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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06.13 Chapter 18 1
- Chapter 18
- LettersFromSussex
- 2016. 6. 13. 01:30
John Watson <jwatson57@gmail.com> 11:58 AM
to: Sherlock
셜록,
뭐라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어. 아마 정말 많이 미안하다는 말로 시작하는 게 가장 적절하겠지. 맙소사, 어젯밤 펍에서 나온 뒤 내가 보냈던 그 이메일과 문자는 정말 미안해. 솔직히 보냈다는 것도 기억이 안 나. 내가 말했던 것의 99퍼를 무시해준다면 더 좋을 거라고 네게 말해줄 필요도 없겠지. 살면서 이렇게 당황스러운 적은 없는 것 같아. 그게 어디서 튀어나온 건지도 모르겠어.
오늘 아침 속을 게워낸 뒤, 거의 한 주전자쯤 되는 커피를 마시고 나서, 폰을 확인했고, 다시 전부 토해버리고 싶었어. 미안해. 정말. 그냥—네가 필요한 만큼 삭제해줘. 넌 그렇게 할 수 있잖아, 맞지, 필요하지 않은 것을 그냥 삭제하는 거?
마찬가지로, 어제 허드슨 부인에 대해서 너에게 벌컥 화냈던 방식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하겠지. 그건 공평하지 않았어. 네가 말한 대로 그녀는 네게 엄마 같은 사람이었고,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그녀에게 안부 전화 한 번 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 네가 궁금해하고 염려했던 건 타당한 거야.
그렇지만 이게 내게는 어려운 거라는 걸 이해해줘야만 해—이런 너 말이야. 내 말은, 난 네가 그녀에게 애정을 품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 한번은 그녀에게 손을 댔다는 이유로 한 사람을 거의 죽일 뻔 했잖아. 그렇지만 너의 이런 면은, 그녀의 마음이 아팠을 거라고, 그녀가 나 때문에 외롭고 버려진 느낌을 받았을 지도 모른다고 네가 이해하고 걱정하는 건… 난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어. 더 이상 네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어.
몇 년 전 바츠 옥상에서 모리아티가 꾸며놓은 그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이제는 다르게 행동할 거라고 네가 말했을 때 난 어느 정도는 네 말을 믿어. 그 때 네가 그랬던 것처럼 날 버리지는 않을 거라는 걸 믿는다고 생각해. 가끔 난 그걸 믿는다고 생각하지만, 어떨 때는 내 자신에게 속지 말라고 말하곤 해.
만약 내가 제대로 네 말을 이해한 거라면, 넌 근본적으로 내가 첫 18개월동안 알았던 너는 그 아래에 숨어있던 너와는 다르다고, 그리고 넌 그 다른 너를 내게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어, 그렇지만 왜? 그게 내가 이해하지 못한 거야. 왜?
난 네가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 걸 알아. 그건 이해해. 제기랄, 난 거의 늘 사람들이 싫어! 그게 내가 원래 외과의로 수련하고, 보건의로 지내는 걸 싫어하는 이유야. 보건의로 지낼 때는 사람들하고 더 자주 대화해야만 하거든. 외과의일 때에는 사람들은 대부분 의식이 없어. 훨씬 낫지! 그러니, 난 그건 이해해, 좋아. 그렇지만 그건 나였어,셜록. 의뢰인이나 길에서 마주치는 아무개가 아니라. 그건 나였고, 넌 내가 처음부터 특별하다고 말했어, 그럼 왜 내게 이런 널(진짜 너?) 숨겼던 거야?
넌 내게 그걸 설명해줘야만 해, 좋아. 왜냐하면 지금 당장은 그게 날 가장 고민하게 만드는 것 같아. 그리고—글쎄, 솔직히 말해서, 사실 조금은 마음 아프기도 해. 네가 날 신뢰하지 않았던 것 같아서 말이야. 왜 그랬어?
난 널 위해서 뭐라도 했을 거야. 내가 원했던 건 네가 인간이라는 네가 날 친구로서 원했고 네 삶에서 내가 머물러주기를 원했고, 내가—내가 널 돌봐줘도 된다는 아주 작은 암시뿐이었어. 그리고 그냥 요리해주거나, 때때로 네가 자고 있다는 걸 확인하거나, 네 찰과상과 멍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그냥 그게 아니라. 난 친구가 친구를 보살피는 방식으로 내가 널 보살필 수 있기를 허락 받고 싶었어. 그건 말하기 어려웠어. 넌 늘 그것에 대해 말할 필요 없었어. 때때로 넌 그냥 그걸 할 필요가 있었어. 그렇지만 난 한번도 그게 달가웠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어.
언론이 널 탓할지도 모른다고 내가 걱정을 드러내면, 넌 그냥 내 말을 무시했어. 네가 식사했는지 확인하려고 하면, 넌 내게 잔소리를 그만 하라며 쏴붙였어. 아이린 때처럼 네가 괜찮은지 보려 할 때면 넌 그냥 날 무시했어. 그리고 넌 날 떠났고, 난 내가 네게 충분하지도,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어. 그리고 가장 최악이었던 건, 그 때에도, 난 네가 살고 싶게 만들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는 걸 알았음에도, 난 여전히… 난 여전히 널 사랑했어, 그래.
