”
안도하며, 셜록은 깊이 숨을 쉰다. “다행이군.”
존은 고개를 내젓고 셜록의 손을 토닥거린다. “그녀는 괜찮아. 너도 괜찮고.”
셜록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거의.
“헤이.”
셜록은 고개를 든다. 한번 더 존의 눈을 들여다본다.
잠시, 존은 셜록의 얼굴을 훑어보고, 셜록의 손을 꽉 쥔다. “넌 잘 했어. 그녀를 돌봐줘서 고마워.”
“그다지 한 건 없어. 사실 패닉했지.”
“아니야. 넌 잘 했어. 그리고 나도 그건 알아, 왜냐하면 그녀는 너와 함께여서 진정했고 이제 괜찮아. 그녀는 널 믿어.”
두렵게도, 눈이 따끔거리기 시작하자 그는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녀는 그래, 셜록. 난 우리가… 이 모든 일을 이해하는 중이라는 걸 알아. 그렇지만 이건 알고 있어: 그녀는 널 몹시 사랑해 그리고 그녀는 네게 의지해도 된다는 것을 알아.”
이제 그의 목에서 흐느낌이 새어 나오려 하고, 셜록은 그저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나?”
존은 아래로 몸을 기울이고, 다시 그의 손을 꽉 쥔다. “그럼. 넌 그녀가 널 필요로 할 때 그녀가 필요로 했던 것을 해줬어.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았어.” 셜록은 눈을 질끈 감고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넌 절대 그러지 않아,” 존은 속삭인다.
셜록은 코를 훌쩍이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더 좋은 생각이 떠오르기도 전에 재빨리 우선 로지에게, 그리고 존의 볼에 키스한다. 존의 눈이 커지고 다른 뭔가 말할 수 있기 전에, 셜록은 몸을 일으켜 멀어진다.
“고마워, 존.” 그는 한 발 더 뒤로 물러서고, 몸을 돌려 자리를 뜨려고 하지만, 멈춘다. “난… 난 절대 그러지 않기를 바라. 두 번 다시는.”
그리고 그는 자리를 뜨고, 그 동안 내내 등 뒤로 존의 시선을 느끼지만, 솔직히 그건 견딜 수 없고 잠시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 로지는 이제 계속 지켜봐 줄 의사인 아빠가 왔고, 셜록은…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해할 시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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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로지의 상태가 호전되고 그날 밤 그녀의 요람에 안전하게 내려놓고 나서, 그와 존은… 각자 생각해낸 것들에 대해 어색하게 서로에게 감사를 나누고 난 뒤, 셜록은 그의 방에서 서성거린다. 그는 마이크로프트의 번호를 누르고, 그가 이미 반대하고 있다고 말하자 형의 비위를 맞춘다.
“로지를 내 유언장에 올려줬으면 해.”
“… 넌 이미 존을 추가했어. 분명히, 그걸로 충분해.”
“아니. 확실히 하고 싶어, 그리고 만약 무슨 일이라도 벌어진다면 내가 그녀를 돌볼 거라는 걸 알리길 원해, 그러니 제발. 수정해줘.”
선 반대편에서 침묵이 흐르고, 그 때문에 그가 이를 사려야 했겠지만, 그건 형제에게는 뜻밖의 일이리라 생각한다. 어쨌든 그건 그를 위한 것이었다.
“넌 이제 내가 로지를 내 아이로 생각한다는 것을, 그래서 넌 그녀의 삼촌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해.”
“뭐라고 했니?”
“아니. 넌 로지의 삼촌이 될 거야, 그 말은 그렇게 행동하기 시작해야만 한다는 뜻이야. 그녀는 오늘 밤 얼마 안 되는 생애 처음으로 아팠어, 그리고 마이크로프트? 만약 큰형으로서 행동했던 것보다 애지중지하는 삼촌으로서 더 잘하지 않는다면, 후회하도록 해주겠어.
그러자 마이크로프트는 셜록이 이전에는 거의 들어보지 못했던 방식으로 말을 더듬는다.
“그녀는 토끼를 좋아해.”
“…토끼라고?”
“털이 보송보송한 걸로.”
아침이 되자, 존은 졸음에 겨운 로지를 안고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셜록의 품으로 안겨주기 위해 아래로 내려온다. 셜록은 그녀에게 굿모닝 키스를 하고, 로지는 그의 목덜미로 부비며 코를 킁킁거린다. 셜록은 로지가 과도하게 졸음에 겨운 척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씩 웃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들을 둘 다 테이블에 앉히고 아침을 준비할 채비를 하고, 존은 깜짝 놀라며 펄쩍 뛴다.
“대체… 이건 뭐야?”
셜록은 씩 웃는다. “토끼 장난감이지.”
존은 고개를 흔든다. “아니, 저건 장난감이 아니야. 저건 털이 잔뜩 난 고질라잖아.”
셜록은 존 너머로 그… 다소 큰 동물 인형을 보기 위해 고개를 쭉 뺀다.
“천장 높이의 거대한 토끼야, 그렇지만 동시에 장난감이고. 봐.” 그는 로지를 제 옆구리에 끼고는 가리킨다. “로지. 저기를 봐. 마이크로프트 삼촌에 네게 뭘 줬는지 봐.”
존은 눈을 크게 뜨고 몸을 휙 돌린다. “누구 삼촌?”
로지는 자신의 컨디션을 최대한 이용해서,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천천히 눈을 뜬다 – 그리고 숨을 멈춘다! “또끼!”
갑자기 활기 차서, 그녀는 셜록의 무릎에서 스르르 미끄러져 내려와, 거실로 곧장 달려가고, 마이크로프트가 배달해둔 방 크기만한 토끼의 부드러운 배로 곧장 뛰어든다.
여전히 입을 떡 벌리고 있던 존은 충격에 잠겨 미소 짓고는 고개를 내젓는다. “대체 언제부터 마이크로프트가… 모르겠어, 신경 썼다고?”
“내가 그리 만들었어. 그리고 어쨌든 우리 딸이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봐.”
존은 다시 씩 웃지만 그때 멈춘다. 셜록은 재빨리 고개를 푹 숙이고, 로지의 아침을 준비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인다. 너무 일렀어.
존은 그가 있는 쪽으로 터덜터덜 걸어와, 그의 의자에 서성거린다. 셜록은 볼이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지만, 존은 예상치 못하게 그의 어깨에 한 손을 올린다.
“맞아. 우리 딸이지. 그래.”
놀라며, 셜록은 몸을 돌리고, 존을 보며 미소 짓는다. “… 그래.”
“맞아,” 존은 말한다. 그는 목을 가다듬는다. 거실에서, 로지의 즐거움에 찬 비명소리가 그 전파력을 키워나간다. “맞아. 그럼, 비켜라, 이 작은 고블린!” 존은 부르며 플랫을 가로질러 뛰어가, 마치 몬스터처럼 소리치고, 거대한 토끼인형으로 점프하고, 착지한 뒤 무자비하게 로지를 간지럽힌다.
셜록은 테이블을 밀치고, 미소는 얼굴 전체로 퍼진다. “맞아.”
결국, 어쩌면 그가 자신을 아버지처럼 느끼게 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그는 아버지가 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는 그저 그에 준비되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존과 함께.
셜록은 일어나서 존과… 그들의 딸이 낄낄 웃으며 노는 것을 지켜보기 위해 주방을 가로지르고, 너무 행복해서 마치 붕붕 떠서 그들에게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현재로서는, 그 대신 그는 그저 존의 뒤를 따라서 점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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