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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6.03 Chapter 12 1
- Chapter 12
- LettersFromSussex
- 2016. 6. 3. 00:21
Sherlock Holmes <sholmes129@gmail.com> 8:37 PM
to: John
존,
거짓말도, 연극도 아니었어—글쎄, 의도적이지는 않았어. 난 내 자신이 이 감정들을 이해해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어, 그러니 자네가 인내심을 발휘해주기를 바래. 자네의 질문들에 대해 최선을 다해 답해보려고 노력할게.
안젤로 네에서의 그 밤—‘내 일과 결혼했어’. 그건 실수였어.
자네와 만난 게 어떤 느낌이었는지 이해할 수 있겠나? 그건 허리케인처럼, 초신성처럼 느껴졌어. 몇 초 만에 내 삶을 통째로 완전히 뒤바꿨어.
자네가 마이크와 함께 연구실로 걸어 들어왔던 바로 그 순간, 난 내 삶에서 자네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어. 단 한번 보았을 뿐인데도, 알았어. 자네는 아마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알고 싶겠지. 나도 알지 못해, 존. 그건 솔직한 진실이야. 알지 못해. 본능적인 것이었어. 뼛속 깊이 뭔가가 내 뱃속을 후려쳤고, 그대로 그곳에서 타오르는 것만 같았어, 다음날 자네가 택시에서 나와 221b 앞의 보도블록 위로 발을 내디뎠을 때까지 말이야.
난 자네가 원하는 모든 것이 되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고, 자네가 어떤 식으로 반응할 지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예측하지 못했어. 예전에는 누구도 그런 적이 없었어.브릭스톤의 범죄현장으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타고 가는 동안 자네에게 했던 말을 기억하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게 꺼지라고 했어. 자네가 날 훌륭하다고 생각할 거라고는 결코 예상하지 못했어. 여전히 그걸 떠올리면 어지러워져. 그리고 나서 우린 저녁을 먹었고, 자네는 내 관계에 대해 이리저리 찔러 보았고, 난 당황했어. 이런 말 하는 게 자랑스럽지는 않아.
자네는 찔러보고 있었어, 그랬지? 자네가 발뺌할 것은 알지만, 보통 그런 일은 내가 잘 맞추거든. 어쨌든, 난 자네가 그랬다고 생각했고, 당황했어.
자네의 모든 것이 놀라웠어. 그걸 망치고 싶지 않았어—글쎄, 뭐라 하든 사람들이 가볍게 데이트 하면 그 관계는 그렇게 끝나게 돼. 우리가 그 이상이 되기를 원했어. 동료를 원했어—친구를. 계속 머물러줄 사람을 원했어. 자네가 곁에 머물러줘야 했어, 존!
자네가 내 삶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난 형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서 내 자신을 위한 삶을 이제 막 시작하던 참이었어. 그러기 위해 일이 꼭 필요했어. 마찬가지로 나 혼자서는 그다지 잘 해나갈 수 없다는 건 알고 있었어. 난 정말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아. 자네도 그걸 알지, 존. 그렇지만 어떤 사람들은 예외야. 자네는 예외야, 그리고 자네가 그 사람이 되기를 정말 간절히 원했어—날 견딜 수 있고, 내 곁이 머물러줄 사람 말이야.
이제 자네가 왜 런던에서 살기로 결심했는지 이해해. 내가 자네를 아프게 했다는 것도, 자네에게 계속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도 알아. 자네는 마치 박물관에서 유리 너머로 볼 법한, 마치 내가 훌륭하고 놀라운 생명체인양 여겼어. 자네는 그런 내가 필요했다고, 생각해. 그리고 내가 끔찍하게 결점투성이인 데다가 가망 없이 평범할 뿐인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드러난 지금, 난 자네를 실망시켰어.