난 그걸 멈출 수 없었어. 그리고 그건 날 망가뜨렸어. 난 정말 오랫동안 정말 안 좋았어. 첫 해는 거의 기억나지 않아. 아마 대부분의 시간을 일하거나 소파에서 취한 채로 보냈겠지. 그리고 일년 반이 지난 뒤, 엘라는 내가 극복하고 나아가야만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어. 그래서 난 그렇게 했어. 그렇지만 난 그게 그냥 그럭저럭 살아갈 뿐이라는 것을 알았어.
그리고 메리가 나타났고, 그녀는 자기 일을 정말 빌어먹을 정도로 잘 했어. 내가 그렇게 불쌍했다는 게, 그녀가 짜둔 모든 것에—완전히 푹 빠져들 정도로 내가 그렇게 홀랑 넘어갔다고 생각하면 여전히 토할 것만 같아. 그렇지만, 난 정신을 돌릴 만한 게 필요했고 그 시점에는 그거 아니면 널 만나기 전의 나로 돌아가는 것밖에 없었어. 그리고 난 그 때로 돌아갈 수는 없었지. 총구를 입안에 넣고 방아쇠를 당기는 걸로 끝났을 거야.
그러니 말해줘, 만약 날 그토록 사랑했다면, 왜 진정한 널 보여줄 정도로 날 믿지 않았던 거야?
오 그리고 말해두는 건데, 너랑 나는 그 2년 간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이야기해야 해. 모리아티의 조직을 해체하는 작업은 정말 위험했을 거라는 건 알아, 그렇지만 너랑 난 결코 위험을 피한 적 없잖아. 네게 즐거웠던 부분도 있었을 거라 생각해.
거짓말하지 않을게. 내가 그리웠다는 걸 알게 되어서 좋아. 내 말은, 네 고통을 즐거워한다는 게 아니야, 그렇지만—글쎄, 네가 날 그리워했다는 게 기쁜 거겠지.
그렇지만, 넌 내가 조금 걱정할만한 것도 언급했어. 넌 ‘심문 중 고통이 견딜 수 없을 지경이 되면’이라고 말했어. 그건 무슨 말이야?! 내게 말하지 않은 건 또 뭐지, 응? 그리고 왜 말하지 않았던 거야?
끝맺으면서, 네가 익숙해지지 않아야만 하는 걸 말하려고 해:
네가 옳았어.
진심인데, 익숙해지지 마.
그렇지만 아마 네가 궁금해하던 것에 대해서는 맞아. 뭐—내가 도망가고 있다고, 내가 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해서 말한 거 말이야.
그래, 난 그건 인정할 수 있을 거야. 난 도망치고 있어. 그리고 넌 알지, 내가 여전히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거. 어젯밤 난 집에 갈 준비가 되었다고 문자 한 건 알아. 난 그렇지 않아, 셜록. 그렇지만 뭔가 제안하고 싶어. 그게 괜찮다면 말해줘.
우선, 난 이걸 계속 유지하고 싶어—이메일, 편지, 문자 말이야. 지속적으로 하면 좋겠어. 가능하다면 하루에 한번. 솔직히 난 어느 정도는 그게 필요해. 그걸 기대하고 있어. 그러니 그래, 이걸 계속 하면 좋겠어.
두 번째로, 8주 뒤 그렉과 몰리의 결혼식 때문에 런던으로 올 때, 네가 나와 함께 여기 머물렀으면 해. 그게 어떻게 될지는 보자고, 알았지?
그 뒤에는, 알게 되겠지…
이건 더 이상 너에 관한 게 아니야, 셜록. 내 말은, 난 네게 화나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니야. 난 여전히 혼란스럽고, 많은 일들 때문에 여전히 마음 아프지만, 넌 이제 그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괜찮은 듯 보여, 그리고 만약 그렇게 지속된다면, 난 그 질문에 답을 전부 얻을 수 있을 거 같아, 그리고 우리의 삶의 그 부분이 더 가까워질 수 있을 테고,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겠지. 난 정말 그렇게 되기를 원해.
주로, 여전히 날 위해 이 거리감이 필요해, 내가 왜 그렇게 느끼는지 파악하기 위해서, 또는 내가 느끼는 것 자체를 파악하기 위해서 말이야. 그게 정말 말이 안 된다는 건 알아. 거의 언제나 그건 이해할 수 없는 것이야.
이건 정말 당황스럽고, 만약 네가 그걸 누군가에게 한마디라도 흘린다면 널 죽여버릴 거야, 그렇지만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지난 밤 말했던 건 사실이야. 두려워.난 우리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두려워. 그게 어떤 의미일지, 우리 둘이서 서로 했던 말들이 두려워. 내가 느끼는 감정이 두려워. 그리고 내가 원하지 않는다고 말할 때, 넌 내 말을 믿어야 해.
내가 너에게 집으로 갈 때, 난 더 이상 두려워하고 싶지 않아. 넌 그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아 마땅해, 그리고 난 그것에 대처해야 하는 널 상상하면 너무 마음이 쓰여. 그러니, 내가 거리를 두고 생각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겠어? 계획은 괜찮은 거 같아?
너의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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