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3: Cuddling




 

 

그냥 그만 해.”

 

그냥... 내가 할 수 있으면-“

 

아야!

 

미안… 어쩌면 만약 노력해보면-“

 

그건 효과가 없을 거야가위는 냉장고 안버터 접시 옆에 있어그냥 자르고 빨리 해치워버려.”

 

그의 뒤에 있는 키 작은 남자는 침묵했고셜록은 눈을 굴렸다.

 

.”

 

결국존은 한숨을 쉬고는 욕실 바닥에 무릎 꿇었던 자세에서 일어서서 가위를 가지러 주방으로 터덜터덜 걸어갔다그는 셜록이 말했던 정확히 바로 그곳에서 가위를 찾았다셜록이 그것을 마지막으로 쓴 사람이라는 것을 고려해보면그 가위는 어디에라도 쓰였을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며 그는 뜨거운 물과 비누로 씻었고다시 터덜터덜 마지못한 발걸음으로 셜록이 눈을 감은 채 욕조 속에 느긋하게 앉아있는 욕실로 돌아왔다.

 

존은 잠시 제 앞의 광경을 누렸다셜록의 호리호리하고 창백한 몸이 물로 축축하게 젖어 빛나고 있었다물방울이 그의 가슴을 따라 흘러내려 양 팔을 가로질렀고존은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으며흠 없는 피부를 떠나온 그 자취를 더듬는 자기 자신을 상상했다셜록의 표정은 그들의 가장 최근 사건으로 인한 흥분 상태에서 잦아들며 긴장이 풀려 있었는데그 사건은 다른 무시무시한 일 가운데만약 낯선 무례한 탐정의 머리카락에 껌을 붙인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게 여긴 호기심 어린 작은 아이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결과셜록의 머리카락은 난장판이었다밝은 분홍색 풍선껌은 희망도 없이 그의 곱슬머리에 엉겨 붙어 있었다존은 한번 더 타일 위에 무릎을 꿇고그 난장판을 비판적인 시선으로 훑어 보았다셜록은 문을 들어서는 순간 존에게 머리카락을 잘라낼 것을 요구했다그렇지만 존은 가위라는 수단을 사용하고 싶지 않아 고집 부리고 있었다지난 한 시간동안그는 셜록의 아름다운 곱슬머리에서 여러 덩이의 끈적거리는 껌을 떼어내기 위해 떠올릴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했다셜록은 그의 방법 중 일부는 기꺼워하지 않았다땅콩버터는 사방에 묻었고요리용 기름은 재앙이었다존은 잠시 바셀린이라면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안타깝게도 그것도 소용 없었다.

 

존은 축축해진 채 엉겨붙은 곱슬머리를 쓰다듬었고셜록은 눈을 뜨고 존의 얼굴을 살펴본 뒤 얼굴을 찌푸렸다.

 

자네가 왜 그렇게 속상해 하는 이유를 모르겠어난도질 당하는 건 자네 머리카락이 아니잖아.”

 

존은 어깨를 으쓱거렸고축축한 분홍색과 갈색 머리카락을 들어올렸다. “준비됐어?”

 

한 시간 전에 준비됐어.” 씁쓸한 대답이 흘러 나왔다.

 

존은 눈을 굴리고는 작업을 시작했다싹뚝-싹뚝-싹뚝. 그는 지나치게 많이 자르지 않으려 노력했지만껌은 정말 온 사방에 묻어 있었고어떤 곳은 셜록의 두피 가까이까지 퍼져 있었다한숨을 쉬며그는 그 부분을 잘라냈고길이를 균일하게 만들며한번 더 아름다운 곱슬머리를 잘라낼 때마다 내심 움찔했다.

 

놀랍게도 많은 양의 초콜렛 색 곱슬머리카락이 욕실 타일 위로 수북히 쌓였고셜록의 머리에서는 맥이 풀릴 정도로 줄어들었다.

 

됐어.” 존은 마침내 선언하며가위를 내려놓았고새롭게 머리를 깎은 남자친구를 슬픈 눈으로 응시했다.

 

셜록은 시험 삼아 짧은 머리카락을 쓰다듬었고그건 이제 거의 자신의 연인만큼이나 짧고 삐죽거리며더 이상 곱슬거리지 않았지만더 이상 끈적거리는 것이 묻어있지 않다는 것에 만족했고… 그 때 존이 바닥에 흩어진 머리카락을 바라보며 침울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았다셜록은 존이 왜 그토록 속상한 건지는 이해할 수 없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안스러운 마음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사실셜록도 자신의 머리카락이 약간 그리울텐데그건 더 이상 그들이 키스하는 동안 존이 그의 머리카락을 빗겨 줄 수도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동안 잡을 수도애정 어린 손길로 흐트러뜨리며 씩 웃을 수도 없기 때문인데설령 그런 행동이 셜록으로 하여금 똑같은 수준으로 그를 죽이고 싶게 만들며동시에 정신 없이 그에게 키스하고 싶게 만든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는 존을 욕조 안으로 잡아 당기며존이 자신은 옷을 전부 다 입은 상태에축축해질 것이고욕조는 둘 다에게는 작을 거라는 항의를 무시했다존은 결국 굴복하고 콧김을 씩 뿜고는 욕조 안으로 들어와셜록의 젖은 가슴에 얼굴을 묻었고옷을 입은 채로 셜록이 벌린 다리 사이에 편안하게 자리 잡았다.

 

그건 그냥 머리카락일 뿐이야.” 셜록은 존을 감싸 안으며 말했고명백한 사실을 진술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때때로 마치 존이 그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달라고 부탁할 때처럼 명백한 것을 말해주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였다그는 자신의 블로거의 머리에 키스하고 존의 짧고 삐쭉삐쭉한 머리카락에 코를 부볐다. “그건 다시 자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