난 실수를 저질러왔어, 끔찍한 실수를 말이야. 그 실수는 자네의 삶을 망가뜨렸어. 그리고 난 자네를 살게 하고 싶었어, 존, 망치는 게 아니라. 자네에게 모든 것을 주고 싶었고, 자네가 필요로 했거나 원했던 모든 것이 되고 싶었어. 그리고 그러지 못했어. 아마 그럴 수 없을 거야. 그걸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걸 알아, 그렇지만 그 어떤 것도 이보다 힘들지 않을 거야. 그리고 자네를 그냥 보내주는 방법을 모르겠어.
자네의 다른 지적에 대해서는, 자네 말이 옳아. 자네가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신경 쓰는 듯 보일 때 이해할 수 없었어. 그건 내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 정말로 조금도 내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어. 만약 사람들이 날 미워하고 싶어한다면, 그러게 뒀어.
그렇지만 내가 무감각했던 거겠지. 왜냐하면 결국, 사람들의 악감정이 나로 하여금 자네 곁을 떠나게 만들었으니까. 아… 이제 알겠군. 알겠어. 미안해, 존. 그리고 더 나아지도록 노력하는 중이야. 주민들에게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않으려고 이곳에서는 정말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자네는 아마 제법 놀랄 거야.
자네는 그 여자를 언급했어. 그녀는 내 마음을 가지고 놀지 않았어, 존. 누군가가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줘야만, 그 사람이 그걸 가지고 놀 수 있는 거야, 그리고 내 마음은 결코, 어떤 방식으로든 그녀에게 간 적이 없어. 그러니 제발, 그 점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마.
배려가 이점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 그건 여러 면으로 그래. 예컨대 만약 내가 자네에게 마음 쓰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자네를 그리워하지 않았을 거야. 만약 내가 그토록 절박하게 자네를 기쁘게 해주려 하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더 영리하게 생각했을 테고, 마그누센과 메리를 상대로 실수를 범하지 않았을 거야. 만약 내가 형을 사랑하지 않았다면, 난 그의 갈등하는 충심에 무지하지 않았을 테고, 그의 배신이 드러났을 때 정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깨닫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 그렇게 상처받지도 않았을 거야.
마음을 쓰는 건 내게 한 번 이상 막대한 불이익을 야기했어. 그렇지만 난 여전히 마음을 써. 그리고 특히 자네와 관련된 곳에는, 난 어쩔 도리가 없다고 결론 내렸어. 그건 멈추지 않을 거야. 사라지지 않을 거야. 그러길 원하지 않아. 설령 다시 자네를 볼 수 없다 해도, 난 자네에게 마음 쓰는 걸 단 한 번도 그만두고 싶지 않아. 자네가 날 한번이라도 최고의 친구로 여겨줬다는 사실에 대해 생각하는 걸 그만두고 싶지 않아, 자네가 내게 아내 외에 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고 말해줬던 걸 말이야.
그리고 존, 떨어져 있을 때면 언제나 자네가 그리웠어. 때때로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자네가 거기 없을 때 자네에게 말을 걸었고? 그래. 그랬어. 그렇지만 난 거기 없는 자네를 견딜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했어. 진짜 자네가 부재할 때면 대신 붙들 수 있는 자네를 창조해냈고, 때때로 그리로 흘러 들어갔어. 만약 자네가 거기 없다면, 내 정신은 자네가 거기 있다는 환영을 이끌어냈어.
자네에게서 멀리 떨어져있던 몇 년간 그것 없이는 해내지 못했을 거야, 존. 자네는 내 마인드 팰리스 안에서 안전하게 변함 없는 모습으로 살고 있었어. 그리고 자네는 그 안에서 자유롭게 누볐고, 그 일부가 되었어, 그곳에 자네의 일부가 닿지 않은 곳이 없을 때까지 말이야. 자네는 내 영혼에 새겨졌어. 그건 영구적인 것이고, 언제나 자네와 함께 해. 난 그걸 바꾸지 않을 거야.
그러니, 그래 존, 그 편지에서 내가 했던 모든 말들은 진심이었어. 그랬어. 지금도 그래. 언제나 그럴 거야.
늘 자네의,
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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